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는 야구 대표팀의 첫 걸음이 시작됐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 구성을 완료했다. 선동열 감독은 엔트리 발표 전부터 최대한 많은 선수를 엔트리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고, 이 날 예비 엔트리에 승선한 선수는 총 109명이다.

소속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거의 합류했다. 또한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다만, 예비 엔트리 인원이 많기 때문에 절반이 훨씬 넘는 인원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 발표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총 109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오늘 발표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총 109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 유준상


'신구조화' 최강 전력 꿈꾸는 대표팀, 모두가 승선할 수는 없다

109명의 선수 중에서 인도네시아로 갈 수 있는 선수는 오직 24명에 불과하다. 80명이 넘는 선수가 끝까지 함께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많은 인원이 예비 엔트리에 들어간 것은 최종 엔트리 발표까지 남은 시간이 있어 그동안 여러 선수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옥석 고르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임기영, 장현식, 함덕주, 박세웅, 이정후, 안익훈, 한승택 등 APBC에 출전했던 멤버 대부분이 무난하게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신인 4인방' 곽빈, 한동희, 양창섭, 강백호도 기회를 얻었으며, 대학에 재학중인 네 명의 선수도 발탁됐다.

이번 아시안게임 엔트리의 키워드는 단연 '신구조화'다. APBC에서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엔트리를 꾸리면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면, 아시안게임에서는 가능성에서 그치지 않고 뚜렷한 성과물이 나와야 한다.

APBC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아시안게임의 경우 출전 자격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 또는 이미 국제대회를 경험한 적이 있는 선수들도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실제로 국가대표 경험이 많은 김태균, 정근우, 이대호 등도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

WBC에서는 2013년, 2017년 2회 대회 연속으로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었으나 아시안게임에서는 2회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으로선 APBC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세대교체를 이어가되 국제대회 경험이 있거나 주전급 선수들이 부족한 전력을 메울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에 입맞춤하는 손아섭 한국 야구 대표팀 손아섭이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시상식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금메달을 건네받은 뒤 입맞춤을 하고 있다.

▲ 금메달에 입맞춤하는 손아섭 한국 야구 대표팀 손아섭이 지난 2014년 9월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시상식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금메달을 건네받은 뒤 입맞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이번에도 목표는 금메달, 더욱 간절하게 뛰어야 할 선수들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이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로만 엔트리를 꾸려야 한다. 엔트리에 승선하고 싶은 선수들의 마음은 간절하고, 군 문제를 미루고 또 미뤄 아시안게임까지 기다린 오지환, 박해민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군면제 이외에도 또 다른 혜택, FA 등록일수 혜택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국가대표 포인트제는 지난해 9월 26일 KBO 이사회를 통해 논의됐고,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에 따라 포인트가 부여된다. 1포인트당 FA 등록일수 1일로 전환할 수 있다.

아시아야구선수권과 U-23 야구 월드컵 참가 시에는 5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보다 좀 더 큰 규모의 대회인 올림픽과 WBC, 프리미어12,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그리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경우에는 10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군면제가 해결된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제도이다.

최종 엔트리 발표는 오는 6월 중에 이뤄지며, 발표 이전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 동안 24명의 선수를 가려내야 한다. 세대교체와 금메달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만큼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WBC 예선 탈락 이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한국 야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이전까지 몇 가지의 큰 관문을 거쳐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고, 야구계가 이번 대회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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