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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싱가포르 - 세 번째

싱가포르 서민들은 대부분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해결합니다.
대부분이 맞벌이를 하는 데다 일년 내내 덥기 때문에 집에서 불을 피워 요리하는 걸 꺼리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4달러에서 5달러 사이가 제일 많네요.
우리 돈으로 3,200원에서 4,000원 사이입니다.
싱가포르가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넘는 (2017년 기준 56,880 달러) 부자 나라 치고는 음식값이 싼 편입니다.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고급 맛집에 가면 터무니 없는 가격이 나오기도 합니다.

얼마 전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전세계 생활비'(Worldwide Cost of Living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제일 비싼 도시로 꼽혔습니다.
뉴욕의 물가를 100으로 봤을 때 서울은 106, 싱가포르는 116이었죠.

음식값은 싼 것 같은데 그럼 뭐가 그렇게 비쌀까요?
우선 자동차 값이 무척 비쌉니다.
작은 도시국가라 도로를 무작정 넓힐 수가 없으니 아예 공급을 통제합니다.
자동차를 사려면 차값에 세금, 보증금 그리고 COE라 불리는 10년짜리 차량 운행 허가증 구입까지 추가로 붙는 게 많아서 중형차 한 대 사는데 1억이 훨씬 넘게 듭니다.

집값 역시 비쌉니다.
평균 매매가는 대부분 강남 아파트보다 훨씬 높은데, 시내 중심부는 100억 이상의 집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외국인은 주로 월세로 살아야 하는데 주택가의 방 두개 있는 평범한 아파트의 월세가 200만원을 쉽게 넘깁니다.

술은 마트에서 맥주 6캔이 보통 만원에서 2만원 정도 하고, 식당에서는 한 병에 만원이 넘습니다.
담배는 한 갑에 만원 정도입니다.

한국처럼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는 게 아니라 의료비 역시 상당히 비쌉니다.
동네 의원에 가서 감기 처방 받아서 약 받아 오면 5만원 정도가 기본으로 나오고, 뼈에 문제가 생겨 깁스라도 하면 5백만원은 쉽게 넘습니다.
교육비 역시 비싸긴 한데 이건 싱가포르 국민의 경우 여러가지 할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저 같은 외국인에게만 비싼 항목입니다.

지난 10년간 싱가포르 달러의 가치가 30% 가까이 오른 것도 싱가포르 물가가 비싸게 느껴지는 주된 이유입니다.

식료품이나 교통비 등 생활 물가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별 차이를 못 느낍니다.
일년 내내 여름인 나라다 보니 옷은 모두 여름 옷, 아무래도 옷값이 쌉니다.
동남아의 다른 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와서 일 하는 관계로 서비스요금도 저렴한 편입니다.

일년 내내 덥기 때문에 늘 에어컨을 틀고 살지만 전기 요금은 10만원을 넘기지 않습니다.
리콴유 전 수상이 에어컨을 두고 열대지역 문명의 성격을 바꾼 소중한 발명이라고 했는데, 에어컨 사용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전기료를 낮게 관리하는 듯합니다.

집, 자동차, 술, 담배, 의료비 정도가 워낙 비싸서 전체적으로 세계에서 제일 비싼 도시가 되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싱가포르가 다른 곳보다 더 비싸다는 느낌을 받을 이유가 많지 않을 겁니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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