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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성별과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국민청원 동의가 약 일주일 만에 40만 명을 넘어선 상황 자체에 경찰 수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불안에 떨고 상처받은 여성들에게 죄송하다."

21일 이철성 경찰청장의 말이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성별과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이자 여성들에 대한 공식 사과였다. 이 청장은 "여성들이 체감하는 불공정이 시정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청와대는 '피팅모델 불법 누드 촬영' '몰카 범죄 처벌 강화' 청원 등 비슷한 주제의 3개 국민청원을 합해 공식 답변을 내놨다. 'LIVE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 방송을 통해 방영된 청원 답변에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철성 경찰청장이 답변자로 나섰다.

이는 앞서 '홍대 누드 크로키 몰카 사건'을 둘러싼 논란에서 출발했다. 피해자가 남성인 이 사건에서 경찰이 가해자(여성)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이례적 조치를 하자 '편파수사' 의혹이 불거졌고 "성별에 따라 수사속도가 다른 것 아니냐"라는 편파수사 의혹이 불거졌고, 이는 19일 1만 명이 넘게 참여한 시위로도 이어졌다(관련 기사: 분노한 여성들, 이들은 왜 "여성유죄 남성무죄" 외쳤나).

분노한 여성들, 모이다 19일 오후 3시 서울 혜화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에 1만 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여성이 피해자일 때도 남성이 피해자일 때처럼 똑같이 수사하고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 분노한 여성들, 모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혜화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에 1만 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여성이 피해자일 때도 남성이 피해자일 때처럼 똑같이 수사하고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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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같은 사건, 불법 촬영임에도 피해자 성별에 따라 처벌이 다르지 않았냐는 문제 제기였다. 관련해 온라인상에선 '#동일범죄동일처벌'이라는 해시태그도 유행했다. 이런 지적이 담긴 질문에 대해 이 경찰청장은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 경찰청장은 이어 "(그럼에도) 이 청원이 약 일주일 만에 40만 명을 넘어선 데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여성들은 문 밖에 나서는 순간부터 안전에 대한 위험을 느끼는데, 경찰이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셈이다, 불안하고 상처받은 여성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공평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가 가까워져 오면서 더 커졌다. 이 사건은 2016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건물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골라 살해한 사건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몰카 범죄, 데이트 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라며 수사기관의 처벌 강화를 촉구한 바 있다(관련 기사 보기).

미투가 바꿀 세상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2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성차별ㆍ성폭력 4차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해여성 추모와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 미투가 바꿀 세상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2주기를 맞아 지난17일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성차별.성폭력 4차 끝장집회'에 온 참가자들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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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보좌관 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몰카 범죄, 데이트 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라며 수사기관의 처벌 강화를 촉구한 바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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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성별 따라 수사한 것 아니지만... 불공정 고치도록 노력할 것"

이철성 경찰청장은 "홍대 몰카 사건의 경우, 제한된 공간에 20여 명만 있어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됐을 뿐 성별에 따라 수사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라면서도 "여성이 체감하는 불공정이 시정되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포토라인에 대해서도 '여자라서 포토라인에 세웠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경찰이 포토라인에 세운 것이 아니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불가피하게 노출된 것"이라며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해 송구하다, 향후 이런 일을 최소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피팅 모델 협박 성추행 엄중 처벌' 등 약 18만 명이 참여한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도 이뤄졌다. 이 청장은 "피고소인 2명에 출국금지 조치, 스튜디오·자택 등 압수수색을 했고 22일 소환 조사 예정"이라며 "인터넷에 유포된 불법촬영물에 대해서도 차단 조치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관련법 강화를 주문하며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보복성 영상물 유포는 징역형으로 강하게 처벌하고, 스스로 촬영한 영상이라도 (상대의) 동의 없이 유포할 때는 5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등 처벌이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들은 강남역 사건 등 사건을 그저 한 여성에게 일어난 불운한 사건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안전을 위협당하는 '나'의 문제로 자각하고, 사회적 연대의 움직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라며 "여성들이 안심하고 성별로 인한 차별을 느끼지 않는 날이 올 때까지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담당으로 사회를 맡아 답변을 진행한 정혜승 뉴미디어 비서관은 이날 "국민청원 답변과는 별도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매뉴얼을 보강하는 단계인 만큼, 향후 진행 상황을 별도로 챙겨 국민께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원칙적으로 20만 명의 추천을 받은 국민청원에 대해서 답변을 하고 있다. 이날 답변으로 지금껏 29개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이 완료됐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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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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