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박근혜, 오늘도 샌들 신고 공판 출석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17일 오전 37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호송차를 타고 도착한 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구치소에서 왼쪽 발가락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은 지난 공판부터 구두 대신 샌들을 신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일 구속이 연장된 이후 5개월째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관련해 "오로지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검찰 의견대로 사법권을 부정하고 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불출석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선변호인 김수연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공소사실과 관련해 서면으로 질의를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자필로 답변을 줬다"라며 "정당한 방법으로 제3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밝혔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 재판 도중 구속 기한이 연장되자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뇌물 수수와 새누리당의 공천개입 혐의로 추가 기소됐지만 국선 변호인의 접견에도 나서지 않으며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 해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특활비를 상납하라고 지시한 적 없으며, 구체적인 액수나 사용처도 모른다"라며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께 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비서관 중 한 명에게서 청와대가 국정원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고, 관행적으로 받아썼다는 보고를 받았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 청와대 업무 경비로 사용하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또 "그 후로 국정원에서 청와대 경비를 지원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용처와 액수는 모른다"라며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에게 받은 적도 없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2016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2억 원을 받아 격려금으로 사용한 적은 있다"라면서도 "돈을 전해달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 감별 여론조사'를 벌이는 등 새누리당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에도 "관여한 바 없다"라며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에게 경선 관련 여론조사를 지시하거나 승인한 적 없다. 친박 리스트 작성 지시도 하지 않았다. 현황 자료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현 수석에게 새누리당 공천관리위가 구성됐다는 보고를 받았을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기억이 없다"라며 "보고를 받았다 해도 정무수석의 당연한 업무로 알았을 뿐,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