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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배재대학교 우남관 앞에 설치된 이승만 동상 앞으로 이동해 ‘철거계고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배재대학교 우남관 앞에 설치된 이승만 동상 앞으로 이동해 ‘철거계고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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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민사회단체들은 4.19혁명 58주년을 맞은 4월 19일 오전 11시, 배재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인권유린 민간인 학살 책임자 이승만 동상 철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은 4.19혁명 58주년을 맞은 4월 19일 오전 11시, 배재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인권유린 민간인 학살 책임자 이승만 동상 철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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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58주년을 맞이한 19일,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전시 서구 배재대학교 교내에 설치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배재대학교 정문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이승만은 민주인권 유린,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라며 학교 측에 조속한 철거를 요구했다.

이승만 동상 철거제안 취지 설명에 나선 김병국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올해는 제주 4.3항쟁 70주년이고, 내년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운을 뗀 뒤, "수만 명의 제주도민을 희생시킨 4.3학살과 대전 산내 골령골 등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라며 "진리탐구의 산실이 돼야 할 우리 지역의 대학 교정에 이승만 동상이 버젓이 서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이승만은 누가 뭐래도 독재자였고, 반민특위를 무력으로 해산시켜 친일잔재 청산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무산시킨 반민족 행위자"라며, "헌법이 정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사사오입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꾀했고, 전국적인 부정투표를 자행해 민주주의를 짓밟고, 이로 인해 4.19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났다"며 이승만 동상 철거를 배재대학교 측에 요구했다.

'양심과 인권-나무' 김종서 공동대표(배재대 공무원법학과 교수)도 "이승만은 민간인 집단학살의 장본인이고, 친일파 청산을 좌절시킨 민족반역자이자, 헌법을 장기집권의 도구로 이용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50년 이상 후퇴시킨 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승만은 한국사회의 굴절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하고 있는 충청평화나비네트워크대전연합 이해솔 지부장. 이해솔 학생 오른쪽에 오광영 배재대학교민주동문회 회장이 있다. 오광영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승만 동상 철거 운동의 경과보고를 했다.
 발언을 하고 있는 충청평화나비네트워크대전연합 이해솔 지부장. 이해솔 학생 오른쪽에 오광영 배재대학교민주동문회 회장이 있다. 오광영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승만 동상 철거 운동의 경과보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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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평화나비네트워크 대전연합지부장 이해솔씨(배재대 글로벌관광호텔학부 14학번)도 "제주 4.3의 주된 책임자, 가해자이자 민족반역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승만은 배재대학교의 가장 불명예스러운 인물"이라며 "이승만 동상이 교정에 남아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이승만이 올바르게 역사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승만 동상 앞을 매일 오가는 학생과 교직원 중 머리 숙여 존경심을 존경하는 표현하는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대학 측에서 먼저 동상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배재고등학교 선배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외쳤던 4.19 그때처럼, 동상을 쓰러트렸던 87년 6월 항쟁 당시 배재대 선배 학생들처럼, 학교 안 우상을 치우는 일에 나서주십시오"라며 배재대학교 학생들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대전시민에게는 "대전은 '3.8 의거'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땅"이고, "대전형무소에서,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이승만에 의해 살해된 수 천여 명의 유가족들이 소리 죽여 흐느끼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이승만 동상 철거 운동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문은 김경희 대전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낭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전본부, 양심과인권-나무, 배재대학교민주동문회 등 49개 단체가 참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배재대학교 우남관 앞에 설치된 이승만 동상으로 이동해 최단 기한 내에 이승만 동상을 자진 철거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철거계고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승만 동상을 최단 기한 내 철거할 것을  배재대학교 측에 요구하는 ‘철거계고장’
 이승만 동상을 최단 기한 내 철거할 것을 배재대학교 측에 요구하는 ‘철거계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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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향후 기자회견 참여단체를 중심으로 '배재대학교 이승만 동상 철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배재대학교 학내 구성원과 대전시민에게 이승만 동상의 철거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배재대학교 학내 구성원들과 연대해 철거운동의 공감대를 배재대학교 내부에 확산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재대학교 내 이승만 동상은 1987년 2월, 이승만이 '배재학당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3회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세웠다. 하지만 그해 6월항쟁 과정에서 학생들이 동상을 철거했다. 수년 뒤 학교 측이 동상을 다시 세웠지만 학생들이 계란과 페인트를 끼얹는 등 철거시위로 1997년 학교 측이 자진 철거했다. 그러던 중 2008년 학교 측이 교수,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로 이승만 동상을 건립해 다시 지금의 자리에 동상이 세워졌다.

배재대학교 동상 앞에서 만난 한 신입생들은 "이승만 동상 철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있다면, 응당히 철거하는 게 맞다"고 말했고, "나도 (이승만)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승만 동상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이승만 동상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갖지 못하거나 무관심한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승만동상, #4.19혁명, #배재대학교, #우남관, #이승만동상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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