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팀들의 선전으로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 중 한 팀인 한화가 큰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리그에서 흐름이 가장 좋은 두 팀, 1위 두산과 3위 한화가 1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4월 8일까지만 하더라도 12경기 5승 7패,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랬던 한화가 지난주 KIA, 삼성을 차례로 홈을 불러들여 6경기 동안 5승 1패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었고,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천천히 추격을 시작한 한화는 이제 단독 3위까지 올라왔다.

한화를 맞이하는 두산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주 원정 6연전 일정에서 5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번주에는 한화, KIA와의 경기가 모두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많은 승수를 쌓고 싶은 것이 두산의 바람이다.

3연전 장식할 선발 매치업, 그리고 불펜 싸움

시리즈 첫 경기가 열리는 17일에는 윤규진, 유희관 두 선발 투수가 스타트를 끊는다. 11일 KIA전 산발투수였던 윤규진은 4.1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4실점, 같은 날 삼성전 선발투수였던 유희관은 5.2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나란히 부진했다. 시리즈 첫 경기이자 이번주 첫 경기인 만큼 두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튿날에는 샘슨, 이영하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경우 선발 로테이션에 큰 변동이 없지만 두산은 5선발 이용찬이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이영하, 유재유 두 선수가 이용찬의 빈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대체 선발이다 보니 한화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지기는 하지만, 타선이 초반부터 터진다면 어떤 승부가 펼쳐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지막 날에는 휠러와 린드블럼의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휠러는 13일 삼성전에서 5이닝 9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반면 린드블럼은 넥센전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동안 점수를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줬던 린드블럼이 홈에서 한화 타자들을 봉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두 팀의 경기에 흥미를 더하는 요소, 바로 두 팀의 불펜 싸움이다. 한화는 최근 송은범과 정우람 두 베테랑 투수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에서 불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팀(4.14, 리그 1위)으로 거듭났다. 안영명, 서균, 박주홍 등 대체적으로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두산은 베테랑 투수들의 부재 속에서도 함덕주, 박치국, 곽빈, 이영하 등 젊은 투수들이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마무리 김강률이 빠진 이후 원활하게 집단 마무리 체제가 운영되면서 벌써 팀 9세이브를 기록, 현재 팀 세이브 부분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만큼이나 두산이 갖고 있는 불펜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양 팀 모두 뜨거운 타선, 집중력 있는 타격 보여주는 팀이 승리한다

한화는 김태균과 최진행, 팀을 대표하는 두 명의 거포가 빠졌음에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연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다. 타격 1위까지 껑충 뛰어오른 송광민과 외국인 타자 호잉, 이용규, 정근우 등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질세라 두산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한두 명씩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좌타 거포 김재환, 오재일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소식이다. 김재호, 최주환 등 다른 야수들도 분발하고 있어 두산으로선 야수진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다.

두 팀의 홈런 개수는 한화 18개(전체 7위), 두산 20개(전체 6위)로 많지 않지만, 장점은 뚜렷하다. 한화는 득점권 타율 0.318(전체 1위), 상위 타선 출루율 0.408(전체 1위) 등 찬스를 만든 이후 꽤 많은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용규-양성우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리면 송광민-호잉-이성열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숟가락을 올린다. 현재로선 김태균, 최진행 없이 타선을 꾸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호잉, 싹쓸이 2루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한화 호잉이 2회말 2사 만루에서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 호잉, 싹쓸이 2루타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한화 호잉이 2회말 2사 만루에서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은 3루타 7개(전체 1위), 도루 20개(전체 1위)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조금 변화가 있다.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추세임에도 빠른 야구로 기동력을 살리면서 상대를 흔드는 것이 올시즌 두산의 야구이다. 특정 선수가 많이 뛰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주루 플레이가 나오면서 활발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다만, 지난 15일 넥센전과 같이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인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스타일은 달라도 두 팀 나름대로의 장점을 확실하게 가진 만큼 집중력 있는 타격을 보여주는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사소한 차이가 희비를 가르는 시리즈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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