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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교수회와 인하대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8일 오전 한진 갑질 퇴출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열어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한 뒤, 대한항공 직원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 인하대학교 인하대교수회와 인하대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8일 오전 한진 갑질 퇴출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열어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한 뒤, 대한항공 직원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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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편입학 때 학과장이 부정입학이라며 날인거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인하대와 인천으로 확산됐다.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을 창업한 곳이 인천인데, 인천에서도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지난 4일 저녁 7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제1차 광화문 촛불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인하대학교 동문과 교수회, 시민단체도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을 촉구했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인하대교수회, 인하대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8일 오전 10시 인하대 후문에서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준비위)'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인하대에서 족벌경영 청산"을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최근 불거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부정편입학 사건에 대한 한진그룹과 당사자의 해명을 촉구했다.

조원태 사장이 인하대에 입학할 당시 인하대 학칙에 따르면 3학년 편입의 경우 국내외 4년 대학에서 2년 과정 이상을 수료했거나 졸업 예정자여야 한다. 또는 2년제 대학 졸업자이거나 졸업예정자여야 한다.

그러나 조원태 사장은 자격이 안 됐다. 조 사장은 1995년 미국 2년제 대학인 힐버컬리지에 입학했다. 조원태 사장은 이 학교의 졸업 기준인 '60학점에 평점 2.0'에 크게 미달하는 33학점(평점 1.67)만을 이수했다.

이에 조원태 사장은 1997년 1학기 때 교환학생으로 와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이수한 뒤, 1998년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교환학생으로 이수한 21학점을 인정하더라도 이후 학점이 54학점에 불과해 본교(=미국 대학) 졸업 요건이 안 된다. 이에 교육부가 부정편입이라고 지적했던 것이다.

인하대총학생회협의회 집행위원장인 이혁재 전 정의당 사무총장은 "당시 경영학부 학과장이 부정편입이라며 날인을 거부하자 한진과 교무처가 편입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조원태 부정입학, 한진과 조원태가 직접 해명해야"

이혁재 전 사무총장은 "인하대 학칙 22조를 보면 편입학 자격은 4학기 이상 수료해야 한다. 그런데 조원태 사장은 미달이다. 또 학칙 23조를 보면 부정입학 확인 시 입학을 취소하게 돼 있다. 지금 당장 학적을 말소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원태 사장의 부정입학에 대해 인하대는 1998년 당시 편입생 모집요강과 입학원서 등의 자료가 없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혁재 전 사무총장은 "교육부가 교수회로부터 부정입학 제보를 받고 조사한 뒤, 부정입학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 징계를 촉구했다. 이게 팩트다. 한진과 조원태 사장은 부정입학에 마땅히 소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교육부에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또 정석인하학원 이사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부정입학 한 학생, 자격이 안 되는 인사가 어떻게 학교법인의 이사가 될 수 있나. 창피하다.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한 뒤 "그런 사람이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대한항공의 사장을 하는 것 또한 국제적으로 망신이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공정거래위원회에 일감몰아주기 고발 예정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비판은 인하대 내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확대됐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조현민 전 전무의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내 이디야커피숍 입주와 인하대 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사업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이디야커피숍이 계약을 해지할 정도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쯤이면 최소한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조현민 전 전무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대한항공 직원들도 조양호 회장 일가의 사과와 개선 약속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섰다. 이젠 직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속지 않을 것이다"며 "인하대병원 내 입주과정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인하대 동문과 시민단체는 조원태 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진정보통신의 인하대 사업에 대해서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하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우재단의 장학금 사업에 대해선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이들은 "인하대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던 대학 네트워크시스템을 2000년부터 현재까지 한진정보통신이 맡아 관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없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인하대에 계약 거래내역 일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명희 여사가 이사장인 일우재단이 교류 학생으로 인하대에 온 저개발국가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선전했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에 인하대에 일우재단의 장학금 지급에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조양호 일가 퇴출은 항일 하와이동포들의 건학 정신"

이날 '한진그룹의 갑질 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준)' 발족 기자회견에 참여한 인하대교수회와 총학생회비대위원회, 시민단체, 총학동문회 등은 조양호 회장 총수일가의 퇴진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향후 학교구성원 간 협의를 거쳐 한진그룹에 의한 대학 지배 구조가 청산될 수 있게, 정부가 정책과제로 연구 중인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사립대학의 소유권은 인정하되 재정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 사실상 공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김명인 인하대교수회 의장은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대학과 회사를 지배하는 것은 수치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호소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대 의사를 밝힌 뒤 "한진이 몰상식한 대학 지배권과 전횡을 유지하면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날을 세웠다.

서덕준 인하대총학생회비대위원장은 "대학정상화를 위해 조양호 회장 일가와 한진그룹의 이사회 배제, 민주적 총장선출, 대학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다"며 "이는 일제강점기 시절 하와이교포들의 독립정신으로 설립된 인하대학교의 건학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갑질 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준)'는 갑질 퇴출을 위한 연대를 위해 대한항공 직원들의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퇴진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에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대한항공, #한진, #조양호, #조원태 부정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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