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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제출된 정부 개헌안 김외숙 법제처장이 26일 오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송부하려고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진정구 차장에게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맨 오른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국회에 제출된 정부 개헌안 김외숙 법제처장이 26일 오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송부하려고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진정구 차장에게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맨 오른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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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에는 ▲ 대통령 4년 연임제 ▲ 감사원 독립 등 대통령 권한 분산 ▲ 기본권 강화 ▲ 지방분권 강화 ▲ 국회의원 선거 비례성 강화 ▲ 토지 공개념 명시 ▲ 선거연령 18세 하향 등이 포함됐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부터 60일 이내, 즉 오는 5월 24일까지 청와대발 개헌안을 처리해야 한다. 개헌의 공이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넘어간 것이다.

이날 오후 여야 원내 교섭단체 3당은 개헌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국회는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은 "이제 본격적인 국회의 시간이 시작됐다"(우원식 원내대표)며 여야 협상을 촉구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사회주의 헌법개정쇼"(홍준표 대표)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헌 정국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향후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진행될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국회가 대통령 개헌안을 5월 24일 이전 표결에 부쳐 ▲ 가결하거나 ▲ 부결하는 경우, 혹은 ▲ 국회가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해 대통령 개헌안이 철회되는 경우다.

①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경우

국회가 법적 시한인 5월 24일 전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대통령 개헌안이 표결에 부쳐진다면 개헌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개헌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의석수 116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당이 청와대 개헌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개헌은 안 될 것"이란 정치권 안팎의 비관론은 이 같은 현재의 국회 의석구조와 관계가 깊다.

다만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은 국회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통해 87년 체제 이후 31년 만의 개헌 논의가 현실화됐고, 이에 따라 지난 대선에서 모든 주요 정당들이 6.13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투표 방식도 기명 투표로 치러진다. 여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1년째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한국당 의원들도 마냥 반대하기만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경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국회에서 대통령 개헌안이 가결된다면 정부·여당이 줄곧 주장해온 대로 6.13 지방선거·개헌국민투표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이후 개헌이 최종 성사되려면 선거권자의 50% 이상이 6월 13일 국민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투표 결과도 과반의 찬성이 나와야 한다. 투표 결과가 '개헌 찬성'일 경우 문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새로운 헌법을 즉시 공포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모두 국회 주도의 개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야당의 몰표는 물론 한국당에서도 일부 이탈표가 나와야만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 가결 확률이 여전히 높지 않은 이유다.

여야 합의로 국회 개헌안 타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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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국회가 합의해 국회발 개헌안을 마련하는 경우가 있다. 개헌이 성사되기 위해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경로이기도 하다. 정치적 합의를 통해 여야가 개헌 단일안을 도출하는 만큼 의결 과정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없다. 앞서 문 대통령도 국회가 합의를 이룬다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야 강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안 합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회 개헌안 성사를 위해선 무엇보다 국회 의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121석)과 한국당(116석) 양당이 절충안에 사인해야 한다. 이날 원내대표 회동으로 힘겹게 여야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진전은 전무한 상태다. 여야가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는 쟁점은 크게 개헌의 시기와 권력구조 문제다.

시기와 관련해 6.13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고집하고 있는 여당과 달리 한국당은 앞서 '연내 개헌'에서 '10월 개헌'으로, 다시 '6월 개헌안 발의'로 당론을 바꾸면서도 6.13 지선 동시 투표만은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4월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전 개헌 협상을 매듭짓길 원하고 있고 늦어도 법적인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는 5월 4일에는 국회 개헌안을 타결해내겠다는 입장이다. 5월 4일은 5월 24일 표결 전 법적 공고기간인 20일을 확보하고, 이후 18일 이상의 국민투표 공고 기간을 보장하면서 6월 13일에 개헌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마지막 날짜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선 "한국당이 등 떠밀리듯 시기 문제를 조금씩 좁혀온 만큼 여당이 개헌 시기를 양보하는 선에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여야 지도부를 중재하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도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거듭 밝혀온 만큼 힘이 실리는 시나리오다. 협상할 의지만 있다면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는다는 건 여야의 공통 의견이다.

국회 단일안 도출을 위해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문제에서도 여야가 합의를 봐야 한다. 한국당은 구체적인 당론을 정하진 않았지만 여권의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배격하며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는 책임총리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제왕적 대통령을 막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고 있지만 여권은 이를 "사실상의 이원집정부제"라고 반발해 좀처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에선 "장기적인 방향이 맞다고 해도 국회에 대한 여론의 불신이 극심한 상황에서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정부형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협상이 시작되긴 했지만 합의안 마련이 녹록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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