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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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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이가 태권도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다. 태권도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민성이의 꿈은
태권도 선수이고, 학교에는 가기 싫어해도 태권도장에는 꼭 가야 하는 태권소년이다.

그 열정만큼 민성이는 태권도대회에 작년부터 참가했는데, 종목은 품새. 이번 철원에서 열린 강원도협회장기태권도대회에도 출전했다.

일등을 하겠다는 욕심이 앞서지는 않았다. 그저 이런 대회에 참가하여 다른 아이들이 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며 꿈을 키워나가는 민성이가 되고, 난 그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 아이가 꿈을 꾼다는 건 더 없이 행복한 일이다. 요즘은 꿈이 없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고, 엄마들의 욕심으로 아이의 꿈을 결정하는 일도 많다.

늘 아이편에서 생각하려 했던 난 민성이가 태권도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에 매우 기뻤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기로 했다.

늘 '괜찮아'라는 말로 민성이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었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른 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에 졌을 때 실망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에 난 늘 민성이의 마음을 먼저 다독거려주었다.

지난 대회에는 메달을 따지 못하고 참여만 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민성이는 내심 메달을 목에 걸고 온 또래 친구가 부러운 눈빛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품새 개인전에서 민성이는 작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친구와 대결했다. 결과는 패. 상대편의 판정깃발이 올라가는 순간 민성이는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괜찮다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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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민성이는 품새 복식 부문에 참가했다. 개인전에서 졌던 그 친구와 다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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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했을까. 첫시도를 무사히 마치고 두 번째 시도. 민성이는 발차기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래도 빨리 자세를 바로잡아 경기를 이어나갔다.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민성이는 다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중심을 잃었다. 지켜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경기가 끝난 후 민성이의 표정은 어두웠다.

멀리서 지켜본 나는 울컥했다. 실수 때문이 아니라 그 실수를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무사히 마친 내 아이의 용기와 담대함 때문이었다.

얼마나 속상할까...
얼마나 아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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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는 졌지만 민성이는 2위로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다. 참가자가 많지 않아서 운좋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대에서 민성이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나는 멀리서 민성이에게 말했다.

"괜찮아. 잘했어!!"

그리고 엄지를 치켜들며 최고라고 말했다.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민성이. 이제 괜찮은가 보다. 웃기 시작한 민성이는 다시 다짐했다.

"나, 다음에는 금색메달 딸꺼야!"

그래. 그러면 된다. 최고보다 최선이라는 말이 있듯이 민성이는 열심히 연습했고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홉 살 민성이가 알았으면 그걸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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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잘하는 게 아닌 '남들과 함께 특별해지는 것'. 그건 운동이 아니어도 민성이가 살면서 기억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이다.

'넌 정말 특별해. 오늘을 계기로 네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음 좋겠다. 엄마는 딱, 그거 하나. 그거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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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에서 횡성으로 돌아오는 두 시간이 넘는 길. 민성이의 노랫소리가 차안에 가득했다.

"내가 실수를 했어~~ 발차기하다 넘어졌지. 그래서 졌어~ 아~아깝다~~다음엔 이기면 되지!! 금메달 따고 싶다!"

민성이의 마음이 담겨진 즉석노래였다. 한참을 웃으며 우리는 민성이의 노래에 박수를 쳐주었다. 그렇게 이틀 동안의 민성이의 대회는 끝이 났다. 한켠에는 감동의 메달을 한켠에는 각오를 간직한 채.

또,
다음에 부를 민성이의 더 '즐거운 노래'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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