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 서울의 키포인트를 쥐고있는 박주영.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 서울의 키포인트를 쥐고있는 박주영. ⓒ FC서울 공식 홈페이지


지난 3월 1일 개막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온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은 돌아오는 주말 14라운드를 끝으로 2018 FIFA 러시아월드컵을 맞아 1달여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6월 중순까지 리그 일정을 치르는 K리그2와는 달리 그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바닥난 K리그1의 12팀 선수들은 한 달여간의 휴식기를 통해 체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월드컵 휴식기 이후 펼쳐지는 후반기 레이스를 준비하게 된다.

월드컵 휴식기 이전 갖는 14라운드 경기의 빅매치는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맞대결, 그리고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대결이다. 현재 서울과 전북의 리그 순위를 보면 빅매치라 하기엔 다소 쑥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치열한 승부를 벌인 만큼 이번에도 둘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빈약한 서울의 공격진, 응답해야 할 박주영

리빌딩을 천명하며 올 시즌 새로이 판을 짠 서울은 그동안 혹독한 후유증을 겪었다. 용병들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고, 선수들의 손발 또한 전혀 맞지 않아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보인 서울은 결국 황선홍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하고 이을용 감독대행이 부임하는 등 많은 혼선을 빚었다.

다행인 것은 이을용 감독대행이 부임하고서 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좀처럼 순위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큰 문제다. 원인은 지난 프리시즌 때부터 이어진 빈약한 공격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서울은 13경기에서 12득점 11실점을 기록했다. 득점과 실점 모두 '2위'에 올라있는데, 11실점은 최소실점 2위, 12득점은 최다득점 뒤에서 2위로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특히 공격진에서 골이 터지지 않으니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치면서 번번이 승점을 잃는 현상이 잦은데, 이는 곧 순위상승 방해로 이어진다.

특히 지난시즌 공격의 한 축이었던 데얀과 윤일록이 떠난 자리에 보강된 용병인 에반드로와 안델손의 경기력은 아쉬움이 남는다. 에반드로는 부상으로 뒤늦게 컨디션이 회복됐고, 안델손은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2골을 넣은 것 외엔 기대 이하다. 그런 와중에 1999년생 신예 조영욱이 등장하며 가뭄에 단비와 같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이제 프로에 갓 데뷔한 선수에게 많은 걸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 또 다른 백업 공격수가 K리그 통산 득점 6골에 그치고 있는 박희성이라는 점이 좀 아쉽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에겐 박주영의 활약이 필요하다. 강원과 홈 개막전에서 올 시즌 첫 골을 넣은 박주영은 컨디션 난조에 SNS 사태를 겪으며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을용 감독대행이 부임하면서 서서히 출전빈도를 늘리던 박주영은 지난 2일 경남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주말 강원과의 경기까지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하며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에반드로와 안델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박주영의 득점이 터질 시기가 됐다. 특히 상대가 전북이라는 점에서 박주영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서울로 복귀한 201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박주영은 전북을 상대로 적지 않은 득점을 기록했는데, 대다수가 승리로 이어지는 득점이었다.

2016년 K리그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박주영은 전반 막판 교체투입 되 결승골을 터뜨려 서울의 우승을 이끌었다. 또 지난해 7월 폭우 속에 열린 전북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또다시 결승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결과물 가져온 전북,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둘 때

로페즈 첫골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 16강전. 전북 로페즈가 태국 부리람에 첫 골을 넣고 임선영의 축하를 받고 있다.

▲ 로페즈 첫골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 16강전. 전북 로페즈가 태국 부리람에 첫 골을 넣고 임선영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ACL)를 겪으며 빡빡한 일정을 치른 데다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는 전북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결과물을 냈다.

리그에서는 3월 10일 인천전 패배 이후 4월 한 달간 전승을 비롯해 10경기에서 9승 1무의 성적을 거두며 독주체재를 굳혔다. ACL에서도 이번 전반기 최대 고비였던 부리람과의 16강전에서 2차전 홈경기 2-0 승리를 등에 업고 8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주 중 열린 부리람과 ACL 2차전은 ACL 8강 진출 외에도 소득이 많았던 경기였다. 최근 전북은 중앙수비수들의 부상 속에 밸런스를 유지해오던 4-1-4-1 포메이션 대신 4-4-2 포메이션과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가 수비가 흔들려 우려를 낳았다. 지난주 중 열린 부리람과의 경기에선 주전 중앙수비수들의 복귀와 신형민의 수비형 미드필더 배치로 4-1-4-1 포메이션으로 돌아왔는데, 이후 팀의 밸런스가 잡힘과 동시에 수비가 안정돼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월드컵 엔트리 탈락으로 심리적으로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 우려된 최철순이 투지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점이 수비진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 고갈로 다소 부진했던 이재성이 휴식을 갖고 치른 부리람과의 경기에서 이전과 같은 왕성 경기력을 보여 서울전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결과를 낸 전북은 서울과의 전반기 마지막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 고비인 부리람전을 승리로 장식했기에 다소 긴장이 풀릴 수 있겠지만, 최근 리그에서 독주체재를 갖춰가는 전북으로선 서울전에서 승리해 7점차인 2위 수원과의 격차를 더 벌려야 후반기 선두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최근 서울과의 3경기 전적에선 전북이 2승 1무로 서울에 앞서는 상황인 데다 전력 면에서도 전북이 서울보다 우위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을용 감독대행 부임 이후 서서히 올라오는 분위기의 서울이기에 전북으로선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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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전북현대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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