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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국가 미래비전 설정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국가 미래비전 설정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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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뒤 북한이 바로 반응했죠. '다시 만나자. 화내지 마라(일동 웃음)'. 어떻게 한 번에 다 해결하려고 하느냐, 한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이 얘기는 아마도 '한 방에 해결하려는 트럼프 생각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얘기겠지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도 다소 완화된 얘기를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정됐던 6월12일 회담은 성사되지 않을 지라도, 회담은 아직도 가능하다고 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과거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북미회담 재개 가능성을 낙관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여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실현 조건과 과제'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하려면 북한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사고방식을 알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판문점 선언'에 위배되거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사건이 재발하면 북한은 언제든 남측을 비방하고 선언의 이행의지 유무를 따지며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정은, 트럼프에 답신 띄울수도"

정 전 장관은 특히 향후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서한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강연 뒤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위임'이란 말을 볼 때 김계관 제1부상(북한 외무성)의 담화는 김정은의 뜻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한 번 띄워보고, 트럼프와 미국 쪽 반응이 나쁘지 않으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처럼 공개서한을 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회담 취소가 '실무 과정의 불협화음' 탓일거라고 봤다. 이는 북한 측 성명의 분노와 적개심 등,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서한에서 직접 밝힌 이유와는 다른 분석이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가 실무적으로 사전 조율하는 과정에서 뭔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라며 "트럼프가 필요로 하는 절대시간이 있는데, 북한은 북한이 원하는 북미수교 등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트럼프가 바라는) 그 기간 안에는 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북중 간 만남'을 거론한 데 따라 일각에선 이번 회담 취소의 이유로 중국을 꼽기도 하지만, 정 전 장관은 그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가 자꾸중국 핑계를 대는 건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무역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려는 카드로도 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거론하는 건 무역협상 압박카드"

정 전 장관은 이날 특별 강연에서 짧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준비해 온 A4용지 6쪽 가량의 원고를 읽었다. 지난 4.27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의의, 해당 선언의 이행 조건과 이를 위한 각 정부 부처의 이행 노력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 전 장관은 해당 선언문의 서문에 담긴 문장을 소개하며 "저는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렸다. 다른 많은 교포들, 국민들도 그랬다고 한다"며 "지난 10년 간 남북 군사긴장 속에서 전전긍긍했던 국민들로선 이를 반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언문 중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부분이었다.

그는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다시 열리게 된다면 "그 만족스러운 결과는 북한의 비핵과 과정과 북미수교 및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쌍방(북미)이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정해구 위원장)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성경륭 이사장)가 주최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하는 '내 삶을 바꾸는 혁신적 포용국가' 국제컨퍼런스다. 이는 24일~25일 이틀간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됐다.


태그:#북미회담 취소 , #트럼프, #김정은, #정세현,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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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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