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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세량지 세량지 입구의 글씨. 둑 위에 카메라맨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 권성권
오늘(7일) 아침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화순으로 달렸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소개한 '세량지'를 찾아가고자 함이었죠. 목포에서 승합차로 1시간 10분가량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교회 식구들과 함께 내일 오후에 봄 산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미리 답사 차원에서 간 것입니다. 물론 멋진 한 폭의 그림이 있다면 카메라에 담아 볼 요량이었죠.
세량지 세량지 전체 풍경을 한 컷 담아봤어요. 날씨가 좋았다면 더 멋진 작품을 선사했을텐데, 아쉽네요. ⓒ 권성권
세량지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고 하는데 벌써부터 여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곳 세량지가 꽤 유명세를 탄 곳이구나 싶었죠. 걸어서 세량지 위로 올라가는데, 저 멀리 세량지 둑 위에 수 많은 카메라맨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량지 세량지에 피어 오른 벚꽃 ⓒ 권성권
카메라를 챙겨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분들은 새벽녘에 올라와서 아지랑이 핀 세량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려면 적어도 새벽 5시 이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보게 된다면 예전에 서울서 살 때 가끔 둘러봤던 두물머리(兩水里)의 물안개와 흡사하지 않을까요?
세량지 세량지 위에 피어 오른 멋진 꽃들. 저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수채화 같지 않나요? ⓒ 권성권
세량지 둑 위에 올라 선 나는 다른 카메라맨들처럼 세량지의 여러 모습들을 카메라에 한 컷 한 컷 담았습니다. 또한 세량지 둑 왼쪽에 놓여 있는 둘레길을 따라 가면서 벚꽃도 찍고, 물 위에서 피어오른 버드나무와 그 이파리들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 자체만 해도 멋지고 아늑했습니다.
세량지 세량지 위의 카메라 맨들입니다. 어떤 이는 드론을 호수 위에 띄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 권성권
그 무렵 아침 해가 산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온통 밝은 빛의 세량지를 담아볼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를 했죠. 그런데 세량지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돌아올 무렵에는 언제 그랬냐 싶게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눈발이 굵어졌죠.  4월 7일 토요일 오전 8시 쯤의 세량지에, 봄 눈이 그렇게 많이 쏟아질 줄 누가 알았을까요? 다들 눈꽃에 빠져들었습니다.
세량지 세량지의 굵은 눈발. 점점 더 눈발이 굵어져서 다들 짐을 싸는 분위기였습니다. ⓒ 권성권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다들 짐을 싸는 분위기였습니다. 모자도 쓰고 장갑도 챙기고, 이제 카메라 장비도 담는 눈치였죠. 나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흐뭇했습니다. 세량지가 그렇게도 조용하고, 그 무엇보다도 깨끗했고, 세량지를 끼고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산 속에 피어오른 오색찬란 꽃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량지 세량지 눈발 너머의 풍경을 담고 있는 두 분. 부부였을까요? 아무튼 저 모습 자체만으로도 멋집니다. 나와 아내도 이곳 위에서 멋진 사진을 담았습니다. ⓒ 권성권
내일은 날씨가 꽤 화창하다고 예보하고 있는데, 그런 날씨라면 내일 산행도 다들 만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에 혹시라도 개인적으로 내가 이곳을 찾는다면 좀더 이른 새벽녘에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때는 멋진 물안개와 조화를 이루고 있을 오색찬란한 세량지의 꽃들을 더 아름답게 카메라에 담아 볼 수 있겠죠? 그런 근사한 생각을 하자니 벌써부터 마음이 풍성해지는 느낌입니다.
태그:#세량지의 눈발, #화순읍, #두물머리 물안개, #세량지의 물안개, #벚꽃 버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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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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