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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이사장 사무실에 세워져 있던 액자.
 김진향 이사장 사무실에 세워져 있던 액자.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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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개성공단이 바로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현장입니다.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합시다." (2007. 10. 4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이끌고 있는 김진향 이사장 사무실에 놓여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이었다. 어록은 배우 명계남이 옮겨 적었다고 되어 있다. 날짜는 2018년 1월이었다.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고 있다. 70년 냉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그 다음 순서는 남북경협이라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다. 남북경협을 가장 앞장서 이끌게 될 곳은 개성공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평화를 가장 앞에서 견인하게 될 개성공단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28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사무실에서 김진향 이사장을 만나 그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었다.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 안보적 가치, 경제적 가치'

김진향 이사장
 김진향 이사장
ⓒ 인터넷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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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진향 이사장은 "6.15공동선언에 입각해 2004년도에 만들어졌다.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을 설립하고 물건을 만들어서 반출하는 것과 공단 운영과 관련된 전체적인 것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의 성격에 대해 "평화를 제도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서 경제협력 방식을 채택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평화 프로젝트', '경제 프로젝트'라고 한다. 평화에 방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서는 "닫는 것은 정말 쉬웠는데 다시 여는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동의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것 같다"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를 대립적, 적대적 관계로 가면서 개성공단에 대해 제대로 된 가치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 개성공단의 알려지지 않은 가치 등 모든 것을 국민들한테 제대로 설명하면서 공단 재개 정상화에 대한 찬성 여론을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개성공단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곳"이라면서 "그런데 정부가 하루의 시간을 두고 전면 중단을 갑자기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중단 당시 철수한 124개 제조업과 영업 기업 80여 개의 현재 상황을 묻는 질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기업은 10개 정도. 괜찮은 기업은 30~40개 정도. 동남아 쪽으로도 나간 기업이 30~4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재개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영업기업은 개성공단 재개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한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향 이사장은 개성 공단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효과를 놓고는 평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엄청난 경제적 가치와 함께 평화적 안보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개성공단에 대해 왜 우리 국민들은 몰랐을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개성공단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왜 그런 엄청난 가능성들을 다 알고 있으면서 국민들에게 안 알려주고 닫으려고만 했는지. 국민들이 몰랐다는 것은 단순하게는 안타깝지만 본질을 들여다 보면 분노를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계속해서 "구조적 저성장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경제가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남북경협이다"면서 "개성공단에서 1억 원어치를 생산하는데 노임, 세금, 제세공과금, 보험료 다 포함해서 북쪽에 570만 원이 들어간다. 똑같은 조건에서 남측에서 임가공을 하게 되면 8300만 원이 들어간다. 1/15이다. 베트남과 비교했을 때도 서너 배는 무조건 좋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퍼주기 논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북측 근로자들 임금은 2004년, 2005년, 2006년 초기 3년간 한 달 실질 평균 월급이 6만 3000원이었다"면서 "그런데 남측에서는 정치인들이 남북 관계를 악용하면서 북측 근로자들에게 들어가는 임금이 퍼주기라고 얘기했다. 하루 일당의 반도 안 되는 6만 3000원을 월급으로 줘놓고 퍼주기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6만 3000원에서 오른 게 2015년 기준 기본임금 73불 즉 8만 원이었다"면서 "연장 야근 특근을 하고 간접 인건비 포함해서 15만 원이 된다. 대한민국에 들어와 있는 동남아 이주노동자들이 월 평균 180만~200만 원을 받는다. 동남아 이주 노동자 1명을 쓸 수 있으면 개성공단에서는 15명을 쓸 수 있다"고 비교해서 말했다.

향후 인건비가 상승하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를 묻는 질문에는 10.4선언 정신을 들었다. 즉 "북측은 애초부터 개성공업지구와 남북경협을 돈의 관점에서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도 그 기준은 유지된다. 10.4선언에 들어있는 남북경협에 우대한다는 조항이 있다. 북측의 자원을 가져왔을 때 국제시장 가격의 60~65%로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쪽에서는 남북경협에 대해 평화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면서 "그래서 그들이 중국이나 다른 데서 받는 만큼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향 이사장은 계속해서 개성공단 때문에 가장 큰 돈을 번 기업은 공단에 들어간 기업들이 아니고 원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단의 가치를 생산액만으로 봐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기업들의 60%가 의류 봉제인데 대기업에서 와이셔츠 한 장 만들 때 1995년 단가를 그대로 적용했다. 개성공단 생산액이 5억 달러라고 한다. 개성공단 전체 5만 5000명 인건비, 식부자재 다 따져도 1년에 900억 밖에 안 들어간다. 그런데 우리는 50억 불 이상 가지고 오는 것 아니냐. 50배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해 개별 기업들에 닥치게 될 경협보험금 반납과 정부보상금 관련해서는 "반납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 뒤 "중단된 지 2년 2~3개월 지나고 있는데 운영자금으로 다 썼을 것이다. 그것부터 내놓고 들어가라고 하면 대부분 못들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하고 수출입은행, 공단 등 3자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돈 받는 게 우선이 아니고 공단을 재개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을 운영하게 하면서 분할 상환이나 탕감 등 여러 논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는 견해를 말했다. 

