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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오월의 바람, 불어라 평화의 바람' 이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이번 토크쇼의 20대는 대부분 5.18 진실규명 대학생 검사단이 함께 자리했다.
▲ 토크쇼 장 내 걸린 플래카드 '보아라 오월의 바람, 불어라 평화의 바람' 이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이번 토크쇼의 20대는 대부분 5.18 진실규명 대학생 검사단이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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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학생회관은 공휴이임에도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남한, 북한, 미국, 일본 국적의 참여자가 모두 함께하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제1차 평화통일토크쇼'가 바로 그것. 이날 토크쇼에는 '평화이음' 황선 대표,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 평양시민 김련희씨, 재일교포이자 우리학교(조선중고급학교) 졸업생들이 참석했다. 네 개의 국가, 그러나 한 민족이 한 마음으로 염원하는 통일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진천규 기자-평양시민 김련희씨가 전하는 '북한'

진천규 기자가 북한에서 찍은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 김련희 씨는 북한인들의 실제 생활에 대한 설명을 보태었다.
▲ 진천규 기자와 김련희 평양시민 진천규 기자가 북한에서 찍은 사진들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 김련희 씨는 북한인들의 실제 생활에 대한 설명을 보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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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크쇼는 '기획 탈북' 논란이 있는 탈북 종업원 가족들의 눈물 젖은 호소가 담긴 영상으로 시작됐다. 토크쇼 패널로 나선 진천규 기자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재미언론인으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취재해 정상간 악수 사진을 보도한 바 있다. 또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직전에도 평양에 가 현지 취재를 했다. 패널로는 북한 송환을 요구하는 '평양시민' 김련희씨도 함께했다. 그는 2011년 브로커에 속아 남한에 왔다면서 북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진천규 기자는 북에 취재요청을 통해 북에서 총 2번(30일가량)을 보내며 북한 주민들의 실제 삶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진천규 기자는 "우리는 실제로 북한의 삶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 북한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했던 시대를 거쳐와서 그렇다"라면서 "북한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우리네와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면 '사람들을 고용해서 찍은 것이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 주민들이 사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살구꽃 흐드러진 거리, 4.15 태양절을 기념해 알록달록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통화하는 시민들,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 데이트하는 연인들까지. 사진으로 만난 북한 주민들은 예상보다 훨씬 평범하고 정다워 보였다. 또한 평양냉면, 가자미식해 등 북한 음식 사진을 소개하자 좌중에서는 감탄이 터져나왔다.

북한에서 가져온 신발을 소개하고 있다. 1만 원도 되지 않지만 신발 품질이 놀랍다고 한다. 신발의 상표에는 'Made In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적혀있다.
▲ 북한에서 가져온 신발을 소개하는 진천규 기자 북한에서 가져온 신발을 소개하고 있다. 1만 원도 되지 않지만 신발 품질이 놀랍다고 한다. 신발의 상표에는 'Made In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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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씨는 북한 교원대 학생들 사진에 대해 "북한에서는 한 선생님이 20여 명의 학생들을 오랫동안 관리한다"라면서 "어릴적부터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살펴봐 아이들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는 데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교원대 학생들은 엄격한 기준으로 뽑힌다"라고 전했다. 또한 "북한은 현재 '전 인민의 과학기술 인재화'라는 후진양성을 목표로 교육을 가장 우선시한다"라며 "모든 인민들이 과학이론을 배워 일상화하는 것"이라 부연했다.

