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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의혹이 난무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음모론처럼 여겨졌던 '댓글 여론 조작'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대여섯 명이 모여 단 몇 시간만에 '여론'을 만들어냈다.

조작 가능한 포털 뉴스에 대해 꾸준히 문제 제기해온 정치인들이 있다. 민주당 신경민·박광온 의원과 평화당 김경진 의원이다. 의원들은 이번 드루킹 사건으로 수면 위에 오른 인터넷 여론 조작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 의원의 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말]
대독 브리핑하는 박광온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안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문재인 후보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박 공보단장은 대독 브리핑을 통해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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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회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법안이 새로 발의됐다.

-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매크로 등)프로그램을 사용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매출액의 100분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 (매크로 등)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가짜정보의 확산에 기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로부터 10여일 뒤, 매크로(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를 이용한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사건'이 정국을 강타한다.

드루킹 사건을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법안을 제출한 이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시정)이었다. 포털의 가짜뉴스 관리·처벌을 강화하고 매크로를 이용한 여론 조작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박 의원이 발의한 '가짜정보 유통 방지에 관한 법률안'의 골자다. 이 법안에 따르면 매크로를 이용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필명, 김아무개씨)은 물론,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한 네이버 또한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네이버 등 포털은 매출액의 10%이상을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박 의원은 1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에서 여론이 조작되고 사회 전체가 피해를 보는데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라면서 "대다수의 선량한 댓글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합당한 의무를 부과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 1월 남북 단일팀 사안 때부터 비정상적인 여론 조작을 감지했다"라며 "매크로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대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심하게 공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번 법안에 함께 포함된 혐오 표현의 유통 금지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사회 통합을 막는 혐오 표현들이 인터넷에 유통되는데도 표현의 자유라는 울타리로 보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포털 규제로 우리 사회의 여성 혐오·지역 혐오 등 여러 혐오 표현들을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 <오마이뉴스>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법안 통과되면 네이버는 매출액 10%이상 과징금·드루킹은 3년 이하 징역"

- 드루킹 사건으로 포털 댓글 여론조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일 매크로를 사용한 인터넷 여론 조작을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는데.
"올해 들어 갑자기 정부를 비방하는 포털 댓글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트위터 계정들로부터 여권을 비판하는 트윗들이 반복 재생산되는 경향도 심해졌다. 이후 포털 뉴스와 관련된 토론회도 열고, 그것을 바탕으로 법안도 발의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것은 드루킹 사건이 터지기 이전인데, 법안에 이미 매크로 작업을 할 경우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 매크로 여론 조작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누구를 처벌한다는 것인가.
"5일 제출한 법안을 이번 드루킹 사건에 대입해 보면 먼저 네이버에게 전체 매출액 10%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네이버가 매크로를 이용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루킹도 처벌 대상이 된다. 법안에 매크로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짜정보의 확산에 기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 드루킹에게도 이 법안이 적용되나.
"온갖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을 과장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법 취지를 넓게 해석하면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이번 법안은 매크로 조작뿐 아니라 가짜뉴스나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 등 포털은 가짜뉴스 처리 업무 담당자를 채용해야 하고, 명백히 위법한 가짜뉴스는 24시간 내로 삭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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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뉴스를 제어하다가 자칫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로 그런 점에서 가짜뉴스의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느라 노력했다. 가짜뉴스를 ▲ 법원의 판결로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된 것 ▲ 언론사가 정정보도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한 것 ▲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결정한 것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허위사실 공표, 지역·성별비하 및 모욕으로 삭제 요청한 것 등으로 제한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려 신경 쓴 것이다.

드루킹 사건 경우도 마찬가지다. 망 사업자인 네이버를 처벌하는 것이 과연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할 수 있나. 네이버에서 여론이 조작되고 사회 전체가 피해를 보는데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일반인들이 좌표를 찍고 댓글을 다는 것은 처벌할 수 없지만 드루킹 일당처럼 소수가 기계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마땅히 처벌돼야 할 잘못이다. 드루킹 일당도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면서 반론을 제기할 지 모르겠지만 여론 조작은 표현의 범위를 넘어선 일종의 사기 아닌가. 표현의 자유는 상호 배려의 원칙이다. 대다수의 선량한 댓글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합당한 의무를 부과하는 게 맞다.

