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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시민, 학부모,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강행한 지난 2015년 10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위에 대학생 10여 명이 올라가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날 이들은 '박근혜 국정교과서는 친일 부역자 후손들의 친일 교과서입니다', '국정교과서 강행처리, 오늘의 역사는 국정교과서에 기록됩니다' 등의 현수막을 펼쳐보이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다카기 마사오(박정희)의 친일 행적을 덮기 위해 한국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통과시켰느냐"며 "국민들의 생각을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의도가 얼마나 오만하냐, 통일도 애국도 인위적으로 국민들 머릿속에 강제로 집어넣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규탄했다.
▲ 기습 시위 벌인 학생들 "박근혜 국정교과서 인정할 수 없다" 교육부가 시민, 학부모,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강행한 지난 2015년 10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위에 대학생 10여 명이 올라가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날 이들은 '박근혜 국정교과서는 친일 부역자 후손들의 친일 교과서입니다', '국정교과서 강행처리, 오늘의 역사는 국정교과서에 기록됩니다' 등의 현수막을 펼쳐보이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다카기 마사오(박정희)의 친일 행적을 덮기 위해 한국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통과시켰느냐"며 "국민들의 생각을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의도가 얼마나 오만하냐, 통일도 애국도 인위적으로 국민들 머릿속에 강제로 집어넣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규탄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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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거짓투성이 교과서'에 반대한 대학생들이 왜 유죄를 선고받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유죄를 받아야 하는 건 대학생들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 추진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지시하고 개입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이하 평화나비)'는 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은 대학생들의 무죄 선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15년 10월 평화나비 네트워크 학생들은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에 올라,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규탄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해당 건으로 17명의 대학생들이 연행돼, 재판을 받았다. 이 가운데 대학생 1명이 벌금 2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고 대학생 6명은 1심에서 30만~2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고, 2심과 3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평화나비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김샘씨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습시위, 위안부 합의 일본대사관 항의 방문, 소녀상 농성 기자회견, 역사박물관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 촉구 기자회견을 한 것이 병합돼 진행됐다"라며 "지난달 15일 4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아, 벌금 200만 원을 내야한다"라고 했다.

김씨는 이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2명은 검사가 상고해, 유무죄를 따지고 있다"라며 "이순신 동상에 올라가야 했던 대학생들, 온 몸을 던져 싸울 수밖에 없었던 대학생들에게 사회는 이렇게 가혹할 수밖에 없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김씨는 "가장 큰 교육 적폐였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는 폐기됐다"라며 "이에 맞서 싸운 대학생 또한 무죄를 선고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에게 재판과 벌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은 박아무개씨는 "한 달 용돈과 맞먹는 돈이다"라며 "학교를 다니면서 모으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했다. 박씨는 "학교에서 법원까지 1시간 넘게 걸린다"라며 "재판을 받기 위해서 수업 2개를 못 간 적도 있다"라고 고통을 토로했다.

기습시위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학생 한대윤씨는 "4월이 됐지만 끝나지 않은 재판과 벌금(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라며 "끝나지 않은 재판이 마지막 잎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잎새를 떨구고 새로운 계절에 새로운 꽃을 피울 수 있게 해달라"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화나비 소속 대학생들은 '국정교과서 폐기, 그런데 대학생은 유죄?'라는 손팻말을 든 채 "정의로운 대학생에게 지금 당장 무죄를 선고하라", "우리 행동은 정당하다. 무죄 선고를 촉구한다"라고 외쳤다.

4일 오전 11시 평화나비네트워크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은 대학생들의 무죄선고를 촉구했다.
▲ 평화나비네트워크 4일 오전 11시 평화나비네트워크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은 대학생들의 무죄선고를 촉구했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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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육부 산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지난달 28일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실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각종 법률, 민주적 절차를 어기면서 국가기관과 여당, 친정권 인사들을 총동원해 교과서 편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라며 "그 과정에서 이뤄진 위법 행위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청와대와 교육부 전직 관계자들을 상대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도 수사 의뢰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국정교과서를 반대했던 대학생들은 재판과 벌금으로 고통 받고 있지만, 교과서를 추진했던 이들의 불법행위는 검찰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상태인 것이다.

이에 대해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 최나현씨는 "국정교과서 반대행동에 나섰던 대학생들은 전부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라며 "그 중 일부는 이 행동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유죄를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왜 대학생들이 유죄를 선고 받아야 하냐"라며 "유죄를 받아야 하는 건 박근혜 정권이다"라고 부르짖었다.


태그:#평화나비, #박근혜, #벌금, #국정교과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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