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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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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달리 어떤 기업이든 기계설비 등 동산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기업이라도 가지고 있죠. 이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으면 작은 기업도 원활하게 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말이다. 지난 21일 최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기계설비, 재고자산 등을 담보로 기업들이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2년 8월 동산담보대출이 출시됐지만 담보물 실종사고 발생 등으로 이용이 줄어들고 있어 관련 법과 제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미국에서 동산담보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경기변동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부족한 신용을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동산담보대출로 기업에게 대출 이자율, 한도 등을 우대해줄 수 있고, 은행도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계설비 등 동산 감정평가법인 구성하고, 공유 자전거처럼 IoT로 담보물 관리

금융당국은 우리나라에서도 동산담보대출을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동산에 특화된 감정평가법인들을 구성하고,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담보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내에 은행권 공동으로 전문평가법인 풀을 구성하고 평가정보, 관리정보 등을 모아 신용정보원에 공동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뒤, 3년 뒤의 담보 가치가 얼마인지 DB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하고, 금융기관은 회수율, 대출금리, 대출한도 등을 정확하게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 금융당국은 사물인터넷을 담보물에 적용해 기업이 담보로 제시한 기계의 가동률 등을 금융기관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서울시 따릉이 자전거(공유 자전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담보물 분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영업활동에 이상징후가 있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산 전문 매각시장 육성...부동산처럼 제3자 등기부등본 열람 추진

더불어 금융위원회는 동산 전문 매각시장을 육성하고, 동산에 대해서도 제3자가 등기부등본을 열람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문 매각시장에서 공동 DB를 이용해 동산 담보물의 고장이력, 가동률 등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은행이 담보권자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최 위원장은 "동산담보법 등 법적 토대는 마련돼 있지만 활용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은행이 중복담보 여부를 알기 어려웠는데 앞으로 등기부등본 제3자 열람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철강을 담보로 은행에 대출을 받으려 할 경우, 은행에선 다른 담보권자가 있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부동산처럼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당국은 고의적으로 동산 담보물을 옮기거나, 훼손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법무부와 공동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올해 안에 관련 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산은 그 특성상 불법훼손, 반출 우려가 높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처벌이 어려웠다는 것이 금융위 쪽 설명이다.

모든 업종서 동산 담보로 모든 대출 이용... 최저신용등급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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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금융위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이 모든 동산을 담보로 모든 대출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산담보대출 영역을 확대하고, 최저신용등급 기준을 폐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그 동안 기업들이 이를 모르고 있거나, 알더라도 기존 대출에서 전환해야 했다"며 "앞으로는 설비자금대출 등을 종전대로 이용하면서 동산을 담보로 추가 우대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동산담보대출과 관련해 3년 동안 1조 5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이 동산담보 우대 대출을 1조 원 규모로 제공하고, 신용보증기금에서 특례보증 연계 대출로 5000억 원 가량 제공한다는 것.

금융당국은 이처럼 동산담보대출이 활성화되면 수혜 기업수는 현행 1100곳에서 3만 곳으로 늘고, 대출금리는 신용대출(6.0%)보다 2.7%포인트 낮은 3.30%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출가능 금액도 신용대출(1억2000만 원)보다 많은 3억8000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최 위원장은 "통계를 보면 중소기업이 창업 7년 이후에나 민간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진다"며 "동산담보대출로는 기업의 성장에 따라 원만하게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oT, 빅데이터를 통해 은행의 담보 관리비용이 줄고 건전성 관리부담도 완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동산담보대출을 3년 내 15배, 5년 내 30배 육성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태그:#최종구, #동산담보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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