북한의 현 경제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김련희씨는 "북한은 고난의 행군(북한이 1990년 국제적 고립과 극도의 경제적 고립을 겪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호)을 겪으며 죽을만큼 힘든 시기를 겪었다"라면서 "그러나 최근 북한은 자급자족 국가로 성장하며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은 강대국에 맞설 수 있는 후세를 양성하며 우리 민족의 자산을 지켜나가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북한에 매장된 자원을 중국으로 쌀을 위해 팔았다는 국내 일부 보도에 대해선 김련희씨는 "굉장히 잘못된 사실이다, '우리 민족의 자산'에서 민족은 남한과 북한을 동시에 의미한다"라면서 "북한에 매장된 자원은 20% 조차도 개발하지 않았다, 북한의 자원은 조선반도 전체 한민족의 자원이다, 쌀을 위해 헛되이 남의 나라에 팔지 않는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현재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 진천규 기자는 "역사의 수레바퀴 속 평화는 거부할 수 없는 가치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의 입장을 자국의 시각에서 보는 것은 위험하다, 북한이 미국에 돈을 요구하거나 경제발전을 시켜달라고 바라지 않았다, 핵 폐기에 대한 대가는 당연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무장해제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이번을 기회로 적극적인 시장개척을 통해 경제강국으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삼는다, 북한이 바라는 것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체제 인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언론은 남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에 대해 진천규 기자는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는 훨씬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우리 언론은 북한에 대한 왜곡보도가 많다"라고 평가했다. 통일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묻는 것에 진천규 기자는 "북한은 어릴적부터 통일교육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나 남한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다, 통일의 주체인 남과 북이 중심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면서 "북한과 남한의 통일된 명칭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공동의 경제적 이득에 대한 논의와 인류애적인 관점으로 시급한 이산가족 문제와 종업원 송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한겨례입니다"... 우리학교 졸업생들과의 만남

왼쪽부터 이재희, 박기향, 김지노 학생
▲ 일본에서 건너온 제일동포 조선학교 졸업생들 왼쪽부터 이재희, 박기향, 김지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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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가 끝나고 수줍은 표정을 짓는 세 여성이 무대 위에 오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채희, 박기량, 김지노씨는 모두 재일동포로 일본 내 조선학교 졸업생들이다. 조선학교는 일제 해방 이후 일본에 남겨진 우리 민족이 1950년대 이래로 우리말과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세운 학교다. '민족정신으로 우리 역사를 배우며, 통일이 돼 하나된 조국에서 살고 싶다'는 '우리학교' 학생들. 일본 극우 단체의 탄압과 습격, 아베정부의 극심한 차별정책에 맞서 싸우며 보조급 지급과 고교무상화 적용을 위해 조선학교 학생들은 지금도 눈물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에 남한을 방문한 세 학생은 광주 5.18 대학생 검사단과 함께하며 3일 동안 5.18에 대해 배우고 문화제와 전야제 등에 참석했다. 광주 5.18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김지노씨는 "망월동 묘지에서 아무 죄 없이 공격받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 열사분들이 세상을 변화시켰다"라면서 "열사들의 넋을 기리며 일본에 있는 동포들에게 그 역사를 잘 전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채희, 박기향씬느 지난해 6월 북한으로 3주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박기향씨는 "교과서에서 봐왔지만, 생각보다 발전이 상당했다, 평범하게 생활하는 시민들을 보고 편견도 없어졌다"라면서 "북한 학생들의 공연도 보고 즐거운 교류모임도 함께했다, 한 평양 군인이 '통일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재일 동포들과 평양 시민들 모두 통일을 원한다"라고 전했다.

박기향씨는 "통일은 물론 어려운 문제입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재일동포들, 재미동포들, 한국과 북한 분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작은 범위부터 차근차근 노력하면, 조선반도가 하나로 통일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통일토크를 마무리하며 자리를 함께한 참석자들과 패널들이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통일토크를 마무리하며 단체사진 통일토크를 마무리하며 자리를 함께한 참석자들과 패널들이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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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일본 극우의 탄압을 받는 조선학교 상황에 대해 묻자 이채희씨는 "여전히 조선학교는 고교무상화를 위해 시위 중이다, 조선학교 학생들의 동등한 교육과 차별없는 대우를 위해 고교무상화는 응당 받아야 할 권리다"라면서 "서로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 마음으로 지켜나갑시다"라고 답했다.

이날 토크쇼를 준비한 황선 평화이음 대표는 "재일동포분들은 평창올림픽 때 응원단으로도 왔다, 민족 역사를 우선시 하기에 적폐청산이 일제시대까지 이어지길 더불어 바란다"라면서 "재일동포들이 우리말, 우리 얼, 우리 조국에 대한 마음을 지키며 억압 속에서도 대를 이어 살아왔다, 한 민족인 조선학교들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원 코리아의 잔치의 장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진천규 기자가 북한을 방문하며 찍은 영상과 사진들은 '주권방송 채널'에서 확인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진천규 재미언론인과 김련희 평양시민, 평화이음 황선대표, 조선학교 졸업생들이 함께한 평화토크.



태그:#진천규, #김련희, #평화통일, #토크쇼, #조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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