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 이범호, 간다! 간다! 홈런. 넘어가부렀습니다!", "아따 힘이 아조 장사여요."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부둥켜 안고 환호하는 모습. 국가대항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모습을 기아타이거즈 홈경기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구수한 사투리는 기본, 오롯이 기아타이거즈만을 바라보는 '편파적 시선'도 장착했다. 코미디언 출신 캐스터가 선사하는 '웃음'과 타이거즈 원년멤버 출신 해설위원의 '전문성'이 만들어낼 본격 기아타이거즈 편파방송.

KBC광주방송의 라디오 야구중계 프로그램 '말로홈런'이 기아타이거즈의 호성적을 타고 5년만에 부활해 야구팬들을 만난다.
 
▲ 2013년 한시즌 화제 만발 후 중단

말로홈런은 앞서 지난 2013년 한 시즌 동안 중계를 진행했다. 말로홈런의 정체성은 '편파중계'였다. 그야말로 "타이거즈를 위한, 타이거즈에 의한, 타이거즈를 위한 중계"였던 것.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감한 편파적 멘트. 걸쭉한 사투리. 당시 지역 출신 코미디언 양원경 캐스터와 최해식 해설위원이 전하는 '구수한' 중계는 라디오 전파를 타고 광주지역 청취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2013시즌 기아타이거즈의 부진한 성적으로 없어졌던 프로그램은 지난해 우승으로 일어난 광주의 야구붐을 타고 '양원경-김종모의 말로홈런'으로 5년만에 부활했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 양원경과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종모 코치가 각각 캐스터와 해설위원을 맡아 기아타이거즈의 모든 홈경기를 중계한다.

데뷔 27년차 코미디언 양원경 씨는 고정MC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내려놓고 중계에 뛰어들었다.

진흥중학교 출신으로 야구부를 보면서 성장해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양원경 캐스터는 '열정'으로 무장했다. 지난 2013시즌 중계 당시에는 편파방송으로 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당시 너무나 의욕이 앞섰다고.
 
▲해태 전설 김종모 첫 해설위원 마이크

양원경 캐스터는 "오리지널 사투리를 장착하고 일방적 응원을 기획하고 한 프로그램이라 열정도 많고 애정도 많다"며 "사투리로 인한 오해들은 생기지 않도록 자제하고 올해는 친구들과 함께 야구보는 듯한, 친구들과 응원하는 듯한 중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종모 해설위원은 '전문성'으로 무장했다. 해태타이거즈 원년멤버로 뛰었고 기아타이거즈 코치 등을 거치며 광주시민에게 수많은 우승을 안겨다준 '타이거즈 레전드'가 해설위원으로 첫 마이크를 잡은 것.

그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살아오며 축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중계한다는 계획이다. 해태-기아를 거치며 지니고 있는 선동열, 김봉연, 이종범 등 '레전드와의 에피소드' 이야기보따리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종모 해설위원은 "전문해설자가 아닌 야구인이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라며 "야구이론을 설명해 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계연습을 한번 해봤는데 캐스터가 소리를 버럭 질러서 놀랐다, 열정적인 중계가 될 것같다"며 "편파중계인 만큼 재밌는 중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은 바뀌었다. 기아타이거즈의 2013시즌은 전체 9개 구단 중 8위를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이라 평가받았다. 아무리 편파방송이라지만 떨어지는 응원구단의 성적 앞에 신이 나지 않았던 것.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기아타이거즈는 8년만에 11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말로홈런 해설진은 "야구붐을 타고 정말 신바람나게 재미난 중계, 재미난 야구를 해보자"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라디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위해 유튜브를 '보이는 라디오'도 진행한다. 시구자나 청취자들의 방송출연, 생방송 중 문자메시지 참여 등 소통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기아타이거즈 모든 경기 중계

한편 기존 중계의 틀을 깬 말로홈런은 연출진에겐 쉽지 않은 까다로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편파중계를 지향하다 보니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감정적 이야기가 방송을 타는 것이다"는 게 연출진의 변이다.

최대한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편한 토크쇼처럼 진행하는 게 콘셉트이지만 가끔 선을 아슬아슬 넘나드는 경우가 있다는 것.

KBC광주방송 박수현 PD는 "우리 지역이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그램이며 청취자들의 사연과 함께 소통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지역 특화 프로그램"이라며 "5년만에 부활한 말로홈런을 야구붐을 타고 대표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원경-김종모의 말로홈런'은 24일 기아타이거즈 홈 개막전부터 시즌이 종료되는 9월까지 기아타이거즈 모든 홈경기를 중계한다. KBC MyFM 101.1MHz를 통해 들을 수 있고 유튜브를 통해 보이는 라디오로도 시청할 수 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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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광주드림>에 실린 글입니다.
말로홈런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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