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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해 달라"라고 요청하자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 때에 아베 총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사진은 지난 2월 9일 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2월 9일 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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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 오후 4시부터 40분 동안 전화통화했다. 이날 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과 18일에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일정상회담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설명하면서 특히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하고 납치된 사람들이 일본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전하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해 달라"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미 기회가 닿는 대로 북쪽에 납치문제를 제기했다"라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 때도 아베 총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이 동북아 평화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할 생각이다"라고 화답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얘기하겠다고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기회가 닿는 대로 북쪽에 납치문제를 제기했다"라고 한 문 대통령의 답변 내용에는 "그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라고만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런 문제(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중요하다"라며 "아베 총리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특별히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도 이것을 정중하게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자들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북일간에 풀어야 할 문제인데 한국이 주도해서 만든 테이블에 일본이 무임승차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관계자는 "그럴 정도로 리스크가 있지는 않아 보인다"라고 일축했다.

아베 "남북-북미회담 성공하면 북일 과거 청산 등 이룰 수 있어"

문 대통령은 또 전화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이고 일본과 북한 두 나라 사이의 관계 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일북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이 잘 될 경우 일본과 북한과 사이의 대화나 일북 정상회담이 이어질 필요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과 북한 사이에는 핵과 미사일 그리고 납치 등 여러 문제가 있으나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치면 일본과 북한 사이에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은 핵 문제, 미사일 문제, 납치 문제가 해결된다는 걸 의미하며, 그럴 경우 일본과 북한 사이에서 과거 청산과 관계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일본과 북한 사이의 과거 청산과 관계 정상화"를 언급한 것과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지금 일북수교라는 표현은 안 썼지만 과거청산, 관계 정상화 등의 표현을 쓴 것은 진일보한 것이다"라고 평가하면서 "'과거 청산'이라는 표현은 일제 강점 기간 동안에 있었던 (피해)보상문제까지 해결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일본을 빠뜨리고 어떻게 할 수 있겠나?"라며 "그것은 (일본 등) 주변국들의 협조와 지지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종전선언은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

이어 아베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어떤 전망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남북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라며 "그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아베 총리와도 협의를 해나가겠다"라고 답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4 선언 때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것은 당시 중국의 반응을 감안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라며 "(종전선언을 위한 합의를) 3자로 해야겠다, 4자로 해야겠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남북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뒤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태그:#아베 신조, #일본인 납치자 문제, #문재인,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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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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