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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의 '2018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6월 1차, 2007년 10월 2차 정상회담과는 5가지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하나하나가 현재 남북관계와 동북아정세 변화와 관련해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사항들이다.

① 북한 핵문제, 핵심 의제로 등장
▲ 한반도비핵화 ▲ 항구적 평화구축 ▲ 남북관계 진전 등이 이번 회담의 3대 의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의제 모두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한 핵 문제'가 주 의제인 셈이다. 이처럼 남북정상회담에 북한 핵문제가 핵심의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핵 문제가 상당히 진정된 상황에서 열렸다. 2차 정상회담도 그에 앞서 '2·13 합의'(영변 핵시설 폐쇄․봉인)와 '10·3 합의'(핵시설 불능화)가 나왔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주요 의제는 아니었다. 반면 이번에는 올해 초까지도 북한과 미국이 '핵전쟁'을 운운하는 상황이었다.

전통적으로 핵 문제는 북미간 문제라며 남북대화에서는 이를 배제해왔던 북한도 이번에는 주의제로 인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5일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에게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면서 "북측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측의 체제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② 남북정상회담 끝나면 곧바로 북미정상회담...'남남갈등' 억지 요인 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지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곧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 (정확한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 또는 6월초"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국면이 '북핵 문제 해결의 적기'라는 평을 받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고,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남북정상회담에 1의 공을 들였다면, 북미간 소통에 적어도 3이상의 공을 들였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에는 북미정상회담이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회담이 이전 두 회담에 비해 남남갈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전폭 지지하고 있고, 자신이 나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적극적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임 실장은 "과거 남북간 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던 데는 남북, 북미, 한미간 소통이 잘 조화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현실의 외교에서 미국의 인내와 동의 없이 중요한 방향 전환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③ 대통령 집권 첫 해... 강한 동력

1차 정상회담은 김대중 대통령 집권 3년차에, 2차 정상회담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 마지막해인 5년차에 열렸다. 2차 정상회담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등 풍성한 성과를 낳았으나 5개월 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면서 9년 동안 '죽은 문서'가 돼버렸다.

반면 이번에는 정권의 힘이 가장 강한 집권 1년 차라는 점에서 합의 이행 동력이 매우 강력한 편이다. 1차 회담에 비해서도 훨씬 상황이 좋다.

북한의 경우 사실상 종신 집권하는 정치체제이기 때문에 우리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1980년에 후계자로 공인되고 1994년에 최고지도자가 된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의욕이 왕성한 집권 7년차에 첫 정상회담에 나서게 된다.

④ 첫 판문점 회담... 북한 최고지도자 첫 남측 방문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장 공개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정상회담 테이블은 궁궐의 교각 난간 형태를 모티브로 하여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제작됐으며 정상들이 앉는 테이블 중앙 지점의 테이블 폭을 2018mm로 제작, 한반도 평화 정착 실현을 위한 역사적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담장 배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고 있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이 걸려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실내 인테리어는 한옥의 대청마루를 모티브로 전체적으로 한옥 내부 느낌이 나도록 조성했다. ⓒ 연합뉴스
1. 2차 정상회담은 모두 평양에서 열렸으나 이번에는 판문점이 그 장소다. 정확히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이다. 판문점은 유엔군과 북한 조선인민군의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으로 남북 쌍방의 행정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지만,  굳이 선을 그으면 평화의 집은 유엔군과 유엔군이 경비를 위임한 한국군 대대가 관리하는 남측 관할 구역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처음으로 북측 정상이 남측을 방문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합의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명시했으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이는 북한의 대화 의지를 의심하는 주요 근거의 하나가 돼 왔다. 임 실장의 언급은 미완이기는 하지만 북 최고 지도자의 답방이 실현됐음을 반기는 발언인 셈이다.

그는 이번에 나올 합의문의 명칭에 대해 "'판문점 선언'이 됐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이후 상황에 따라, 정상회담 정례화와는 별개로 '판문점 회담'이 정착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일체 의전이나 행사를 과감히 생략하고 의제에 집중하는 실질적인 회담이 이어질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⑤ 1·2차는 2박3일 일정... 이번에는 '당일치기'

이전 두 차례 회담은 모두 2박3일 동안 열렸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뒤 카퍼레이드 등의 의전을 받으면서 평양으로 들어가 이틀 동안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그동안 수행원들은 북측의 중요 시설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이번에는 단 하루다. 의전은 최대한 간소하게 하고 의제 합의에 집중하는 '실무 회담'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회담 성과가 만족스럽고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성과가 나올 경우 금년 내 다시 '성대한' 남북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구상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번외] 리설주도 올까?... '남북 정상 부부 동반 회동' 의미 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씨가 동행한다면 이 역시도 남북정상회담 역사상 매우 의미있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부부동반으로 만난다는 것으로,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정상국가화'의 정점을 찍는 의미가 있으며, 한반도의 안정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오전 브리핑에서 "리설주 여사의 동행여부에 대한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면서 "저희들은 (리 여사가) 27일 오후에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특별취재팀]
취재: 황방열(팀장) 구영식 안홍기 유성애 신나리
오마이TV: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조민웅 김혜주
사진: 권우성 유성호 이희훈
편집: 박수원 김지현
그래픽: 고정미

태그:#2018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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