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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지곡초등학교 앞 산에 A사의 콘크리트 실험실 공사가 한창입니다.
 용인 지곡초등학교 앞 산에 A사의 콘크리트 실험실 공사가 한창입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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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갑질이 한창 논란입니다.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만 재벌 갑질의 전부가 아닙니다. 기업이 법을 어긴 잘못된 공사를 하면서 오히려 지역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검찰에 고소하고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로 주민들을 협박하는 기막힌 '소송 갑질'도 있습니다.

A사가 경기도 용인시 지곡초등학교 앞산을 깎고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를 건축 중입니다. A사는 이 과정에 주민과 초등학교 학부모 50여 명을 업무방해로 검찰에 고소하고, 약 2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A사의 무차별적인 고소와 소송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수년째 재판에 불려 다니는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업무방해 고소와 2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가 과연 기업의 정당한 권리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관련기사: 흉측한 초등학교 앞산... 아이들이 위험하다 )

먼저 지금 현재 지하1층을 건축 중인 A사의 공사 현장을 하늘에서 살펴보겠습니다. A사의 설계도와 2018년 4월 8일 현재 건축중인 건물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모양을 비롯하여, 3개의 콘크리트 실험실들과 항온항습실과 화학실험실, 그리고 각 실험실의 문의 위치까지 설계도와 동일해 보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각 실험실 구조가 설계도대로 시공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각 실험실 구조가 설계도대로 시공되고 있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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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대로 시공 중인데, 최종 도면이 아니다?

그런데 특이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이 설계도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A사는 이 설계도는 공사비를 산정하기 위한 개략적인 설계도에 불과하다며 최종도면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공사비 산정을 위한 개략적인 설계도로 공사를 착공하면 건축법 위반인데, 왜 A사는 현재 시공 중인 도면을 부인하는 것일까요?

콘크리트 실험은 다량의 폐수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A사는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환경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받았고, 용인시로부터 폐수 발생이 없는 조건으로 인허가를 받았습니다. 

A사의 인허가 서류에 관계된 B씨가 설계도에 대량의 폐수배출시설들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설계도에는 무려 13톤 체적의 수중양생조와 23톤 용량의 폐수처리장과 3개의 콘크리트 실험실과 폐수가 다량 발생하는 실험 장비들로 가득했습니다.

B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에게 설계도를 공익 제보하였습니다. 2015년 가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의원은 A사의 연구소가 폐수배출시설로써 허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들과 여러 건축사들에게 600여 장에 이르는 A사의 설계도를 보여주고 자문을 구했습니다. 아주 잘 만든 설계도로 이렇게 만들기 쉽지 않다고들 강조했습니다. 약 10억 원의 설계비를 주고 완성한 설계도임에도 A사가 설계도를 부인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설계도를 최종도면으로 인정하는 순간, 폐수배출시설을 감춘 불법 공사가 되어 건축허가가 취소되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15개월 걸친 허가 취소 결정, 1시간 만에 뒤집혔다)

 콘크리트실험실이 있는 A사의 지하 1층 환기덕트 평면도입니다. 13톤 체적의 수중양생조와 23톤 용량의 폐수처리장이 있고, 3개의 콘크리트실험실과 항온항습실이 설계되어 있으며 각 실험실마다 실험장비들이 정확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콘크리트 실험실1에 믹서기 3대, 콘크리트 실험실2에 믹서기 1대 위에는 분진 처리를 위해 덕트를 설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폐수배출시설임과 이미 완벽한 설계도임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콘크리트실험실이 있는 A사의 지하 1층 환기덕트 평면도입니다. 13톤 체적의 수중양생조와 23톤 용량의 폐수처리장이 있고, 3개의 콘크리트실험실과 항온항습실이 설계되어 있으며 각 실험실마다 실험장비들이 정확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콘크리트 실험실1에 믹서기 3대, 콘크리트 실험실2에 믹서기 1대 위에는 분진 처리를 위해 덕트를 설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폐수배출시설임과 이미 완벽한 설계도임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 A사의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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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사는 이 설계도가 발각되자 수중양생조를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항온항습실로 1차 설계변경하였고, 또다시 모든 콘크리트 실험실들을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분석실 등으로 설계변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종도면도 아니고, 2번의 설계 변경까지 했다면 지금 건축 현장에선 어떤 도면으로 시공하고 있을까요?

망원렌즈로 공사 현장 살펴보니

현장에 근로자들이 들고 있는 설계도를 망원렌즈로 살펴보았습니다. 최종도면이 아니라고 부인하던 바로 공익제보 도면과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 실험실들을 설계 변경해서 없앴다더니 13톤의 수중양생조와 23톤의 폐수처리장과 콘크리트실험실이 그려진 공익제보 도면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건축물을 시공하는 C사가 현장에서 두꺼운 설계도를 넘기며 전기배선이 제대로 진행 중인지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600여 장의 설계도에서 똑같아 보이는 도면을 찾아냈습니다. 공익제보 도면 중 [EP1-07 인테리어 조명기구 상세도2]였습니다.

