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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추념식 참석한 여야 대표들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에 여야 대표들이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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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주4.3기념식 참석을 알리며 이를 "좌익 폭동에 희생된 제주 양민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4.3사건을 추념한다면서도, 제주 양민의 무차별적 학살의 원인이 된 '색깔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홍 대표는 4.3사건을 '자유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우여곡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건국 과정에서 김달삼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 좌익 폭동에 희생된 제주 양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면서 "숱한 우여곡절 끝에 건국한 자유대한민국이 체제 위기에 와있다"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지난 3월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해 "제주 4.3의 아픔을 잊지 않고 평화와 인권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좌익에 제주 도민 이용" 상처 헤집는 '홍준표식 4.3 추모'

최근 정부 주도 개헌안에 '사회주의' 딱지를 붙여 공세를 가하고 있는 홍 대표가 4.3사건 당일까지 체제 위기를 강조하며 이념 대결의 날을 세운 것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4,3사건을 "남로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반대하기 위한 무장폭동으로 시작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 폭력 사실은 '강경 진압 작전'으로 포장됐다. 장 대변인은 이어 "남로당 무장대가 산간지역 주민을 방패삼아 유격전을 펼치고 토벌대가 강경 진압작전을 해 우리 제주 양민의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역사 인식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17년 4월 3일에도 드러난 바 있다. 그는 "4.3은 소위 좌익들에게 제주 도민이 이용돼 제주 도민 3분의 1이 피해를 본 사건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인식과 달리, 국무총리 산하 제주4.3위원회는 2003년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서 4.3사건을 정의내리며 토벌대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무고한 희생을 강조한 바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청(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

제주4.3사건의 피해당사자인 유족들은 홍 대표와 같은 이념적 잣대로 4.3사건을 조명하지 말기를 부탁하고 있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은 지난 3월 6일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4.3사건을 바라보는 일부 색깔론 시각에 "가슴에 한 맺힌 유족에게 더 이상 상처가 덧나지 않게 해야한다"고 요청했다(관련 기사 : "문재인 대통령께서 4.3 희생자와 유족에게 희망 주기를").

사실 자유한국당도 지난 2017년 4.3사건 관련 논평에서 이와 같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홍 대표의 인식과 정반대의 결이었다. 김성원 대변인은 당시 논평에서 "일부에서 아직까지 이념적 잣대로 제주 도민의 가슴을 두 번 멍들게 하고 있다"라면서 "화해와 상생,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소모적 논쟁은 우리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 데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