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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가 많은 선거구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지역 후보자들을 찾아갔습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곳은 서울시 강남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후보,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를 만났습니다. 앞서 녹색당 이주영 후보 인터뷰도 소개합니다.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 인터뷰는 일정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바랍니다. [편집자말]
정순균 더불어민주당 강남구청장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강남구청장의 탄생은 정치 혁명"이라며 "변화의 열망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1호 강남구청장을 꿈꾸다 정순균 더불어민주당 강남구청장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강남구청장의 탄생은 정치 혁명"이라며 "변화의 열망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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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인터뷰 요청이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들어와요. 서면 인터뷰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캠프 업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유세도 해야 하는데, 다 챙길 수가 없어서 결국 거절한 언론사도 꽤 됩니다. 죄송할 따름이죠." 

정순균 강남구청장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변인이 살짝 귀띔했다. 6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대치2동에 자리한 정순균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였다. 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고, 오고 가는 지지자와 선거운동원으로 인해 사무실 문은 계속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했다.

강남구는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구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단 한 번도 민주·진보 성향이 당선된 적이 없는 보수의 아성이다.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언제나 보수정당의 후보가 구청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난공불락'이던 강남구가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5월 28·29일 강남구 거주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순균 민주당 후보가 45.5%로 장영철 자유한국당 후보(31.3%)를 앞서고 있다. 김상채 바른미래당 후보는 8.1%로 3위, 이주영 녹색당 후보와 김광종 무소속 후보는 각각 1.9%와 0.8%를 보였다(ARS 유·무선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2.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변화의 열망, 지금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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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드리고 악수 나누고 대화를 하다 보면, '이제는 좀 변해야 한다', '바뀌어야 한다'는 우리 강남구민들의 열망이 느껴진다.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지금 최고조에 와 있다. 첫 민주당 출신 강남구청장이 배출되는 것, 이건 정치 혁명이 일어나는 거다."

정순균 후보는 "선출직 공무원에 욕심이 있어서 나온 게 아니다"라면서 "보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애초에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져서 출마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강남은 안보 의식이 뛰어난 곳이다. 구민들이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공포가 다가와서 불안에 떨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대미 중재 역할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사실상 평화체제로 변화할 가능성과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신뢰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로 이어지고, 그 지지도가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변화에 따라서 강남구민들도 이제 품격 있는 후보, 후보다운 후보, 구청장다운 구청장을 원하고 있다. 저 정순균이 살아온 내력, 거쳐 온 이력을 봤을 때 구민들이 보다 바라고,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후보이다."

정 후보는 '전임 구청장의 실정'도 자신의 지지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24년 동안 보수정당이 집권했지만, 강남구에 별로 득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쪽 구청장이 24년 동안 계속해왔다. 특히 신연희 구청장이 8년 동안 현직에 있으면서 구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정을 했다. 30년 넘게 강남과 인연을 맺어온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신 구청장은 주민을 굉장히 피곤하게 만들었다.  대민행정 면에서도 그렇지만, 강남구청 공무원 근무태도도 문제였다. 구민을 위한 구정이 아니라 신연희 구청장 1인을 위한 권위주의적 행정이었다. 공무원들이 모두 신연희 구청장 바라기가 되어버린, 너무 치우친 행정이었다.

주민들이 실망한 부분이 너무 많다. 특히 서울시와 대립하고 싸우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 몫으로 돌아왔다. 대치동 네거리라든지 봉은사 네거리를 지날 때마다 보면, 사시사철 서울시와 대립하고 싸우는 플랜카드와 구호가 난무했다. 그러면서 구룡마을 재개발 문제라든지 아파트 재건축 문제들이 하나도 제대로 풀리지 못했다. 강남 발전이 정체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강남구민은 자긍심이 강한 분들인데, 신연희 구청장의 행동들이 자긍심에 상처를 남겼다. 그런 실망감이 합쳐지면서 '바꿔야겠다', '새로운 인물에게 맡겨야 되겠다'는 바람이 강하다."

"현장에서 많이 하는 부탁, 제발 싸우지 마라"

그러면서 정 후보는 서울시와 강남구의 협업을 수차례 강조했다. 서울시와 대립하면서 행정력을 낭비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서울시와 함께 강남구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서울시와 싸우지 않겠다. 현장을 돌다 보면 '제발 싸우지 마라'는 부탁을 많이 하신다. 그래서 제가 유세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서울시와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립하는 대신, 구가 찾아와야 할 이익을 제자리로 찾아오는 역할 하겠다는 것이다. 소속은 더불어민주당이지만, 구민들의 선택으로 구청장이 되면 그 순간부터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 여당이니 야당이니 하는 정파를 떠나겠다. 57만 구민들과 하나가 되어서 오직 구민만 바라보고, 구민만을 위한 행정을 하겠다."

정 후보는 강남구 현안을 풀기 위해서 서울시와의 협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집권 여당 소속 후보인 자신이 적임자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박원순 서울시장-정순균 강남구청장을 연결하여, 이전보다 훨씬 확실한 구정을 해내겠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아파트 재건축 문제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구민들이 우려하고 계시는 재산권을 온전히 지켜드리느냐의 문제이다. 이걸 풀기는 굉장히 어렵다. 강남구청장의 단독적인 판단이나 행정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중앙 정부와 협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고, 주민들의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다른 당 후보들이나 이전에 출마했던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하다보면 결국 대동소이하다. 중요한 건 차별화된 공약을 내거는 게 아니라, 지역의 현안을 어떻게 슬기롭게 주민들의 원하는 바대로 푸느냐이다. 영동대로 복합개발 문제라든지, 역세권 개발 문제라든지 같은 큰 개발 공약을 모든 후보가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강남구청만의 공약이 될 수 없다. 국책 프로젝트이고, 서울시와 정부가 협력해야 하는 프로젝트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빠른 시일 내에 순조롭게 진행하려면, 여당 구청장이 나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시와 중앙정부와 함께 지킬 건 지키고, 타협할 것은 타협해 나가겠다."

