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NC 불펜이 올해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승세를 탔던 팀 분위기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4-5로 패배했다. 8회말까지 4-2로 앞서고 있었지만, 믿었던 불펜이 또 다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초에 등판한 마무리 투수 임창민이 유한준에게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며 순식간에 분위기가 kt 쪽으로 넘어갔다.

9회말 공격에서는 이종욱, 강진성, 최준석 세 타자 모두 출루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승리가 눈앞으로 다가왔던 NC로선 1패 이상의 아쉬움이 남았고, 반면 kt로선 시리즈 첫 경기를 극적으로 승리하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더 이상 '필승조가 아닌' 필승조의 현실

11일 기준으로 NC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6.50으로 롯데(6.70) 다음으로 높다. 2016년(4.15, 리그 1위)이나 지난해(4.32, 리그 2위)보다 수치가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올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것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블론세이브가 11개에 불과했던 NC의 올 시즌 블론세이브 개수는 벌써 5개라는 점도 충격적이다. 왕웨이중, 베렛의 호투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NC는 불펜 고민을 마주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고, 불펜의 부진은 단순히 1~2경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투수들이 모두 부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암 투병을 이겨내고 2016년 성공적으로 복귀한 원종현은 올시즌 7경기에 등판해 1패 2홀드 1세이브 ERA 13.5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0.28까지 떨어졌다.

마무리 임창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8경기 동안 1패 3세이브 ERA 6.43를 기록했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43으로 지난해(1.26)보다 높은 수치이다. 김진성 또한 8경기 동안 1승 1패 2홀드 ERA 4.91로 아직까지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배재환(8G 1승 1홀드 ERA 3.00), 강윤구(10G 1승 5홀드 ERA 4.15), 유원상(8G 2패 3홀드 ERA 4.50)) 등 힘을 보태고 있는 투수들이 없진 않다. 다만, 이들만으로는 지난해까지 견고함을 유지했던 NC 불펜의 위력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직 많이 남아있는 시즌, 그럼에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불펜

올 시즌 이전에도 NC 불펜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2위에서 4위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도 불펜의 부진이 뼈아팠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다른 불펜 자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여전히 필승조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NC는 중하위권에서 갑자기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시즌 초반부터 안정감 있는 전력으로 순위를 유지하는 팀이었다. 정규 시즌을 4위로 마감한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NC의 페이스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KIA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며 전반기 동안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많은 경기가 남았음에도 향후 NC 불펜의 행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 지속된다면 아무리 선발진 사정이 좋더라도 예년과 같이 안정권에 속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타선이 다른 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하다면 대량 득점으로 승수를 쌓을 수 있지만, 그런 타선을 갖추는 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번 그렇게 이길 수 없다.

필승조를 구축하고 있는 투수들의 구위가 올라오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다. 필승조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과 몇 차례 변화를 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어느덧 1군 진입 이후 여섯 번째 시즌이다. 위기도 여러 번 찾아왔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그런 과정이 지금의 NC를 존재하게 만들었다.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이한 NC, 이번에는 어떻게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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