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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접경지역인 문산읍에 위치한 부동산
 파주 접경지역인 문산읍에 위치한 부동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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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 수혜지로 꼽히는 경기도 파주 등의 땅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섣부른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거품(버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파주시 땅값은 전달보다 1.772% 올랐다. 지난 3월 땅값 상승률(0.344%)보다 5배 가량 높은 수치다. 경기 연천군의 4월 땅값 상승률도 1.008%로 3월 상승률(0.254%)보다 4배 가량 높았다.

강원도 철원군의 땅값도 4월 1.406% 상승했다. 경기 파주와 연천, 강원 철원군 등은 대표적인 남북 접경지다. 거래량도 덩달아 늘었다. 파주시의 4월 토지거래량은 4852건으로 2월(2058건)보다 2배 이상 많았고, 강원 철원군도 2월 334건에서 4월 441건으로 증가했다.

그동안 '오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지역이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투기 성향의 돈이 몰리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다른 요인보다는 4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그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주시는 개성공단과 가깝고, 철원과 연천은 경원선 복구 등의 계획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파주 신도시 아파트 분양권도 1억 이상 올라

아파트 값도 불이 붙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파주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최근 분양권 웃돈이 최대 1억 원 이상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지난 5월 이 아파트의 84㎡형 분양권은 4억 3000만 원~4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84㎡형 분양가가 3억 5000만 원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8000만 원~1억 1000만 원 올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남북 경협 등 호재로 인해, 분양권 가격이 크게 올랐고, 고층(20층 이상)의 경우 프리미엄이 1억 이상 붙었다"고 밝혔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서도 남북경협과 관련한 부동산 기사들이 부쩍 많아졌다. '남북경협 소식에 동해선 인근 부동산 지화자', '남북경협 훈풍에 웃는 동해선' 등 투자를 자극하는 분위기 띄우기 기사들이다.

대부분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돼, 경협이 활성화되면 수혜가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묻지마 투자'를 유도하는 기사들이다.

"바람 들어간 상황, 여러 조건 충분히 감안해야"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사실 남북 경협과 관련된 내용은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그럼에도 부동산이 뜬다는 식의 투자를 가장한 투기를 조장하는 기사들은 기획 부동산업자 행태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남북 화해 모드가 조성된다고 해서 갑자기 개발 호재가 나오진 않는다"면서 "화해 모드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 투자한다는 건 사실상 투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도 "최근 부동산 투자 카페 등에서 남북 경협과 관련해 우르르 몰리는 패턴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순간적으로 눈에 띌 정도로 가격이 흔들리고 있는데, 바람이 들어간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기 북부와 강원도 등의 개발이 본격화되려면 최소 10년 이상 걸리고, 토지는 팔고 싶을 때 팔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면서 "토지가 아닌 주택의 경우, 일부는 수혜를 볼 수도 있지만, 주택 수요가 한계가 있는 만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태그:#부동산, #파주,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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