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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수석ㆍ보좌관 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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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몰래카메라(몰카) 범죄와 데이트 폭력 등을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좀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룰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15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몰카범죄, 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범죄다"라며 "우리 수사당국의 수사관행이 조금 느슨하고, 단속하더라도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니까 그런 문제가 일상화되다시피 했다"라며 "수사기관들이 (이런 사건들을) 조금 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홍대 누드 크로키 몰카 사건'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홍대 누드모델 몰카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도 있어서 관련된 논쟁도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와 관련해 어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홍대 누드 크로키 몰카 사건... '성별 따른 수사속도 차이' 의혹 제기돼

'홍대 누드 크로키 몰카 사건'은 여성인 안아무개씨가 홍대 미대 교실에서 진행된 남성 누드 크로키 사진을 몰래 찍은 뒤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올린 사건이다. 안씨는 지난 10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하지만 안씨가 긴급체포된 뒤 이 사건은 '사회적 논쟁'으로 비화됐다. 경찰이 안씨를 긴급체포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자 "여성 몰카 범죄에 비해 빠른 수사가 이루어졌다"라며 '남녀 성별에 따른 수사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결국 안씨가 긴급체포된 지난 10일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라는 이름의 카페가 생겼고, 회원수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오는 19일 여성만 붉은 옷을 입고 참여할 수 있는 시위를 열 예정이다.

'성별에 따른 수사속도 차이' 의혹이 커지자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4일 "경찰이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를 늦추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번 사건은 범행 장소와 시간이 특정돼 있는 상태여서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몰카범죄 등을 다루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

문 대통령은 "옛날에 살인, 강도, 밀수나 방화 같은 강력범죄가 있었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몰카범죄 등도 중대하다"라며 "과거에는 있을 수 있는 범죄로 보거나 관념이 약했기 때문에 처벌의 강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미국 등을 보면 가정폭력을 신고하면 곧바로 접근 금지하고 제대로 피해자를 보호한 뒤 사실이 확인되면 엄하게 처벌한다"라며 "이런 식으로 성차별적 사회를 바꿔 나간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도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라며 "그런 사건을 다루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라고 인식 전환, 관점 변화 등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여성 몰카범죄, 데이트폭력 등 여성을 표적으로 한 사건에 미온적이었던 수사기관을 질타하고, 성차별적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인식 전환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청원 찬성자가 15일 오전 11시 현재 33만 명을 넘어섰다.


태그:#문재인, #홍대 누드 크로키 몰카 사건, #몰카 범죄, #데이트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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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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