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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대전지역 초등학생들은 장학사 의전용 대청소에 동원되지 않게 됐다. 또한, 장학사가 오는 날, 놀이시간을 침해받는 일도 곧바로 사라지게 됐다.

'장학사 나리가 온대요' 과잉의전 18일부터 없애기로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이 지난 16일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이 지난 16일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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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 한 초등학교가 장학사에게 잘 보이려고 학생 점심 놀이시간을 없앤 사실 등이 공분을 일으키자, 대전시교육청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학사업 개선대책을 이 지역 전체 장학사들에게 18일 오전 긴급 전달했다. 문제를 일으킨 A초 교장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상 '주의' 처분하기로 했다.

이날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늘 오전 우리지역 장학 담당 장학사 50여 명을 회의에 참석시켜 '장학 개선방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 대전시교육청은 전교조 대전지부와 면담을 갖고 이 개선방안을 약속했다.

대전시교육청과 전교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시교육청은 ▲장학사의 전체 교사 참관수업 폐지 ▲장학사의 교실 환경 순시 폐지 ▲장학일, 교육과정 파행운영이나 학생통제 폐지 ▲장학사에 대한 의전 일체 금지 등을 곧바로 시행토록 했다.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은 지난 16일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다원 행복장학 준비관련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일과시간과 점심시간 정상 운영, 과도한 청소와 환경정리 지양, 불필요한 안내판과 의전 생략 등에 유의하여 주기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1/3 가량 남은 1학기 장학부터 장학사의 전교사 참관 수업 등을 폐지하기로 했고, 이 내용을 이미 전체 장학사들에게 전달했다"면서 "이달 안에 교원단체와 장학제도개선팀을 공동으로 만들어 2학기부터 학교 자율로 운영하는 장학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지원청도 공문 "점심시간 정상 운영하고 과도한 청소 없애라"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4일, "장학사가 뭐기에... 전교생에게 '운동장-복도' 금족령?" 기사에서 "대전 지역 일부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장학사 방문을 앞두고 점심시간 전교생에게 '운동장-복도' 금족령 등 지나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A초가 전체 교원에게 보낸 문서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가 전체 교원들에게 보낸 문서.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가 전체 교원들에게 보낸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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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엔 장학사 교실 순시를 앞두고 '쓰레기통 보이지 않게 하기, 큰 화분 뒤로 놓기, 커튼 창문 1칸까지만 일제히 내리기' 등을 일일이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보도 뒤 전교조 대전지부는 성명을 내어 "문제는 이런 봉건적 장학 방식과 군대식 학교 문화가 비단 대전 A초등학교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라면서 "대전시교육청은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해당 학교 관리자를 문책해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대전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뽑힌 성광진 전 교사도 지난 16일 출범식에서 "우리 대전의 교육행정은 아직도 구시대 교육에 머물러 있다"면서 "교육청 장학사가 학교에 방문한다고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 놀지 못하게 막는 것이 대전 교육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성광진 대전교육감 후보 '혁신교육선거대책위' 출범)


태그:#장학사 과잉 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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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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