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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가 세계구석기 축제와 병행하는 어린이날 행사장에 마술쇼가 펼쳐지고 있다.
 공주시가 세계구석기 축제와 병행하는 어린이날 행사장에 마술쇼가 펼쳐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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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은 96회 어린이의 날이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강물엔 부교를 띄우고 황포돛배와 유물전시품 모형으로 만들어 강물에 띄웠다. TV에서나 보던 유명 개그맨들이 공주시 석장리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어린이날 행사장에 초대됐다. '2018 공주 석장리 세계구석기 축제'까지 병행하는 주차장은 일찍부터 북새통이다.

마술쇼에 이어 어린이 태권도 공연과 각종 시상을 받은 어린이들까지 행사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군·경에 이어 공주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단체까지 총출동했다. 끝없이 체험부스도 들어섰다. 각종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엄마들이 지갑을 열어야 한다. 몇 가지를 빼고 1000부터 최고 20,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공주시 어린이날 행사장은 몇 가지를 빼고는 1000부터 최고 20,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공주시 어린이날 행사장은 몇 가지를 빼고는 1000부터 최고 20,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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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어린이날 기념식 및 축하공연과 포토존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매직 버블 쇼 공연, 다문화 가족 아동 합동공연, 연예인 공연, 계룡대 총검술 공연, 버들비리와 함께하는 농촌체험, 어르신 건강체조 경연대회, 어린이그림 그리기 대회, 주민자치프로그램 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반면 소박하지만 정이 넘치는 어린이날 행사장도 있다. 공주시민단체가 공주신관둔치공원에서 주관하는 행사장은 대부분의 체험이 무료로 운영된다. 공주시민들이 자발적 참여로 십시일반 걷은 기금으로 행사를 치르기 때문이다.

공주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어린이날 행사장은 소박하게 운영되고 있다.
 공주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어린이날 행사장은 소박하게 운영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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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우리장단 배우기, 만다라 그리기, 개떡 만들기, 북아트, 물총놀이, 비눗방울, 탁본&스탬프, 움직이는 도서관, 딸기스무디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뻥튀기, 전통우리놀이, 모종나누기, 다도체험 등 소박하다.

공주시 어린이날 행사가 왜 이처럼 따로 열리고 있을까. 공주시 21개 시민단체가 연대하고 있는 민주단체협의회는 지난 2014년까지 18년간 공주 어린이날 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2015년 공주시가 단독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는 통보를 받는다.

공주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어린이날 행사장 모든 체험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공주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어린이날 행사장 모든 체험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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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잘못된 평가나 문제점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정선원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시민단체에서 20여년 가까이 행사를 치르면서 잘못해서 욕을 먹었다든지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관이 잘한다고 지원은 못할망정 시민사회단체가 하는 것을 빼앗아 갔다. 이런 행위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으로 독재시대로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당시 공주시 담당자는 "전임자가 어린이날 행사를 시 직영으로 하기로 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또 "공주시가 운영 중인 석장리 박물관에서 구석기 축제에 어린이날 행사를 해오고 있으니 통합해 즐기자는 의미로 동참하면 부스를 내어 주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행사가 이처럼 나눠지면서 뜻하지 않게 이산가족이 된 사연이 있다. 남편인 A모씨는 공주시 공무원이다. 공무원으로서 시 행사가 벌어지는 석장리 축제장으로 가서 눈도장을 찍어야 했다. 그러나 부인은 공주시민단체가 운영하는 공주둔치공원 앞 행사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공주시가 운영하는 석장리 축제장에서 만난 시민은 "아이들은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석장리 행사장을 좋아한다. 어린이날 기념식 및 축하공연부터 다양한 체험으로 아이들 체험에 들어가는 돈도 적지 않지만 오늘 하루는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에 원하는 것을 다해줬다. 많은 사람이 몰려서 불편한 거 외에는 좋았다"고 평했다.

반면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행사장에서 만난 시민은 "공주시 어린이날 행사가 관주도로 이루어지면서 연예인을 불러들이는 일회성 세금낭비 행사로 전략했다. 그러나 이곳은 어린이날 행사에 맞게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체험으로 꾸렸다"고 좋아했다.


태그:#어린이날, #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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