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kt 위즈 김진욱 감독은 최하위에서 벗어나는 데 만족하기보다는 5할 승률 유지와 5강 진입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밝혔다. 비시즌 기간 황재균과 니퍼트를 영입하며 부족한 전력을 메웠지만,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어있는 팀이 kt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범경기를 1위로 마감한 kt는 시즌 개막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 하위권으로 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꾸준히 승수를 쌓으면서 하위권과의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뒤처진 지난해와는 달리 훨씬 안정감 있는 전력으로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성공적인 전력 보강+기존 선수들의 활약, 큰 단점이 없다

황재균, KIA 추격하는 솔로 홈런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5회초 kt 황재균이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3루를 돌고 있다. 2018.3.25

▲ 황재균, KIA 추격하는 솔로 홈런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 5회초 kt 황재균이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3루를 돌고 있다. 2018.3.25 ⓒ 연합뉴스


11일 NC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kt는 15경기 동안 9승 6패 승률 0.600,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중하위권 팀들의 추격이 가능한 상황이라 방심은 금물이다. 그래도 1년 전보다 팀 사정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 kt에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야수진에서는 단연 황재균과 강백호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국내 무대로 돌아온 주전 3루수 황재균은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핫코너 고민을 해결했다. '신인' 강백호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야구센스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베테랑 유한준과 박경수, 포수 이해창 등 기존 야수들의 타격감도 아주 좋다. 전력 보강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발휘되면서 짜임새 있는 타선을 만들었다. 여기에 수비까지 좋아졌다. 지난 3년간 실책이 KT의 발목을 잡았는데, 올시즌에는 실책 최소 공동 2위(7개)로 수치상으로도 안정감을 입증하고 있다.

마운드는 조금씩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희망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던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이적 이후 첫 선발 등판이었던 11일 NC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피어밴드, 고영표, 주권 등 선발진 구성만 보면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다. 박세진, 류희운 등 젊은 투수들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윤, 엄상백이 구위를 완전히 회복한다면 불펜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창성, 배우열, 심재민 등 나올 수 있는 불펜 자원이 적지 않다. 어느 정도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 만큼 불펜의 역할이 예년보다 중요해졌다.

이제는 '유지'가 중요한 KT,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김진욱 감독 역시 kt의 탈꼴지를 막지 못했다.

김진욱 감독은 올해 kt의 5할 승률을 지킬 수 있을까. ⓒ kt위즈


관건은 '버티기'이다.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조금씩 무너진 kt는 결국 3년 연속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몇몇 선수들의 성장 속에서도 팀 성적이 여전히 최하위에 그친 것은 팀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해까지 지갑을 쉽게 열지 않았던 kt는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과감한 외부 영입을 시도했다. 황재균을 영입하면서 FA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경험 많은 외국인 투수 니퍼트를 영입하며 확실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갖추게 됐다. 시도할 만한 영입이었고,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달 kt는 17~19일 SK전, 27~29일 KIA전을 소화하게 된다. 두 팀을 만난 이후에도 kt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는 페이스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김진욱 감독의 목표인 5할 승률 그 이상까지도 내다볼 수도 있다.

산뜻하게 시즌을 출발한 kt의 레이스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1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kt는 좀 더 길게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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