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인스포코리아


'배구 여제' 김연경(31세·192cm)이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서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의 기량을 선보인다.

김연경은 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아래 한-태 슈퍼매치)에 출전한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배구 V리그 주관 방송사인 KBSN스포츠가 공동 기획한 한-태 슈퍼매치는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회 대회에 이어 올해 2회 대회째다.

지난해는 한국과 태국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올해는 여자배구 스타들을 아이돌 가수들과 결합한 '스포츠 한류 콘텐츠'로 만들어 해외에 보급·확산시키겠다는 측면이 대폭 강화됐다.

김연경이 국내 코트에서 경기를 펼치는 건, 지난해 7월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월드그랑프리 대회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올해는 첫 국내 경기이다.

김연경은 올 시즌 중국 리그에서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상하이를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최전성기의 기량을 선보이며 주가도 한껏 높아졌다. 현재 세계 최고봉인 터키 리그와 중국 리그 등 여러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연경과 여자배구, '스포츠 한류 콘텐츠' 가능성 도전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 포스터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 포스터 ⓒ 한국배구연맹


한-태 슈퍼매치 경기는 8일 오후 7시부터 한국과 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스타들이 총출동해 친선 경기를 갖는다. 경기 후에는 한국-태국 아이돌 스타들의 '한류 K-POP 콘서트'가 이어진다. 지난해 태국 대회에서는 이런 문화 교류 콘서트를 하지 않았다. 방송사의 중계도 대폭 확대됐다. 무려 5시간 동안 한국과 태국 방송사가 동시 생중계한다.

한-태 슈퍼매치 경기에서 한국 팀은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비롯해 2017~2018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MVP인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이효희(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 이재영(흥국생명), 강소휘(GS칼텍스), 한수지(KGC인삼공사) 등 스타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한국 팀 감독은 올 시즌 V리그 우승 팀인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이 맡는다.

태국도 플름짓(36세), 아차라폰(24세), 찻추온(20세), 핌피차야(21세) 등 국가대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오누마(33세), 말리카(32세) 등 기존 스타들도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류 K-POP 콘서트'는 최근 한국 걸그룹의 대세로 떠오른 모모랜드를 비롯, 오마이걸, CLC, 라임소다가 출연한다. 태국에서는 태국 지상파 방송사인 채널3 소속 가수와 배우가 합동 공연에 나선다.

김연경 효과와 국제대회 중요성 재확인

이번 한-태 슈퍼매치는 여자배구 스타들과 아이돌 그룹 등 연예계가 손 잡고 기존의 한류 영역을 '스포츠 한류'로 확장시켜 보겠다는 야심 찬 목표가 담겨 있다. 상징하는 의미가 적지 않다. 여자배구가 최근 인기가 급상승했고, 한류 콘텐츠로서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V리그에서 여자배구는 프로 스포츠의 흥행 지표인 TV 시청률과 관중 수에서 지난 시즌보다 크게 상승했다. '경기당 평균 시청률'은 여자배구가 프로야구·남자 프로배구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케이블TV 대박 기준인 1%을 넘긴 경기도 급증했다.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 수는 12년 만에 V리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 수가 3579명에 달했다. 지난 시즌보다 41.3%(1046명)나 증가한 것이다.

여자배구의 인기가 급상승한 원인은 '김연경 효과'와 지난해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선전과 역대급 흥행, 그에 따른 국내 선수들의 대중적 관심도와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 여자배구는 국제대회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확인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스포츠 한류 콘텐츠로 만들어 세계에 알리게 되면, 선수들도 프로 선수로서 상품 가치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해외 스포츠 콘텐츠를 수입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국내 스포츠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길도 찾을 수 있다. 그런 노력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성과를 거두게 되면, 국내 선수·프로리그·방송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한-태 슈퍼매치 입장 수입은 전액 화성시 유소년 배구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 KBSN은 또 하나의 야심작으로 '김연경 다큐멘터리'도 제작 중이다.

한국-태국, 세계선수권·도쿄 올림픽 '경쟁과 동행' 필요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또 있다. 태국 여자배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가는 여정에서 한국 여자배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태국과 최소한 3번을 만나야 한다. 이번 한-태 슈퍼매치를 비롯해 네이션스 리그(Nations League) 4주차 경기(6.5), 그리고 세계선수권 대회 조별 리그(9.29)에서 맞붙는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C조에 편성돼 미국, 러시아, 태국, 아제르바이잔,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풀리그를 벌인다. 때문에 한-태 슈퍼매치는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워밍업을 하는 성격도 있다.

무엇보다 태국은 한국 여자배구가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내는 데 최대 경쟁 상대이다. 세계랭킹 16위인 태국은 이미 세계 강호 대열에 들어선 팀이다.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공격진의 세대교체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대회 1그룹에서 아차라폰, 핌피차야, 찻추온 등 어린 선수들이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세계 강호인 브라질, 이탈리아, 터키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의 기량과 조직력이 무르익을 3년 뒤에는 그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 태국의 전력은 항상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태국은 경쟁을 넘어 동반 성장해야 할 상대이기도 하다. 태국은 여자배구가 국민 스포츠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다. 한국과 태국 여자배구가 동반 성장한다면, 아시아 배구의 외연은 더욱 확장되고 세계 배구계에서도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과 태국이 도쿄 올림픽에 동반 출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태 슈퍼매치가 비록 하루짜리 이벤트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 담긴 꿈은 넓고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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