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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강원도 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교육감선거 출마 선언하는 민병희교육감
 15일 오전 강원도 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교육감선거 출마 선언하는 민병희교육감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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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희 현 교육감이 15일 오전 10시30분 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 강원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3선에 도전하는 민 교육감은 "아이들을 더 사랑하면서 백년대계 미래교육의 문을 열겠다"며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역 신문, 방송 기자 30여 명이 참가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지난 8년 동안 강원도민이 모아주신 힘으로 강원교육은 많은 혁신을 이루어내며 성장했다"며 이제부터는 "4차산업혁명과 남북 평화번영, 교육자치 시대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며, 막중한 그 책임을 맡겨준다면 미래혁신교육을 강원도에서 완성시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민병희 교육감은 출마기자 회견을 통해 지난 8년 동안 전국 최초로 유치원 및 초중고 친환경무상급식을 이루어낸 점과 고교평준화를 실현한 점,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했던 작은 학교 통폐합 정책에 맞서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를 통해 작은 학교를 지켜낸 점 등의 성과를 말했다.

또 ▲지역 캠퍼스형 고교인 강원행복고등학교 ▲ 수학 · 영어 기초교육 책임제 ▲ 공립유치원 확대 및 교복비 · 통학비 지원 ▲맞벌이 가정 초등 돌봄 100% 지원 ▲ 미세번지 · 라돈 · 석면 · 교통사고 없는 학교 ▲ GMO 없고 제철과일 제공하는 행복급식 ▲ 교권보호를 위한 법률 지원과 연수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기자는 지난 14일 출마선언에 앞서 인터뷰 요청을 했으며, 출마 배경 등 3선 교육감으로서의 역할 등에 대한 질문을 했다.

14일 강원도교육천 대강당에서 열린 스승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병두 전 교육감, 한장수 전 교육감, 민병희 현 교육감
 14일 강원도교육천 대강당에서 열린 스승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병두 전 교육감, 한장수 전 교육감, 민병희 현 교육감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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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4일 민병희 교육감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먼저 지난 8년 동안 강원도 교육을 이끌어 왔다. 4년을 더 해야 하는 이유를 듣고 싶다.
"지난 8년간 교육복지, 학교 민주주의, 선진국형 진로교육과 수업・평가가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아직 부족한 점도 일부 있겠으나, 분명한 건 강원교육이 '강제 · 통제'와 같은 20세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학교생활을 즐기게 만들어 저절로 잘 하도록 하는' 미래형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년간 이어져 온 이러한 변화를 완성시켜야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순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출마를 결심했다.

더불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무수한 훼방과 탄압을 받았다. 그 와중에도 전국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완성하고 고교평준화를 실현하는 등 소중한 성과를 거두었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하는 다음 4년은 강원교육의 '골든타임'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4차 산업혁명과 남북 평화번영, 교육 자치 시대에 부합하는 교육행정을 시행착오 없이 펼쳐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 강원도 교육청이 내건 모토이다. 정말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었나?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와 함께 듣고 싶다.
"'모두를 위한 교육'은 강원교육의 지향이다. 학생・교직원・학부모의 교육정책 만족도는 6년 연속 상승해 2011년 70.3점에서 시작해 작년에 84.4점이 되었다. 분명 진전은 있었다.

왜 만족도가 향상됐을까? 내 생각은 이렇다. 고교 평준화가 실현되면서 초・중학교 교육까지 망가뜨렸던 고교입시 광풍이 잦아들고, 교복으로 차별하던 시선이 사라졌다. 친환경 무상급식 완성으로 학생 1인당 약 88만 원의 교육비 절감 효과가 생겨났다. 교원 행정업무와 학교 내 권위주의는 8년 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다는 게 중평이다.

교육공무직 직접고용과 처우 개선도 전국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일제고사가 없어지고,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놀이 문화를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표정이 예전보다 확실히 밝아졌다. 중・고등학교에서도 새로운 수업・평가 방식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모여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8년 전과 완전 다른 강원교육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려면 교육정책 만족도가 100점이 나와야 할 것 같다."

강원도 학생기자단 발대식
 강원도 학생기자단 발대식
ⓒ 강원도 교육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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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이기 전에 사람, 민병희는 누구인가, 아직도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아이들이 '교육감 선생님'이라고 불러줄 때 너무 기분이 좋고 존재의 이유를 느낀다. 민병희는 천생 선생님 아닐까?

지금의 교육감 민병희를 만든 시점은,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교문 밖을 걸어 나갈 때 창밖으로 손을 흔들며 눈물 흘리던 제자들을 기억한다. 그 순간 이후 교육운동가, 교육의원, 교육감의 삶이 나에게로 왔다.