 최종도면이 아니라더니, 바로 그 도면과 같은 것으로 추정되는 도면으로 현장에서 시공 중인 모습이 딱 찍혔습니다.
 최종도면이 아니라더니, 바로 그 도면과 같은 것으로 추정되는 도면으로 현장에서 시공 중인 모습이 딱 찍혔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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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 S-440 보일람표10]와 [전기, EP1-10 지하1층 전등설비평면도]를 비롯해 각 층의 전등설비 평면도와 여러 설계도들이 모두 카메라에 찍혔고, 전체적 윤곽이 공익제보도면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특히 전체 600여장의 설계도 중 가장 중요한 설계도가 딱 걸렸습니다. [전기, EP-30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였습니다.

 콘크리트 실험실에 실험 장비 리스트가 기록된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가 딱 찍혔습니다.
 콘크리트 실험실에 실험 장비 리스트가 기록된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가 딱 찍혔습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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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는 A사가 폐수배출시설을 감추려고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설계도입니다. 설계도면 안에 콘크리트물리실험실, 콘크리트실험실1, 콘크리트실험실2, 항온항습실 등에 설치할 장비 목록과 규격까지 상세히 지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1층 각 실험실에 설치할 실험 장비 종류와 규격까지 지시하는 장비리스트입니다. 폐수배출시설임을 100% 증명하는 증거이지요. 페수발생이 없다고 인허가 받은 A사가 이 설계도를 부인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하1층 각 실험실에 설치할 실험 장비 종류와 규격까지 지시하는 장비리스트입니다. 폐수배출시설임을 100% 증명하는 증거이지요. 페수발생이 없다고 인허가 받은 A사가 이 설계도를 부인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A사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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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A사는 설계도가 발각되자 [용인연구소 운영계획]을 환경부와 용인시에 제출하며 30리터 용량의 소형팬믹서기 2대와 3리터 소형 몰탈믹서기 1대가 전부로써 1일 33리터 소량의 폐수만 발생하기에 폐수배출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EP-30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 장비리스트에는 대용량의 콘크리트믹서기 4대와 몰탈믹서기 2대, 콘크리트 절단기 1대, 연마기 1대, 동결융해시험기 등 다량의 폐수발생시설들을 설계 지시하고 있고, 지하1층 실험실에 그대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A사의 [용인연구소 운영계획]이 폐수배출시설을 감추려는 거짓임을 증명하는 설계도였던 것입니다.

또 A사는 폐수배출시설이 논란이 되자 수중양생조를 항온항습실로 설계변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작업 중인 근로자들이 들고 다니는 [EP-30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 장비리스트에는 항온항습실이 이미 따로 존재합니다. 심지어 콘크리트물리실험실과 콘크리트실험실2에도 항온항습기가 추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항온항습실이 이미 3곳에 설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A사는 수중양생조를 항온항습실로 설계변경한다고 관계기관을 속인 것입니다.

'폐수배출시설' 추정 시설, 설계도에 그대로 남아

A사는 우원식 의원에게 공익제보된 설계도면이 최종도면이 아니며, 설계변경으로 수중양생조와 폐수처리장을 삭제하고, 폐수가 발생하는 콘크리트 실험실도 없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에 수없이 찍힌 설계도는 A사 주장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작업자들이 가장 많이 들고 다니던 설계도가 [EP-30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에서 위에서 살펴본 장비리스트를 빼고 설계도만을 흑백으로 확대한 도면으로 보입니다.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 중 장비리스트를 빼고 설계도만을 확대하여 작업 현장에서 시공 중인 장면입니다.
 지하1층 전열설비 평면도 중 장비리스트를 빼고 설계도만을 확대하여 작업 현장에서 시공 중인 장면입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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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축물 지하 1층 실험실에는 수중양생조와 폐수처리장이 존재하고, 콘크리트실험실1에 믹서기 3대와 콘크리트 절단기 1대와 연마기 1대, 그리고 콘크리트실험실2에 믹서기 1대 설치 위치에 전열선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근로자들이 들고 시공 중인 [지하1층 전열설비 확대평면도]에 수중양생조와 폐수처리장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그대로 존재하고, 콘크리트믹서기 전열선의 위치도 똑같아 보입니다. 최종도면이 아니라던 주장도, 설계 변경했다는 주장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작업자가 들고 시공 중인 지하1층 전열설비 확대평면도입니다. 건물의 구조는 물론 수중양생조와 폐수처리장이 동일합니다. 4칸으로 나눠진 폐수처리장의 구조까지 확인 가능합니다. 콘크리트 믹서기들의 전열선 위치가 동일합니다.
 작업자가 들고 시공 중인 지하1층 전열설비 확대평면도입니다. 건물의 구조는 물론 수중양생조와 폐수처리장이 동일합니다. 4칸으로 나눠진 폐수처리장의 구조까지 확인 가능합니다. 콘크리트 믹서기들의 전열선 위치가 동일합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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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상세히 설계할 시간은 있는데, 실험장비를 설계할 시간이 없었다?