혐오·차별 표현에 대한 얘기도 꼭 덧붙이고 싶다. 이번 법안을 내면서 독일 사례를 많이 검토했다. 독일은 표현의 자유를 그냥 무한히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혐오·차별 표현에 대해선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보고 매우 엄격히 규제한다. 우리 사회의 여성 혐오나 지역 혐오 등 여러 가지 방식의 혐오들도 포털 규제를 통해 걸러낼 것은 걸러내야 한다고 본다. 해악이 너무 많고 사회 통합을 막는 것들이 인터넷에 유통되는데도 표현의 자유라는 울타리로 사회가 보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

"1월 단일팀 때부터 이상 징후 감지"

마지막 경기 마친 남북단일팀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마지막 경기인 스웨덴전을 마친 뒤 둥글게 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지난 2월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마지막 경기인 스웨덴전을 마친 뒤 둥글게 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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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사건으로 논란이 되기 이전부터 매크로를 통한 여론 조작 문제를 제기해온 이유가 있나.
"SNS를 아주 적극적으로 하는 편은 아니지만 필수적인 소통 수단이라고 생각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조금만 해봐도 똑같은 댓글들이 서로 다른 아이디로 동시에 반복해서 어마 어마하게 올라오는 걸 알 수 있더라. 네이버 같은 포털은 더 심하다. 거의 초단위로 추천 클릭수가 올라간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당원이나 지지자 상당수도 그런 것들을 캡쳐해서 수없이 보내온다. 조작이 실제로 있다면 찾아내고 색출해 뿌리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 법안도 처음에 논의할 땐 매크로 부분이 들어있지 않았다. 가짜뉴스나 혐오·차별 표현 처벌을 중점으로 준비하다가 매크로 등 여론 조작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인지하고 막판에 넣은 것이다."

- 이번 드루킹 사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일반인들이 댓글을 다는 행위는 문제될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직업적으로 댓글이 달리고 조작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정상적인 여론 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드루킹 사건으로 이런 것들이 표면화됐다. 보통의 일반 이용자가 기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댓글을 달 수는 있지만, 어떤 방향성을 설정해놓고 댓글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면 전체적인 여론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 만약 이런 활동들이 선거철마다 사무적인 공간에서 당선, 혹은 낙선을 위해 행해진다면 명백히 선거법 위반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다.

특히 매크로 같은 대대적인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민주주의를 더 심하게 공격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 당이 먼저 고소·고발한 것 아닌가. 지난 1월부터 갑자기,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당시)남북 단일팀 사안에 대해 엄청나게 비정상적인 여론 조작이 이뤄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우리 의원들도 그랬고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느꼈다. 지금까지 드러난 건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대대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드루킹? 혼자 등 돌린 사람이 총 쏜 것"

굳게 잠긴 '드루킹'의 출판사 인터넷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경제공진화를위한모임(공진모) 운영자 김모씨(필명 드루킹)가 공동대표인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느릅나무출판사. 입구는 자물쇠로 채워진 채 사무실은 폐쇄되어 있다.
▲ 굳게 잠긴 '드루킹' 출판사 인터넷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경제공진화를위한모임(공진모) 운영자 김모씨(필명 드루킹)의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느릅나무출판사. 지난 16일 이 사무실은 자물쇠로 채워진 채 폐쇄돼 있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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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등 일각에선 대선 전에도 이같은 여론 조작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 문제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연루됐다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 선거 때면 부지깽이가 와서 도와준다고 해도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저 사람과 같이 다니면 평판이 안 좋아져 표가 떨어진다고 해도 선거철 되면 어쩔 수 없이 악수하고 같이 사진도 찍는 게 정치판이다. 하다 못해 국회의원 선거도 그런데 대선은 오죽하겠나. 거의 '난장'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김 의원은 대통령 후보의 측근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만나려고 했을 것이고 수백, 수천의 보고서나 문자, 텔레그램이 왔을 것이다. 그것들 하나하나를 절대 확인할 수 없다.

드루킹 사건은 이미 혼자 등 돌리고 난 사람이 총 쏜 것이라고 본다. 김 의원이 연루됐다는 표현보단 대선 때 의도를 갖고 접근한 사람들이 선거 후에 뭔가를 잔뜩 기대했다가 그 기대만큼 채워지지 못하니 일종의 보복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드루킹이 이끈 조직은 약간 보통 사람들과 달리 조직적인 믿음이나 종교적인 확신 속에 들어있던 것 아닌가 한다.그런 사람들일수록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이 대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객관적 평가보단 그런 류의 확신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지금껏 내놓은 해명들이 아마 큰 줄거리에서 더 합리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야당에선 특검을 주장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수사부터 해보고 하든 말든 하는 것 아닌가. 특검은 권력이 작용해 뭔가를 은폐할 경우 하는 건데 드루킹 건은 우리 당이 오히려 피해자다. 피해자가 수사를 꺼리거나 은폐할 이유가 없지 않나."

[드루킹과 포털- 인터뷰①]신경민 "제2의 드루킹 막으려면 포털 댓글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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