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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협조'와 '경쟁'에 대한 감정적 반응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반적인 고정관념에 따르면 남성은 협조적인 것보다 경쟁적인 쪽을 더 좋아하고 여성은 그 반대라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남녀가 좋아하는 것을 행하면서 나타내는 감정 변화를 측정한 실험결과는 달랐다.

즉 남성은 협조하는 것보다 경쟁하는 것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감정적 반응을 나타낸데 비해 여성은 협조나 경쟁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차이가 없었다. 이는 남성이 경쟁에서 좀 더 적극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험을 하지만 여성은 두 가지 경험에서 동일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사실은 남자 80명, 여자 50명을 대상으로 남자 2명, 여자 2명 등과 같이 동성끼리 한 조가 되어 협조와 경쟁 작업이 수반되는 게임을 벌이도록 하면서 안면근육변화, 피부 전기 저항, 심장박동을 체크하면서 연구에 참여한 당사자 자신이 느끼는 감정 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2014년 9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하면서 밝혀졌다<주 –1>. 남녀 차이에 대해 종래 많은 연구가 행해졌지만 협조나 경쟁적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감정 상태를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과학자들은 남녀가 경쟁적이고 협조적인 행동이 필요한 게임을 하는 동안 발생한 개개인의 생리적 반응의 하나인 감정의 변화를 측정하면서 남녀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은 협조적인 경우보다 경쟁이 수반되는 경우를 더 즐겨했고 반면 여성은 경쟁과 협조 두 가지를 동등하게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한 행동에서 이렇다 할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긍정적인 감정만이 경쟁적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남녀가 남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어 동료들에게 보답할 경우 누가 더 관대할까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남성이 훨씬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남자 교수가 동성의 조교수들과 맺는 친분 관계는 여자 교수의 경우보다 돈독했다. 하지만 남녀 교수 모두 동성의 동료 교수들과의 친분 관계는 비슷했다.

엠마뉴엘 대학 조이스 배넨슨 교수 등은 이른바 금 수저 남녀들의 주변 친분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50개 미국, 캐나다 대학의 남자 교수 187명, 여자 교수 188명이 2008 – 2012년 동안 50개 연구 기관 등에서 펴낸 전문저서에서의 공동저자가 포함된 상태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동성 동료 관계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2017년 10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주 –2>.

연구팀의 연구 결과, 높은 지위의 남성은 동성 동료들과 성과물을 나눠가지려 한 반면 여성들은 자기 자신의 몫을 더 챙기려 했고 특히 자신보다 등급이 낮은 동성 동료에게 남성보다 덜 관대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호적이고 친밀하다고 여겨지지만 계급이 개입되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여성 신입사원이 입사 후 여성 고참 사원에게 도움을 받으려 접근하는 것은 남성 고참 사원에게 그렇게 하는 것보다 성과가 적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한편 21세기 들어 사회조사 기법이 첨단화되고 새롭게 개발되면서 사회과학 연구가 좀 더 과학적으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거나 고정관념으로 당연시 되던 이론 등이 깨져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여성이 남성보다 말이 많다는 속설은 동서를 막론하고 고정관념처럼 굳어 있는데 개개인의 사회적 관계의 하나인 대화를 추적할 수 있는 휴대용 전자기기인 소시오미터 등을 사용함으로써 그 진상이 좀 더 명확해졌다. 소시오메터는 스마트폰 크기의 전자 기기로 단체의 상호작용 등을 연구할 때 사용된다.

남녀의 대화하는 특성에 대한 비교연구는 대화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거나 연구에 참여한 남녀가 스스로 작성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지만 소시오메터가 발명되면서 정확하고 복잡한 대화 모습에 대한 관찰이 가능해졌다.

보스턴의 노드이스턴 대학 데이비드 레이저 교수 연구팀은 남녀 연구 참여자가 소시오미터를 휴대하도록 한 뒤 대화의 특성을 연구한 결과 남녀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말을 하는 회수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2914년 7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주 –3>. 여성은 특수한 상황에서 남성보다 말이 많을 뿐이고 대화를 하는 그룹이 다수이거나 남성의 숫자가 많아지면 남성의 말이 많아졌다.

연구팀은 두 가지 사회적 상황을 만들어 남녀가 대화하도록 하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첫째 상황은 12시간 동안 석사과정 대학생 79명(남자 42명, 여자 37명)이 소그룹으로 나눠 개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공동으로 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자유스럽게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상황은 콜센터 직원 54명(남자 16명, 여자 38명)이 12시간 작업 끝에 역시 소그룹으로 나뉘어 한 시간 동안 점심 식사를 하면서 대화하는 것이었다.

실험은 2-3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나누거나 6명 정도로 그 수를 늘려 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2-3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나눴을 경우 두 상황 모두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말을 더 많이 했다. 첫째 상황에서 여대생 참가자들은 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남대생보다 62% 더 말을 많이 했다.

둘째 상황에서 콜센터 직원 가운데 여성 참여자 숫자가 많아 대화는 남성 참여자들보다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녀 참여자 그룹을 6명 정도로 늘렸을 때 경우 두 상황 모두 대화는 남성이 주도했다.

결국 남녀가운데 누가 더 말을 많이 하느냐 하는 것은 대화를 하는 그룹의 규모나 상황에 의해 좌우됐다. 대화에 동참한 그룹의 숫자가 불어나거나 하는 경우 남성이 속도가 늦지만 확실하게 대화를 주도하면서 말이 많아졌다. 서로 협조하는 방식이 아닌 작업 환경에서 남녀의 대화는 차이가 없었다.

여성은 한 두 명의 상대와 대화를 할 때 남성보다 더 말을 많이 하거나 그런 경향을 보였지만 6명 정도의 소그룹에서 남성이 대화를 더 많이 했다. 여성은 다른 여성과 가까이 앉아 있는 상황이거나 대화하는 그룹이 소규모 에서는 말이 많았다. 서로 협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성은 합심해서 일하면서 말이 많아진 것이다.

남녀 대화 방식은 환경과 남녀의 특성이 상호작용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남녀가 대화하는 방식은 주어진 상황과 남녀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는 경향을 보였다. 인간 행동 연구에서는 객관적인 측정 방식이 매우 중요하며 상호작용 스타일에서 상황에 따른 남녀 차이를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주 –1> J. Matias Kivikangas, Jari Kätsyri, Simo Järvelä, Niklas Ravaja. Gender Differences in Emotional Responses to Cooperative and Competitive Game Play. PLoS ONE, 2014; 9 (7): e100318 DOI: 10.1371/journal.pone.0100318 / Aalto University. "Men enjoy competition, but so do women, researchers find." ScienceDaily. ScienceDaily, 18 September 2014.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9/140918095530.htm>./ 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100318
<주 –2> Joyce F. Benenson, Henry Markovits and Richard Wrangham. Rank influences human sex differences in dyadic cooperation. Current Biology, 2014 DOI: 10.1016/j.cub.2013.12.047 / Harvard University. "In academia, men more likely to cooperate with lower-ranked colleagues." ScienceDaily. ScienceDaily, 3 March 2014.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3/140303140105.htm>
<주 –3>
http://www.medicaldaily.com/yes-women-do-talk-more-men-only-when-small-groups-other-women-293594 /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who-really-talks-more-women-or-men-and-should-we-still-be-caught-up-in-that-question-9613709.html


태그:#남녀 대화 협조 경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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