지하1층에 공사 중인 화장실과 설계도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2개의 화장실 구조가 똑같았습니다. 첫 번째 화장실에 남자화장실 양변기 3개, 남자소변기 5개, 세면기 2개, 그리고 여자화장실에 양변기 4개와 세면기 3개의 수와 위치가 똑같았습니다. 두 번째 화장실에서 남녀 화장실 양변기가 3개씩 설계도대로 시공되었습니다.

 지하1층 설계도대로 화장실의 양변기와 소변기, 세면기 등이 시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도면에 있는 콘크리트 실험실의 장비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설계할 시간은 있었지만, 실험실 설계할 시간이 없었다는게 말이 될까요?
 지하1층 설계도대로 화장실의 양변기와 소변기, 세면기 등이 시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도면에 있는 콘크리트 실험실의 장비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설계할 시간은 있었지만, 실험실 설계할 시간이 없었다는게 말이 될까요?
ⓒ 최병성. A사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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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사는 화장실 상세도에 양변기뿐 아니라 비데, 휴지걸이, 손드라이, 거울 등의 위치와 높이까지 상세도 3장에 세세하게 설계하였습니다. A사는 화장실은 설계도와 똑같이 건축하면서, 똑같은 설계도에 있는 실험실 장비들은 시간이 없어 완성된 설계도가 아니라고 부인합니다. 

이 건축물의 주목적이 화장실 건축이 아니고 콘크리트 혼화제 실험실입니다. 화장실은 상세히 설계할 시간이 충분했는데, 건축물의 주 목적인 실험장비는 설계할 시간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사실 공익제보된 설계도에는 실험장비들이 상세하게 설계되어 있고, 그 실험장비들을 기본으로 환기덕트평면도, 위생배관평면도, 공조덕트평면도 등 수많은 설계도들이 완성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설계도 완성 일시가 공사 착공 몇 달 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은 폐수배출시설을 감추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 상대 소송 멈추고 공사 중단해야 한다

어떤 공사 현장도 공사비 산정 수준의 개략적인 설계도로 공사를 착공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공사비 문제로 건축주와 시공사간에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건축법에 착공시 제출해야 할 설계도를 지시하고 있습니다. 건축주가 시간이 없다고 마음대로 착공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 현장에서 사용되는 설계도는 우원식 의원실에 공익제보된 설계도와 사실상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폐수발생시설을 감췄다면 A사는 [물환경보전법 위반]한 불법 공사에 해당됩니다. 환경영향평가서에 폐수가 없다고 거짓 작성했다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죄에 해당됩니다. 또 A사 스스로 공사비 산정 수준의 설계도로 착공했다고 고백했으니 착공시 제출해야할 설계도를 위반한 건축법 위반입니다. 그리고 시공사와 감리사 역시 폐수배출시설을 시공하며 불법을 묵인했다면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한 공범들이 됩니다. 

지난 4년 동안 수십 명의 주민들이 A사의 소송으로 평생 처음 검찰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지금도 재판 받느라 법원을 오가야 하고, 20억 원의 손해배상이라는 심리적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기업의 불법엔 눈감고, 초등학생들의 안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주민들에게만 엄격한 법의 잣대를 적용하는 검찰과 경찰의 잘못된 수사 적폐가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환경부와 용인시는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한 A사의 공사를 즉각 중단시키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입니다.

4월 25일 오후 5시 열린 수원지방법원 행정소송에서 주민들은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설계도를 비교해 보여주며 최종도면임을 설명했습니다. 재판장은 '설계도면대로 똑같이 현장에서 시공되고 있다'고 기록하겠다고 했고, A사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및 담당 변호사의 변론에서 '(공익제보된 설계도면은)최종도면이 아니라 견적용 도면에 불과하며, 수중양생조와 폐수처리장을 삭제하였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였습니다. 이제 법원의 현명한 판결만 남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 최병성 기자는 경기도 용인시 지곡동 주민으로, 현재 지곡초등학교 앞에 건축 중인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의 문제점를 꾸준히 지적해 왔으며, 회사쪽과 각종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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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교육,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