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100-93으로 승리한 전자랜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이겼다'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100-93으로 승리한 전자랜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러 방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인천 전자랜드가 전주 KCC를 잡았다.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는 이제 딱 1승 남았다.

전자랜드는 22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강 PO 3차전 KCC와 경기에서 100-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6강 PO 전적 2승 1패를 기록하며 4강 PO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자신을 다스린 브라운

전자랜드 승리의 1등 공신은 브랜든 브라운이었다. 그는 풀타임에 가까운 37분 15초간 코트에 나서 39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 등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맹활약을 보였다. 

브라운은 초반부터 허술한 수비 조직력을 보인 KCC 골밑을 마음껏 공략했다. 자신보다 신장이 큰 찰스 로드, 하승진을 상대로도 거침이 없었다. '탱크'를 떠올리는 돌파와 절묘한 스탭을 앞세워 득점을 쌓았다. 시도 자체가 많지 않은 3점슛도 2개나 터뜨렸다.

KCC는 로드와 하승진, 안드레 에밋 등 다양한 선수에게 브라운 수비를 맡겼고, 끊임없이 협력 수비를 시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브라운 '여기가 빈틈이네'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3쿼터 전자랜드 브라운이 KCC 선수들의 압박수비에 맞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브라운 '여기가 빈틈이네'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3쿼터 전자랜드 브라운이 KCC 선수들의 압박수비에 맞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브라운은 단순히 득점만 많았던 것이 아니다. 39득점 못지않게 눈에 띈 것이 8개의 어시스트였다. 그는 지난 1, 2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과한 반응을 보였다. 정규리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행히 1차전에선 극적인 위닝샷을 성공시키며 승리의 중심에 섰지만, 2차전이 문제였다.

브라운은 화를 다스리지 못하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상대의 거친 수비와 강한 압박에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일찍이 5반칙을 범하며 코트를 물러나는 등 출전 시간(24분 09초)과 기록(15득점 7리바운드) 모두 아쉬웠다.

브라운은 지난 1, 2차전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 선발로 돌아온 3차전에선 흔들리지 않았다. 팀 '에이스'인 자신에게 수비가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로드와 에밋, 이정현 등의 거친 수비에 울컥하기도 했지만, 지난 경기들과 달리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무리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다. 자신에게 쏠린 수비를 역이용해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특히, KCC 골밑의 중심 하승진의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공략해 손쉬운 골밑 득점을 만들어냈다. 득점과 리바운드뿐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춘 이날의 브라운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선수였다. 

3점 슈터 정영삼, 박찬희 공백 메운 김낙현

골밑에 브라운이 있었다면 외곽에는 정영삼이 있었다. 정영삼의 1, 2쿼터 활약은 놀라웠다. 1쿼터 종료 4.9초를 남기고 첫 3점슛을 쏘아 올리더니 2쿼터에는 무려 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KCC는 브라운을 중심으로 한 골밑 공격과 정영삼의 백발백중 외곽슛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2쿼터가 종료됐을 때, 전자랜드는 KCC에 무려 23점이나 앞설 수 있었다. 

이후 정영삼은 더 이상의 득점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으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주전 포인트가드 박찬희 대신 오랜 시간 코트에 나선 김낙현도 자신의 몫 이상을 했다. 이날 전자랜드는 1쿼터 중반 큰 위기를 맞이했다. 박찬희가 1쿼터 종료 3분 41초를 남기고 3번째 반칙을 범했다. 교체가 불가피했다.

김낙현이 나섰다. 박찬희 못지않은 패싱력과 안정적인 리딩 능력을 자랑하면서, 흔들릴 수 있었던 팀 중심을 잡았다. 공격에선 날카로운 어시스트로 팀 득점을 만들어냈고, 적극적인 압박과 협력을 통해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저조한 외곽슛(1/5) 성공률이 아쉬웠지만, 7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훌륭한 활약을 보였다. 

조직력, 집중력에서 압도한 전자랜드

전자랜드는 조직력에서도 KCC를 압도했다. 브라운이 자신보다 팀 득점에 신경을 썼듯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운의 패스가 빛날 수 있었던 데는 정효근과 강상재 등 동료들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정확한 마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볼이 없을 때 가만히 서 있지 않았다. KCC 지역 방어의 약점을 일찍이 파악했고, 수비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냈다.

슛 시도하는 정영삼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4쿼터 전자랜드 정영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슛 시도하는 정영삼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4쿼터 전자랜드 정영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효근 '넣고 말겠어'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4쿼터 전자랜드 정효근(왼쪽)이 KCC 송교창의 수비에 맞서 슛하고 있다.

▲ 정효근 '넣고 말겠어'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4쿼터 전자랜드 정효근(왼쪽)이 KCC 송교창의 수비에 맞서 슛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효근(8득점 2리바운드)과 강상재(10득점 4리바운드)는 돋보이는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KCC는 개인만 빛났다. 3점슛 6개 포함 27득점을 올린 이정현, 20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에밋 등은 홀로 분전하는 모습이었다.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집중력에서도 KCC를 압도했다. 자유투가 증명한다. 전자랜드는 자유투 성공률이 좋은 팀이 아니다.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69.38%였다. 꼴찌 부산 KT 다음으로 성공률이 저조했다.

이날은 달랐다. 전자랜드는 26개의 자유투 중 무려 24개를 성공했다. 92.3%의 성공률이었다. 브라운이 앞장섰다. 시즌 자유투 성공률 67.2%에 그친 브라운은 19개의 자유투 중 17개를 성공시켰다. 상대의 거친 반칙과 압박 수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놀라운 자유투 성공률을 보여줬다.

KCC는 최악의 자유투 성공률을 보였다. 올 시즌 전자랜드 다음으로 자유투 성공률(69.95%)이 높지 않은 팀이었지만, 이날은 유독 심했다. 31개 중 15개만 성공시켰다. 48.4%의 저조한 성공률이었다. 특히 로드는 9개의 자유투 중 단 2개만을 성공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4쿼터 막판 5점 차까지 따라붙었던 만큼,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은 매우 뼈아프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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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VS전주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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