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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관련 사진 출처 : pixabay 미투관련 사진 출처 : pixabay
ⓒ 대구인권시민기자단	관련사진보기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MeToo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미투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관심이 많은 만큼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피해자를 마녀사냥하기도 하고, #MeToo를 광고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 직장에서는'펜스룰'이라고 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MeToo발언자들의 고백 하나하나가, 왜곡되거나 퇴색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우리는 미투운동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미투운동으로 인해 실제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되어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투운동은 자신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SNS를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한 명이 아닌 더 많은 피해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며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에서 일어난 운동이다. 한국에서는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미투운동이 시작되었고, 이후 문화예술계, 정치계로 까지 확산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폭로에 이어서 #MeToo는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지지하고 함께 하겠다는 의미의 '위드유(With You)', 나부터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행동하겠다는 의미의 '미 퍼스트(Me first)', 성폭력 가해자들의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의 '타임즈업(Time's up)', 이제는 세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체인지업(Change_up)' 등 미투발언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하고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국가와 시민단체들의 실질적인 정책마련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1)여성가족부는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특별신고센터를 3월 8일부터 개소해 100일간 운영하며 사건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지원을 진행하고 있고 2)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에서는 미투운동에 대응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미투 발언자들을 보호하고 지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성폭력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서 더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망을 구축했다. 그리고 3)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는 미투운동 전반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미투 상황실을 설치하고 필리버스터를 개최해 여성들이 피해사실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피해자를 발언을 어렵게 만들었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하여 "장관직을 걸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법 개정을 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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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한 인권영화 시리즈 중 2011년 영화 <시선너머> 중 백문백답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직장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경찰 조사중 조사관으로부터의 2차 가해를 다룬 영화이다.
ⓒ 국가인권위원회	관련사진보기

사)대구여성의전화 부설 대구성폭력상담소로 걸려오는 상담전화의 내용에도 변화가 있었다. "미투 보고 용기를 얻어서 전화했어요"라고 시작하며 과거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이야기 하는 전화가 늘었고, "뉴스에서 계속 그런 이야기가 나오니 잊고 싶어도 자꾸 생각이 난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상담전화를 걸어온 성폭력피해 생존자들에게 있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었다며 묻어두었던 피해사실을 이야기하며 "이제 나의 잘못이 아니란 걸 알았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성폭력피해 생존자들이 쏟아지는 미투로 용기를 얻고, 국가와 시민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가해자가 처벌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국민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미투 발언자들은 누구보다도 용기 있는 사람들이며 지지받고 보호받아야 한다. 이들의 외침은 가해자를 향한 공격이기보다는 성폭력피해를 묵인하고 방관한 국가와 사회에게 날리는 일침일 것이다. 처음부터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가해자가 처벌되고 피해자가 보호될 수 있게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다면 피해사실을 언론에 고발하는 형태의 미투운동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담원으로써 성폭력 상담소에서 성폭력피해 생존자의 사건을 지원하면서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처벌을 위한 제도와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성폭력은 분명한 범죄이다. 범죄를 범죄라고 말하는 것은,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특정남성을 공격하려는 의도도 아니고 일부 정치세력을 위협하고자 하는 정치공작도 아니다. 그저 범죄사실에 대해서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피해자의 간절한 외침일 뿐이다.

* 사)대구여성의전화에서는 여성폭력 피해에 관련된 심리상담, 법률상담, 사건지원, 의료지원 등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