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천재타자와의 맞대결도 '코리안 몬스터'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와 작 피더슨, 키케 에르난데스, 코디 벨린저의 홈런에 힘입어 다저스가 4-0으로 승리했다.

단 89개의 공으로 7이닝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파죽의 3연승 행진을 달리며 평균자책점도 1.99로 뚝 떨어트렸다. 한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오승환은 팀이 1-9로 대패를 당한 뉴욕 양키스전에 등판하지 않았고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세 번째 타석까지 2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스트라스버그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류현진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화면 캡처


지난 1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시작으로 4연승의 상승세를 타던 다저스는 21일 워싱턴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2-5로 패하며 연승의 흐름이 끊어졌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주목했던 양 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맥스 슈어저, 사이영상 3회 수상자들끼리의 맞대결 패배라 충격은 1패 이상이었다(커쇼 7이닝4K 4실점, 슈어저 6이닝9K 1실점).

이번엔 류현진의 차례다. 리치 힐의 갑작스런 이탈로 휴식일이 하루 줄어든 류현진은 슈어저만큼 부담스러운 상대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만났다. 저스틴 터너, 로건 포사이드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다저스는 크리스 테일러가 2루수로 출전하고 중견수엔 피더슨을 배치했다. 이에 맞서는 워싱턴은 발가락 부상을 당한 3루수 앤서니 론돈을 제외한 주전 대부분이 선발 출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좋은 기억이 있는 다저스타디움에서 1회부터 자신 있는 투구를 펼쳤다. 비록 2사 후 브라이스 하퍼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제구가 흔들리진 않았고 이어진 라이언 짐머맨은 초구에 땅볼로 잡아냈다. 워싱턴의 선발 스트라스버그 역시 1회말 투구에서 삼진2개를 곁들이며 공10개로 간단히 세 타자를 돌려 세웠다.

류현진의 안정된 투구는 2회에도 이어졌다. 류현진은 1사 후 포수 맷 위터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마이클 A.타일러와 윌머 디포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다저스는 2회말 공격에서 1사 후 피더슨의 솔로 홈런을 통해 선취점을 뽑았다. 올 시즌 타율 .176 무홈런4타점으로 부진했던 피더슨은 자신의 26번째 생일을 맞아 5번타자에 배치돼 첫 타석에서 자축포를 터트렸다.

류현진은 3회 트레이 터너에게 안타, 하퍼와 짐머맨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원치 않는 방향으로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내준 허무한 볼넷이 아닌 스트라이크존에 가까운 공을 타자가 잘 골라내며 허용한 '공격적인 볼넷'이었다. 류현진은 2사 만루에서 론돈 대신 5번 타자로 출전한 모이세스 시에라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3회 만루 위기를 넘기며 자신감을 찾은 류현진은 4회 더욱 공격적인 투구로 워싱턴의 하위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선두타자 위터스를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타일러를 상대로는 시속 146km의 빠른 공으로 삼진을 추가했다. 그리고 디포는 풀카운트에서 다시 한 번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KKK, 그야말로 완전무결한 세 타자 연속 삼진이었다.

다저스 선발진의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3경기 연속 '몬스터모드'

다저스는 4회말 야스마니 그랜달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의 기회를 코디 벨린저의 병살타로 날려 버렸다. 5회 짧은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으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스트라스버그를 삼진, 터너를 내야 플라이, 하위 켄드릭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4회까지 65개의 공을 던졌던 류현진은 5회 단 9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며 투구수를 줄였다.

류현진은 5회말 공격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와 스트라스버그를 상대로 큼지막한 장타성 파울을 때려내며 다저스타디움 홈관중을 열광시켰다(결과는 루킹 삼진). 물론 류현진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하퍼부터 시작되는 6회 투구. 앞선 두 타석에서 하퍼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6회 하퍼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짐머맨은 땅볼, 시에라를 삼진으로 잡으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6회말 무사 만루 기회를 잡고도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6회까지 84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류현진은 공3개로 위터스와 타일러를 우익수 플라이로 간단히 처리했고 디포 역시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번 시즌 개막 후 가장 긴 7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플러스 투구(7이닝 이상3자책이하)를 기록한 류현진은 3회 2사만루부터 무려 13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7회말 타석에서 에르난데스로 교체됐고 에르난데스는 류현진에게 2점의 리드를 안기는 대타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다저스는 8회에 올라온 토니 싱그라니가 삼진2개를 곁들이며 8회를 완벽하게 막아냈고 8회말 공격에서 벨린저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4점의 리드를 안고 등판한 마무리 켄리 젠슨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다저스 선발 투수 중에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커쇼 2.45). 3경기 연속 8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것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나온 기록이다. 류현진은 지난 3경기에서 19이닝 동안 안타를 단 6개 밖에 맞지 않았다. 올 시즌 22.2이닝 동안 2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은 9이닝당 10.7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4경기에서 3승을 기록하며 4연패로 시작했던 작년과는 전혀 다른 초반을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스트라스버그와의 맞대결에서 다저스를 연패의 위기에서 구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리였다. 오는 27일 다저스가 하루의 휴식일이 있는 만큼 류현진은 오는 28일 영원한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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