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이 26일 오후 발의되면서, 이제 개헌 논의는 온전히 국회 몫이 됐다. 여야가 개헌 시기부터 정부 형태까지 개헌의 큰 줄기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국회 협상의 난항이 예상된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3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개헌 관련 회동을 열고 ▲ 권력구조 ▲ 선거구제 개편 ▲ 권력기관 개혁 ▲ 헌법 개정 국민투표 시기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중지를 모았다. 회동 후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손을 맞잡고 결과 브리핑을 전달하기도 했다.

우원식 "정부안, 국회 협상 불쏘시개 돼야"... 김성태 "민주당 안 제시하라"

정세균 의장은 이 자리에서 국회 단일안 완성의 마지노선을 '한 달'로 잡았다. 지방선거 전후 개헌 시기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여야 협상을 통한 국회 차원의 개헌안 도출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그는 "이제 헌법 절차에 따르면 5월 24일까지는 국회가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야 하는 책무가 만들어졌다"라면서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헌정사상 가장 길게 국회가 개헌특위를 구성했음에도 아직 국회 단일안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해 의장으로서 송구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시기가 문제인데, 지금부터 한 달 내로 국회가 단일안을 만들어내는 조건이 충족되면 (개헌) 시기를 조절할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라면서 "지금부터 정부 안과 각 당 안을 잘 (협의) 해서 합의안을 만든다면 의장으로서 국민과 대통령께 시기에 대한 조정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이 우려한 여야 입장 차는 회동 자리에서도 드러났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대통령 개헌안 대신 당 자체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앞서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국민 개헌을 만드는 불쏘시개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에 "오늘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을 민주당 당론으로 가져간다면 국회주도 개헌논의를 하지말자는 입장과 마찬가지이므로 민주당의 슬기로운 판단을 기다리겠다"라고 맞받았다. 그는 회동 직후에도 "앞으로 민주당이 자체안을 가지지 못하면 국회 차원에서 국민 개헌안을 만드는 데 많은 시련과 난관이 예상 된다"라고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또한 민주당을 향해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청와대를 대변하는 모습만 보였다"라면서 "여당이 중심을 잡고 청와대를 설득하고 야당을 설득하는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데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어 매우 유감이다"라고 전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다시 한 번 대통령의 개헌 발의는 '개헌 논의 저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하는 게 개헌 논의를 막는 거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개헌 논의가 촉진된 거다"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장외 투쟁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명분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지방선거-개헌) 동시 투표를 향해 일정이 시작됐고, 5월 24일에는 국회에서 투표를 해야 한다"라면서 "(한국당이) 논의도 하지 않고 장외투쟁만 하다가 그 때 들어와 투표를 하든지, 안하든지 하면 완전히 호헌세력이 되는 거다. 그게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논의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개헌안 국회 도착... 청와대 "당리당략으로 반대만 할 수 없을 것"

김외숙 법제처장이 26일 오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송부하려고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진정구 차장에게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맨 오른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국회에 제출된 정부 개헌안 김외숙 법제처장이 26일 오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송부하려고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진정구 차장에게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맨 오른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한편,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김외숙 법제처장 등 정부 인사들은 의장-3당 원내대표 간 회동이 한창 진행 중이던 같은 날 오후 3시께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정부개헌안을 직접 발의했다.

진 비서관은 발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관측이 제기될 법 한데, 우리 국회가 헌법이야말로 국민의 것이고 국민이 주인이라는 점을 잘 헤아리면 당리당략에 맞서 반대하거나 처리를 지연할 수 없으리라 본다"라면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을 믿고 개헌안을 발의한 것인 만큼 국회도 국민을 믿고 처리해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 수석은 "대통령은 발의 전까지 수차례 국회에서 적극 논의해주기를 당부했다"라면서 "60일의 (개헌안) 심의 기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늘이 마지노선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발의했고, 이게 끝이 아니다. 국회가 활발한 논의를 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태그:#김성태, #우원식, #개헌, #국회의사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