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할리우드의 대표 SF물 < 스타워즈 >의 두 번째 스핀오프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이하 한솔로)가 24일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지난 1977년부터 시작된 오리지널 3부작(에피소드4~6), 1999년부터 재개된 프리퀄 3부작(에피소드1~3), 그리고 최근 속속 제작되고 있는 새 시리즈에 이르는 동안 < 스타워즈 >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화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뜨거운 반응과 달리, SF영화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국에선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면 그냥 흔하디 흔한 영화처럼 대접받는 게 현실이다.

해외에서 각종 흥행 기록을 다시 썼던 <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는 한국에선 300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고 후속편 < 라스트 제다이 >는 100만 명도 모으지 못했다. 첫 스핀오프 <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 >도 간신히 100만 관객을 모으는 턱걸이 흥행에 만족해야 했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 등장한 < 한 솔로 >는 과연 국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까? 종종 기업 분석법으로 사용되는 SWOT(강점 Strength, 약점 Weakness, 기회 Opportunity, 위협 Threat) 방식을 빌려 새 영화 < 한 솔로 >의 성공 가능성을 살펴봤다.

강점 : 인기 캐릭터 한 솔로의 청년 시절 담아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해외 스타워즈 마니아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캐릭터는 제다이 기사 루크가 아닌, '우주의 풍운아' 한 솔로였다.

미국 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100대 캐릭터 중 13위에 이름을 올린 한 솔로는 1편 제작 당시 무명 신세였던 해리슨 포드를 일약 스타덤에 올리면서 < 스타워즈 >의 인기를 지원해준 든든한 조력자이기도 했다.

영화는 바른 생활과는 거리가 먼, 사기-밀수-기타 잡다한 사건을 일으키는 '우주 잡범'이면서 능구렁이 같은 말발, 불의를 피해 도망갈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국 반란군에 힘을 보탰던 한 솔로가 어떤 이유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를 그의 청년 시절 모험담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 헤일 시저! >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대중들에겐 아직 낯선 배우인 엘든 이렌리치(한 솔로 역)는 해리슨 포드에 익숙한 마니아들에겐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선택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선전을 펼친다.

한 솔로의 첫 사랑 이야기, 운명의 동지 츄바카와의 만남, 빈털털이 신세였던 그가 우주선 밀레니엄 팰콘을 몰게된 사연 등 기존 < 스타워즈 > 속 궁금증을 가질 법한 이야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색다른 흥미를 더했다.

약점 : 스타워즈 인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앞서 언급했듯이 < 스타워즈 >는 유독 한국 시장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서부 시대를 우주로 옮겨놓은 듯한 방대한 대서사시를 인내심을 갖고 쫓아갈 여력이 국내 관객들에겐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최근 개봉작들 역시 해외와는 달리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는데 그치고 말았다.

< 한 솔로 > 역시 전작들처럼 우리나라에선 큰 인기를 누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보인다.  < 스타워즈 >는 적어도 한국에선 흥행 보증수표가 아니다.

기회 : 전작들을 못본 관객들도 가볍게 즐길 만한 내용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 한 솔로 >는 기존 < 스타워즈 >를 보지 않았던 관객들에게도 친절한 영화다.

시리즈의 프리퀄 격에 해당되기 때문에 굳이 앞선 개봉작들을 찾아보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액션 장면 만으로도 충분히 시각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폴로 13 >와 < 뷰티풀 마인드 > 등을 만든 관록의 감독 론 하워드의 연출을 비롯해서 다수의 < 스타워즈 >와 < 인디애나 존스 > 시리즈를 썼던 로렌스 캐스단이 맡은 시나리오는 전통의 < 스타워즈 > 명성에 어긋나지 않게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담으며 화려한 시각 효과에 자칫 매몰될 수 있는 서사를 무난히 이끌어 나간다.

최근 차일디쉬 감비노라는 이름으로 팝 음악계를 강타한 'This Is America'의 주인공 도날드 글로버(랜도 역), 한 솔로의 첫 사랑으로 등장한 에밀리아 클라크(키라 역), 우디 해럴슨(토비아스 역), 폴 베타니(드라이덴 보스 역) 등으로 구성된 출연진들은 대체로 무난한 연기를 펼치며 작품의 완성도에 큰 힘을 보탠다.

이밖에 과거 SF물에서 인간의 충실한 도우미 역할에 머물던 로봇(드로이드)에게도 '인격'을 부여, 독립적인 자아를 갖고 행동하게끔 설정을 잡아 재미를 주는 것 외에도 소수자 불평등 타파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 눈길을 모은다.

위기 : < 독전 >과 < 데드풀2 >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 >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번주 극장가에선 우리 영화 < 독전 >과 할리우드 대작 < 데드풀2 >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반면 < 한 솔로 >는 이 두편에 비해 떨어지는 예매율을 기록하면서 개봉 이전부터 확연히 열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실제로 개봉 첫날 필자가 관람했던 A극장의 경우만 해도 개봉 회차수가 경쟁작에 비해 현저히 적었을 뿐만 아니라 저녁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객석은 빈 자리가 상당수였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 스타워즈 > 최신 시리즈 중에선 자칫 제일 저조한 관객 동원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과연 < 한 솔로 >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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