만약 교사가 아니었다면 농부가 제일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지금도 텃밭 농사를 짓고 있다. 주말, 틈날 때마다 밭에 간다. 밭에 앉아 일을 하다보면 언제 하루가 가는지 모른다. 해질녘 몸을 싹 씻고 막걸리 한잔 들이키면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대륙횡단 열차를 타고 29박 30일 정도 유라시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역마다 내려 둘레 관광지와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새로운 음식도 맛보고. 생각만 해도 즐겁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약간 자유인 기질도 있는 것 같다."

-복지 사각지대란 말이 있다. 학교 교육의 사각지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
"학교 교육의 사각지대라 한다면 가장 먼저 학교 밖 청소년들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제도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저소득층이나 차상위 계층이 아니면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조손 가정도 많다. 얼마 전 부모님이 외지로 돈 벌러 나가고 조부모와 살면서 산길을 4km 걸어서 통학하는 초등학생 이야기를 듣고서 긴급 통학 지원을 한 적도 있다. 안타깝지만 강원도 실정상 이러한 사각지대가 곳곳에 있다." 

-학교 교육의 사각지대를 위한 해결 방안을 듣고 싶다.
"지난 8년동안 최선을 다해 사각지대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학교 밖 청소년 쉼터와 가정형wee센터, 공립형 대안 초・중・고, 작은 학교를 지원하는 강원교육희망재단 등이 모두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내년부터는 보통의 학교가 아이들을 더 따뜻하게 품을 수 있도록, 교육복지 지표를 측정해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는 더 많은 인적・물적 지원을 하려고 한다. 더불어 담임교사가 힘든 아이들을 살뜰히 보살필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희망교실 정책도 구상중이다. 이중, 삼중의 교육 안전망인 셈이다.

궁극적으로는 힘들고 아픈 부모들이 줄어야 교육의 사각지대도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북유럽처럼 사회 안전망이 튼튼히 구축돼, 누구나 인간다운 존엄을 누리며 사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

강원도와 아동 돌봄사업 업무 협약식
 강원도와 아동 돌봄사업 업무 협약식
ⓒ 민병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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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초・중・고등학교가 대학 진학을 위한 교과서 중심의 공부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각 나이에 맞는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배울 부분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을 교과서를 통해서만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옳은 지적이다. 지식과 삶을 일치시켜 나가려는 교육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과서로 '민주주의'를 배워도 막상 학교나 자신의 삶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하는 교육은 이제 수명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미래교육의 본질은, 지식도 배우지만 그것을 토론과 실천을 통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학력이다. 이를 위해 모든 교과 수업에서 읽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활동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 더불어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현실의 문제에 부딪히며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역문제 해결 동아리(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학습 인생학교 등을 확대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대다수 교육 전문가들이 이러한 미래교육의 방향에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의 변화 속도가 더딘 이유는 꽉 짜여진 국가 교육과정과 이 모든 것을 외우게 만드는 대입 제도 때문이다. 특히 대입 제도는 초중등 교육의 연장선에 있어야 하는데 꼬리가 자꾸 몸통을 흔드는 것이 한국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입개편안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교육감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 특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은 국가교육회의의 당연직 위원이다.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강원도 학생 공약발표회 참가 후 기념촬영
 강원도 학생 공약발표회 참가 후 기념촬영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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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이 더 주어진다면 이것만은 '꼭 해야 한다'라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무엇보다 고등학교의 변화에 주력하고자 한다. 현재 강원도교육청이 준비하고 있는 행복고등학교는 '캠퍼스형 고등학교'를 뜻한다. 학교 담을 넘어 이웃학교와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경제학 지망 학생이 대학이나 이웃 학교에서 경제학 관련 수업을 듣고, 직업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은 폴리텍 대학의 과정을 이수하면 학점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획일적 시간표를 넘어, 저마다의 진로적성 맞춤형 교육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에는 아이들의 문해력 부족이 학습부진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전국 최초로 한글교육책임제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다. 내년부터는 사칙연산과 영어의 발음 원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수학·영어 기초학력 책임교육도 추진하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심층 학력진단 활동을 강화해 학교장 책임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는 학력안전망을 구축할 생각이다. 더불어 유치원비, 교복비, 통학비, 고교 수업료 등 모든 공교육 비용을 없애 누구나 평등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민병희가 교육감이 되어야 하는 이유 100자 이내로 요약해서 부탁한다.
"4차 산업혁명과 남북 평화번영 시대를 앞두고 교육만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시행착오와 혼란 없이 문재인 정부와 호흡을 맞춰 미래혁신교육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는 민병희 뿐이다."


태그:#민병희, #강원도 교육감, #6,13교육감선거, #강원도 지방선거, #강원도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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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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