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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지난 3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회동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지난 3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회동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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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원내 3당 체제로 운영됐던 20대 국회에 네 번째 교섭단체가 탄생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1일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구성 합의문 조인식을 열었다. 정의당이 지난 31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합의안을 승인하면서, 양당의 모든 승인 절차를 마무리 지은 결과다.

민주평화당·정의당 양당 원내대표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간 거대 양당 중심으로 운영됐던 국회 관행을 바꾸고 촛불민심과 괴리를 보였던 20대 국회 운영에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현 정국은 개헌, 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의 운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편에 뜻을 같이하는 양당이 공동교섭단체를 운영함으로써 촛불민심이 원했던 변혁의 정치에 시동을 걸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양당의 공동교섭단체가 민심과 국회 간의 괴리를 메꾸는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2016년 4월에 구성된 20대 국회는 촛불 이후의 민심이 투영된 국회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가 여러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파면을 이끌었던 촛불 정국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이 전체 의석수 293석(4월 1일 기준) 가운데 116석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노 원내대표는 이어, "같은 것은 함께 추진하고 다른 것은 차이를 인정하는 정신이 '평화와 정의' 모임의 가장 큰 운영 원칙이 될 것"이라면서도 "차이가 있다고 해서 수동적으로 내버려두지 않겠다. 정치는 차이를 다루는 예술인 만큼 두 당만 아니라 국회 전체에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포함해 현존하는 여러 차이를 좁혀내고 존중하는 새 경지를 만들어내는 실험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노 원내대표는 "평화당의 의원들 선수를 다 합쳐보니 33선이다. 정의당은 10선이다"라며 "겸허한 자세로 많이 배우겠다. 마음을 열고 지도편달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의당에 더 크게 감사하다.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아이디어를 냈을 때, 의원실 보좌관조차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라면서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해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노 원내대표 등에게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범여권 혹은 민주당 2중대로 분류 말아달라"

그러나 이들은 '평화와 정의' 모임을 범여권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앞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국회 안팎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확실한 '우군'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장병완 원내대표는 "여야를 넘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지지하는 게 옳다고 본다"면서도 "여당이 역사의 흐름과 민생 안정 측면에서 잘못됐다면 엄중히 질책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도 "(양당의 공동교섭단체를) 범여권으로 분류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와 여당이) 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범보수와 범진보가 있고 범진보 안에 여당도 있고 야당도 있다. 정체성 중심으로 분류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용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평화당은) 최근 기초의원 선거구 쪼개기 등 반개혁적인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다"라며 "저희들을 범여권으로 분류하거나, 민주당 2중대로 분류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범여권이 아니라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을 할 교섭단체로 봐달라"면서 "연대와 협력을 하겠지만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고쳐가도록 하는 견제와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8대 정책 과제 중심으로 공조, "처음 하는 실험이지만 긴밀히 협의할 것"

한편, 양당은 오는 2일 오전 국회에 교섭단체 등록 공문을 낼 예정이다. 교섭단체 대표는 장병완·노회찬 공동대표 체제로 가되, 1명만 대표로 등록토록 한 국회 규정에 따라 우선 노 원내대표가 '평화와 정의' 모임 첫 대표로 등록하기로 했다. 교섭단체 운영 시점은 20대 국회 임기 종료 때까지다.

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처음 하는 실험이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있지만, 뜻이 같은 것은 공동의 이름으로 힘 있게 추진하고 다른 것은 서로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교섭단체 테이블엔 한 명만 대표로 들어가겠지만 그 전에 상호 긴밀히 협의해서 슬기롭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당은 국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사안만 아니라 ▲ 한반도 평화 실현 ▲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 특권 없는 국회와 합의 민주주의 실현 ▲ 노동존중 사회와 좋은 일자리 만들기 ▲ 식량 주권 실현 및 농축수산업을 미래 생명 환경 산업으로 육성 ▲ 골목상권과 중소상공인 보호·육성 ▲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 미투 법안 선도적 추진 등 8대 정책 공조 과제 실현을 위해서도 힘을 합칠 예정이다.


태그:#노회찬, #정의당, #민주평화당, #공동교섭단체, #범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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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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