이전까지 서울시와 강남구의 주요 대립 포인트 중 하나는 '공공기여금' 문제였다. 옛 한전부지를 현대자동차 그룹이 매입하면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을 다른 자치구에서도 균등하게 써야 한다는 서울시와, 강남구 개발에 의해 발생한 기여금이므로 강남구에 우선 쓰여야 한다는 대립이었다. 이후에도 이런 갈등이 벌어진다면 정 후보는 어떻게 대처할까.

"저 역시 강남구민이 뽑아준 구청장이고, 강남구민을 위해서 일해야 될 구청장이다. 제1의 목표나 방향은 강남구민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강남구민을 위한 구청장으로서의 역할을 최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강남구는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제일 앞서가는 지방자치단체 아니겠나. 저희가 능력이 되고, 여건이 된다면, 구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타 지방자치단체를 도와주겠다. 강남구는 250여 개 기초자치단체장의 맏형 격이다. 조금 어려운 아우를 도와주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강남구 자체의 평가도 좋아지고, 강남의 품격도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서울시와 적절히 대화하고 타협하겠다. 반복하지만, 서울시장과의 협의가 중요하다. 박원순 시장께서 임기 동안 강남‧강북균형발전을 말씀하신 걸로 안다. 강남구민의 박탈감이 없도록 조정해 나가는데도, 결국 같은 당인 나 정순균이 적임자라는 말씀 드린다."

인적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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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는 강남구청장에 취임하면 가장 먼저 할 일로 '인적 쇄신'을 꼽았다. 신연희 구청장의 입맛에 맞게 길들여진 강남구청을 새롭게 탈바꿈하겠다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정치적인 대립을 떠나서 대구민 행정 서비스를 강화하여, 지금까지 강남구민들이 체감하지 못했던 변화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한쪽 당이 오랫동안 집권하면, 고인물이 썩듯이, 인사정체나 적체가 굉장히 심해진다. 특히 서울시와의 갈등·대립으로 인해서, 기술직 교류 같은 인적 교류가 전혀 되지 못했다. 정체 현상이 빚어졌고, 신연희 구청장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골라서 특혜를 주듯이 초고속 승진을 시키면서 다른 사람을 배제시켰다. 강남구청 내 차별 때문에 인사적인 문제점이 굉장히 심해졌다.

취임하면, 강남구 공무원 조직을 바꾸겠다. 그래서 6개월 이내에 우리 강남구민들이 '강남구가 변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단순한 인사개편이 아니다. 대구민 서비스 자세, 행정 서비스 자세를 바꾸겠다. 구청장실도 열린 구청장실로 탈바꿈하겠다. 끊임없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 열린 구청장실, 열린 행정을 펴겠다. 우리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걸 강남구민들이 느끼도록 하겠다.

제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으로 갔을 때다. 그 전까지 매년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하위를 차지하고 있더라. 제가 가서 6개월 만에 고객 만족도 1위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까지도 뜯어고쳤다. 구민도, 국민도 결국 고객이다. 행정 서비스도 고객 위주로 가야 한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행정,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정치는 존재할 수 없다. 일선 민원창구 공무원부터 동사무소까지 어디를 가든 구민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 후보는 자신이 단순히 '바람에 기댄' 후보가 아님을 역설했다. 당이나 청와대를 떠나서, 인물로만 봐도 강남구청장 최적임자가 본인이라는 주장이었다. 소속 정당은 민주당이지만 '합리적인 보수'도 껴안을 수 있는 인재라는 점도 강조했다.

"강남구청 연간 예산이 8100억 원 정도 된다. 내가 재임 당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간매출이 2조3000억 원이었다. 공기업 CEO 출신으로서 전문 경영성만 살리면, 강남구를 살림할 자격도 있고 능력도 있다고 자신한다. 또한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행정 경험도 있다. 보수 언론으로 분류되는 <중앙일보>에서 24년 가깝게 일하면서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력도 갖췄다. 이 커리어 3박자만 보더라도, 나 정순균이 강남구청을 운영하는 데 손색이 없는 적임자이다. 제 목표가 서울 강남을 파리 16구처럼 만드는 것이다, 센 강 옆에 있는 파리 16구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살기를 꿈꾸는 강남, 더 깨끗하고, 더 안전하고, 더 품위 있고, 더 존경받는 강남을 꼭 만들겠다."

끝으로, 6월 13일, 과연 그는 웃을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숨은 보수 표가 있다', '과장되지 않았느냐', '여론조사가 우리 쪽에 유리하게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신다. 하지만 제가 지역구를 돌아다니면서 지역구민을 만나고, 느끼고, 들은 바닥 민심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 지지율이다. 변화를 바라는 지역 민심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그대로 사전투표일 8일과 9일 그리고 오는 13일에 표심으로 나타날 것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발이 다 닳도록 뛰겠다."

[정순균 더불어민주당 강남구청장 후보 약력]
-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전 19대 대선 문재인 대통령 후보 미디어특보단 언론고문
- 전 노무현 정부 국정홍보처장
- 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 전 <중앙일보> 기자


태그:#정순균, #민주당, #강남구청장,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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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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