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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2가, 왼쪽 하이마트는 청년주택이 건립될 부지, 오른쪽은 청년주택 건립 반대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2가, 왼쪽 하이마트는 청년주택이 건립될 부지, 오른쪽은 청년주택 건립 반대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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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비하한 것처럼 보도가 됐는데,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거주민)들이잖아요.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이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2가 모 아파트, 이 아파트는 최근 내부 게시판에 청년주택을 '빈민 아파트'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은 아파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 사무실에서 만난 이아무개 소장은 언론이 주민들을 지나치게 몰아붙였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청년주택과 관련된 입장을 묻자 그는 대답 대신 임대주택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문이 인쇄된 A4용지를 건넸다. 그는 주민들을 대표해 말할 입장도 아니고, 비대위 쪽 사람들도 언론을 접촉하길 꺼린다고 했다. 

빈민 아파트 표현 뺀 아파트 주민 비대위, "재산권 침해하는 청년주택은 반대"

'빈민아파트'라는 표현은 뺐지만, 비대위는 임대주택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대위가 주장한 주민 피해 사항을 보면, 지역 슬럼화와 우범지역, 재산권 침해, 교통체증 유발, 조망권 침해 등이다.

"우리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초소형 임대아파트 추진을 저지하려면 우리 입주민 모두가 일치단결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며 입주민들의 단합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 경로당에서 만난 한 70대 여성은 "임대가 들어오면 더 안 좋다"면서 "큰 아파트를 지으면 주위 집값도 좋아지지만, 임대가 들어오면 지역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집값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청년주택이 들어서면 집값 하락이 될까?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들러 질문을 해봤다. 그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등포구청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영향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신규 인구가 유입되는 것이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 "집값 안떨어질 것, 저 아파트도 오래됐다"

이 지역의 또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저 아파트(반대 주민 거주 아파트)도 예전 9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라면서 "그게(청년주택) 들어선다고 해서 저쪽 사람(반대 아파트 주민)들에게 크게 영향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주민 뿐만 아니라 인근 상인들도 청년주택을 반기지 않았다. 청년주택이 들어설 당산동 하이마트 부지 옆에는 영등포유통전자상가가 있는데, 이곳 상인연합회도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사가 안된다'는 논리다.

 청년주택 건립에 반대하는 아파트 비대위가 배포한 입장문
 청년주택 건립에 반대하는 아파트 비대위가 배포한 입장문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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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영등포유통상인회 회장은 "지금 상가는 지하철역 입구에서 내려서 걸어 내려오면 바로 보이는데, 그게(청년주택)이 들어서면 상가가 가려지면서 찾기 어려워진다"며 "상가가 보이지 않고, 이동 동선도 바뀌면서 손님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년주택 입주자들의 방문으로 매출이 늘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일부 상인들만 혜택을 보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된 당산동 2가 청년주택 열람공고에서는 모두 3건의 반대 민원서가 접수됐다. 아파트 주민(573명 서명), 지역 상인(402명 서명), 영등포유통상인연합회 등이 재산권, 일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청년 주택 공람만 하면 '반대', 뾰족한 해법은 없어

유달리 이 곳만 반대가 심한 건 아니다. 청년주택 시범사업지인 삼각지를 비롯해, 청년 주택 사업을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강동구 성내동 청년주택 사업지에서도 최근 주민들이 구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3일 현재 청년주택 주민 공람이 이뤄지는 곳은 모두 14곳, 주민공람이 끝나고 인가를 받은 곳이 18곳이다. 김승수 서울시 역세권청년사업팀장은 "공람을 실시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접수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사업이 취소되진 않지만, 주민 협의 과정 등을 거치면서 지연되는 경우는 있다. 청년주택 시범사업지인 서울 용산구 삼각지의 경우, 지난해 3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지난해 12월에야 겨우 착공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청년주택 8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각 사업지마다 주민 반대에 시달린다면 공급 목표 달성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집값 하락과 우범지대화인데, 주민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하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주민들의 100% 동의를 받기는 어렵지만, 청년주택 건립에 따른 지역 환경 개선 등의 장점들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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