"70년 냉전은 종식을 고하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김진향 이사장 사무실에 걸어둔 개성공단 현황
 김진향 이사장 사무실에 걸어둔 개성공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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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이사장은 북미 대화를 지적하면서 "비핵화 협정 등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면서 "그 이후에 필요한 것은 남북협력의 고도화 밖에 없다. 경협이 되면 가장 먼저 열리는 게 개성공단이 될 것이다. 125개의 제조업체와 80여 개의 영업기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는 없다. 준비된 기업들부터 차근차근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파악되고 있는 개성공단 시설물 현황에 대해서는 "전력과 통신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본다"면서 "폐수처리장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 복구가 3~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에는 시설물을 점검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말했다.

개성공단 재개의 걸림돌인 유엔 안보리 제재 등 외부적인 환경에 대해서는 "평화를 제도화시키기 위해 경제협력을 하는 것"이라면서 "공단 재개 자체가 평화다. 한 개 기업만 들어가도 평화가 담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자체가 평화를 위한 방법이다. 적극적으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공단을 해야 한다. 비핵화를 푸는 방식에 있어서도 개성공단은 좋은 수단"이라고 거듭해서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계속해서 개성공단과 직결되는 4가지의 안보리 제재 사항에 대해서도 이를 명확히 지키면서도 개성공단을 재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회원국의 금융기관이 북측에 있으면 안 된다'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성공단에 우리은행이 있다"면서 "우리 기업이 입금을 하고 현금을 찾아서 북측에 임금을 준다. 남측 기업과 거래하는 것이라서 문제가 안 되는데 그럼에도 그렇다고 한다면 꼭 우리은행이 개성공단에 안 들어가도 된다. 평화를 위해서라면"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개성공단에 가스, 석유제품 등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가스와 기름이 안 들어가면 공장을 운영하는 데 상당히 문제가 되지만 공장 가동을 못시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굉장히 불편하지만 공장은 돌릴 수 있다. 남측에서 차에 완제품을 싣고 나온다. 남측에서 기름을 넣고 싣고 나오면 되지 않나. 조금 불편하지만 공단은 돌릴 수 있다. 평화를 위해서라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산 섬유, 봉제제품 반출 금지'와 관련해서는 "개성공단의 기업 60%가 섬유 봉제제품"이라면서 "100% 원 부자재가 남측에서 들어간다. 북측은 미싱만 돌린다. 그것을 북한산으로 볼 수 있나? 아니다. 그래도 개성 땅이 북측이니 당분간은 섬유봉제 안 들어가도 된다. 다른 제조업이 들어가면 된다. 평화를 위해서라면"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북측에 대량 현금이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금을 안 주면 된다. 현물을 주면 된다"면서 "그들이 먹을 것을 주든지, 그 돈만큼 다리, 도로를 놔주면 된다. 그리고 북측 당국이 근로자 생활을 책임지면 된다. 다 방법이다. 공단을 돌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보리 제재를 엄격히 지키면서도 공장을 돌릴 수 있다. 평화를 위해서라면"이라고 거듭해 강조했다.

개성공단의 성공을 바라는 염원을 적은 포스트 잇을 모아놓은 액자가 사무실 한켠에 걸려있었다.
 개성공단의 성공을 바라는 염원을 적은 포스트 잇을 모아놓은 액자가 사무실 한켠에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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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전망과 관련해서는 "4.27 선언은 오랫동안 역사에 대세의 물줄기로 이어져 왔던 힘으로 본다"면서 "분단시대의 종언과 평화시대의 시작은 큰 역사적 흐름의 대세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70년 분단시대 냉전 체제는 더 이상 유지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평화가 목전에 있다"면서 "적대적 유지는 정치군사가 일방적 관계였기 때문에 그랬다. 그런데 북이 핵을 가지고 대륙간 탄도탄을 가지게 됨으로써 북미 간에 똑같이 공포감이 형성되면서 공포의 균형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70년 동안의 일상적인 전쟁의 위기 속에서 평화시대가 온다"면서 "비핵화 종전 선언은 상수로 본다. 종전 선언은 올해 안에 무조건 한다. 비핵화 들어가고 큰 틀에서 평화 협정체결을 할 것이다. 그러면 향후에 남북 관계는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핵화 종전 선언 이후의 상황에 대해 "남북 경협의 고도화가 올 것"이라면서 "경제 협력이 매우 광범위하게 매우 발 빠르게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개성공단 최초 합의했을 때 최소 5000개 기업이라고 했다. 2000만 평 다하게 되고 5000개, 5만 개 기업이 되었을 때 대한민국 경제와 북측의 경제는 공동체적 유기체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 같이 강조한 후 "우리는 구조적 저성장에 빠져 있다"면서 "그런데 영세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 들어가고 고도화된 업체들이 들어가게 되면 철강 조선 IT 중국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내수시장만 8천만이 된다. 그 폭발력도 굉장하다. 경제적 변화가 가장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10.4 선언 합의에 기초해 북측에 SOC를 깔고 그 대가로 북측의 자원을 가져오게 된다"면서 "북측의 자원을 활용하면서 우리 경제는 호조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장밋빛 미래를 장담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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