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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 합의를 축하하기 위해 맞잡은 두 손을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6.15 공동선언 합의를 축하하기 위해 맞잡은 두 손을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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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사항 이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대통령께서 임동원 특보를 자주 평양에 보내세요."(김정일)
"…그런 문제를 비롯하여 뭔가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우리 두 정상이 직접 의사소통합시다. 이 기회에 두 정상 간 비상연락망(핫라인)을 마련하는 게 어떻겠습니까."(김대중)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합시다"(김정일)
- 김대중 자서전 2, 287~288쪽

2000년 6월 14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정상간 핫라인 설치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즉석에서 수락했다.

첫 남북핫라인은 1971년 개설돼
남북간 핫라인은 1971년  1차 남북 적십자 예비회담 당시 우리 측에서 "회담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판문점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상주 연락관과 직통전화를 두자"는 제안을 북이 수용하면서 그해 9월22일 판문점의 남쪽 자유의 집과 북쪽 판문각을 전화선으로 연결한 직통선이 처음이었다.

그뒤 남북은 상황에 따라 서울과 평양으로 연장하기도 하면서, 그 회선 수를 공식·비공식적으로 확장해왔다. 김영삼 정부때는 유명무실해졌고, 김대중 정부 들어 1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를 '정상간 핫라인 형태로 복구한 것이다.

그로부터 4일 뒤 국정원과 북측 통일전선부 사이에 핫라인이 개설됐고, 당시 임동원 국가정보원장과 북측 김용순 대남비서를 통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메신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원 국정원장은 자신의 회고록 <피스메이커>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양 정상간 비상연락망은 '국민의 정부' 마지막 날까지 계속 유지되면서 남북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며 "개인적으로 이 핫라인의 개설이야말로 정상회담 최대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핫라인은 급박한 남북관계 고비고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 8월 남쪽 언론사 사장단 방북과 9월 김용순 비서의 방남,  2002년 3월 미국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의 방북 주선, 2002년 4월과 2005년 1월 임동원 특사의 방북이 이 핫라인을 통해 성사됐다. 

북, 서해교전 다음날 "우발사건, 재발방지 노력"... 핫라인, 상황관리 기여

특히 2002년 6월 29일 2차 서해교전 때는 '우발상황 관리'에 각별한 역할을 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북측은 핫라인을 통해 "이 사건은 계획적이거나 고의성을 띤 것이 아니라 순전히 아랫사람들끼리 우발적으로 발생시킨 사고였음이 확인됐다"며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자"라는 긴급 통지문을 보내왔다. 당시에 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북측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보장하라"는 회신을 보냈다.…남북정상회담의 소중한 성과 중 하나인 핫라인이 다시 한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을 당시 공개할 수는 없었다.
- 임동원 회고록 <피스메이커> 492쪽

이 핫라인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활용됐고,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성사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이었던 김만복에 따르면 이 핫라인은 2008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끊겼다.

문재인-김정은 직접 연결하는 핫라인 개설 전망

이렇게 2008년에 끊겼던 국정원-통전부간 핫라인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올해 1월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지난 3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한 '정상간 핫라인'이 조만간 설치될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핫라인 통화는 실무적으로는 20일께 연결될 것으로 안다. 그 때 통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정상 간에 언제 통화할지는 합의되지 않아서 확답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핫라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연결하는 라인이 될 전망이다.


태그:#핫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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