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났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즌 첫 만남을 가진다. 원년부터 지금까지 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유이'한 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두 팀은 나란히 승차 없이 9위와 10위를 마크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 팀 분위기와 리그 전체 레이스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의 활약, 김한수 감독의 다양한 시도

승리했다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NC에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며 자축하고 있다.

▲ 승리했다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NC에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며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은 지난주, 악몽 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10일부터 홈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주었을 뿐 아니라 대전 원정길에서는 한화에게 1승 2패로 일격을 당했다. 현재까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위닝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했다. 한기주 심창민 장필준이 구성한 한-심-장 트리오와 최충연이 건재한 필승조는 다른 어떤 구단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주 패배한 경기들을 지켜보면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오직 김대우만이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동안 2실점으로 막아내며 최소한의 '밥값'을 해줬을 뿐이다.

삼성은 이번 3연전중 두 게임의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리살베르토 보니야와 장원삼을 예고했다. 보니야는 지난 등판이었던 10일 대구 두산전에서 6이닝동안 6실점(2자책)으로 무너졌다. 4개의 실책을 감안한다 해도 2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으며 볼이 대체로 높게 형성되는 등 용병에게 걸맞은 투구는 절대 아니었다.

구속보다는 제구에 신경을 써야 하며 수시로 변하는 경기 분위기에도 휩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베테랑 좌완투수 장원삼은 엉덩이 부상으로 시즌 초 공백을 가졌다. 최근 10일 한화 2군과의 퓨처스 리그 경기에서 5이닝동안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성적은 좋지 않지만 테스트 성격이 짙었으며 구위가 나쁘지 않다는 코칭 스태프의 판단 하에 18일, 시즌 첫 경기를 치룬다. 필승조가 나쁘지 않은 만큼 뒤를 걱정하지 않고 경험을 살린 피칭을 선보여야 한다.

이번 시즌 내내 삼성은 고질적인 타선의 응집력 부족을 보여줬다. 다린 러프와 이원석 정도만이 꾸준히 활약을 해줬을 뿐 항상 찬스에서 빈타로 득점에 실패했다. 삼성의 득점권 타율(0.232)과 득점(75)은 리그 최하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꼭 홈런이나 적시타만이 점수를 내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 작전으로도 충분히 점수를 낼 수 있다. 현재 삼성 타선이 좋지 않은 만큼 득점권 찬스에서 김한수 감독의 다양한 작전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삼성보다 좋은 분위기... '강제 휴식'이 아쉬웠던 롯데

손승락 '지키자'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마무리 손승락이 역투하고 있다. 2018.4.1

▲ 손승락 '지키자'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마무리 손승락이 역투하고 있다. 2018.4.1 ⓒ 연합뉴스


반면 롯데는 삼성보다 달콤한 기억을 가진 채 3연전을 치룬다. 10일, 울산 넥센전에서 나온 이적생 채태인의 절박한 번트가 잠자고 있던 거인군단을 깨웠다. 부진했던 앤디 번즈의 결승타로 승리한 롯데는 11일 경기에서는 선발투수 송승준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일찍 강판되었으나 진명호가 3과2/3이닝동안 완벽히 넥센의 타선을 틀어막았으며 17안타를 몰아치며 12점을 낸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다음 경기에서 패배하며 연승은 끊겼지만 13일,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9회에만 7득점을 올리는 뒷심을 보이며 대역전 드라마를 선보였다.

시즌 초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인 한동희와 이병규 외에도 베테랑 채태인과 이대호가 타격감을 회복하며 타선의 조화를 이뤘다. 노경은과 박진형이 버티고 있는 중간 계투진도 시즌 초에 비해 안정감을 되찾았으며 마무리 손승락은 3월 31일 부산 NC전에서 5실점으로 무너진 뒤 4게임 연속 무실점으로 롯데의 뒷문을 굳건히 잠그고 있다.17일 선발투수로 예고된 브룩스 레일리도 아직까지 승리는 없지만(1패 평균자책점 2.75) 등판했던 3경기 모두 호투했다. 하지만 좋은 경기감각을 가지고도 14일부터 비와 미세먼지로 인해 '강제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경기력 회복이 필수적이다.

현재 두 팀은 1위 두산과 8.5게임차의 격차를 둔 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인만큼 순위 상승의 기회는 여전히 많다. 과연 삼성과 롯데 두 팀 중 어느 팀이 이번 시리즈를 발판으로 삼아 반등의 가능성을 엿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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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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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전문기자를 꿈꾸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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