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외신이 주목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수많은 명장면이 쏟아졌지만 그중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월경'이 단연 화제로 떠올랐다.
이날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을 넘어 남측 땅을 밟은 뒤 문 대통령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측으로 함께 넘어가자는 깜짝 제안을 하자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라고 하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
외신들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두 정상이 남북 땅을 모두 밟는 장면이 나왔다며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문 대통령이 잠시 주저했지만, 곧 이를 받아들여 경계선을 넘어갔다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흥미롭고 상징적인(interesting and symbolic) 장면이었으며, 분명히 언론을 의식한 행동이었다고 본다"라며 "김 위원장이 얼마나 치밀한 인물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ABC도 "각본을 벗어난 보기 드문 순간이 나왔다"라며 "국제무대에서 조롱받고 희화화됐던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중압감이 큰 이벤트에서 치밀함(sophistication)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두 정상의 분계선 기념촬영이 끝났으나 역사적 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월경을 제안했고, 두 정상이 북한에서 악수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 위원장이 남측 경계선을 넘어온 뒤 다시 문 대통령과 북측 경계선을 넘어 사진 촬영을 하자는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하면서 외교적인 수완을 과시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