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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유족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생존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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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3일 오전 11시 10분]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4.3사건을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제70주년 제주 4.3사건 희생사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없이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유해발굴사업 완수, 정부 차원의 배·보상,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제주 4.3사건이 국가추념일로 공식 지정된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제주4·3사건 위령제에 참석한 것에 이어 12년 만에 이뤄지는 현직 대통령의 참석이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추념식이 진행된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헌화하고 분향했다. 김정숙 여사는 제주 4.3사건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헌화했다.

문 대통령이 불러낸 이들... 현기영·이산하·강요배·조성봉·안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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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드러진 붉은 동백꽃' 앞에 선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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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제주 4.3사건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언급하면서 추념사를 시작했다. 그는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다"라고 말하며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이다"라며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라고 치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단체로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을 언급한 뒤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을 한 명씩 불러냈다.

문 대통령이 불러낸 이들에는 소설 <순이 삼촌>의 현기영, 소설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의 김석범, 장편서사시 <한라산>의 이산하, 4.3 연작그림 <동백꽃 지다>의 강요배, 최초의 4.3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헌트>의 조성봉, 영화 <지슬>의 오멸과 <비념>의 임흥순,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의 김동만, <끝나지 않는 세월>의 김경률,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의 안치환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4.3이 단지 과거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려주었다"라며 "드디어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없이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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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4.3 추념식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 희생자 추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4·3 추념식에 현직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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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문 대통령은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에게 사과했다"라고 지난 민주파 정부들의 노력을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라며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그와 함께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라며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주 4.3사건을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으로 규정하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다"라고 거듭 '4.3의 완전한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유해발굴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 나가겠다"라며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념은 단지 학살을 정당화하는 명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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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행방불명인 묘역 참배하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행방불명인 묘역에 들러 참배하고 있다. 4·3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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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4.3 영령들 앞에서 평화와 상생은 이념이 아닌, 오직 진실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라며 "좌와 우의 극렬한 대립이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낳았지만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넘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넘"은 이들로 고 오창기·김태생씨를 언급했다. 제주 4.3사건 당시 고 오창기씨는 군경에 의해 총상을 입었지만 한국전쟁 때 해병대 3기로 자원입대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고, 부모와 아내, 장모와 처제를 모두 잃었던 고 김성태씨는 애국의 혈서를 쓰고 군대에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4.3에서 '빨갱이'로 물렸던 청년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조국을 지켰다"라며 "이념은 단지 학살을 정당화하는 명분에 불과했다, 제주도민들은 화해와 용서로 이념이 만든 비극을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제주 하귀리에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한자리에 모아 위령단을 만들었고, '모두 희생자이기에 모두 용서한다'는 뜻으로 비를 세웠다"라며 "2013년에는 가장 갈등이 컸던 4.3유족회와 제주경우회가 조건없는 화해를 선언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도민들이 시작한 화해의 손길은 이제 전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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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추념식 참석한 여야 대표들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에 여야 대표들이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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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 대통령은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이 있다"라며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고,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난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도 4.3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하고,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한다"라며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하자"라며 "그것이 오늘 제주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여러분,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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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3 70주년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직전 유가족들이 행불인 표석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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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의 보편 가치를 되찾은 일이다"라며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는 깊은 상흔 속에서도 지난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쳐왔다"라며 "이제 그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햔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것은 대통령인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오늘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겐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라며 이런 말로 추념사를 마무리했다.

"어려분,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 추념사 전문]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4.3 유족 낭독 편지] "저 하늘은 기억하고 있다"
[4.3 추념식 낭독 시 3편] "4월 바람은 당신의 뼈 속에서 시작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