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KBO리그에 최초의 외국인 선수들이 등장했다.

리그 전력 평준화와 새로운 볼거리 도입을 위해 만들어진 외국인 선수 제도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는 모두 346명. 국적별로는 14개국에 달한다. 미국 출신이 227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 6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네덜란드·파나마·러시아 등의 나라에서 많은 선수들이 꿈을 품고 한국 땅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 출신 선수들은 몇 명이나 KBO리그 무대를 밟았을까? 지난 20년 동안 재일교포를 제외한 일본인 선수는 단 6명뿐이었다. ②편에서는 다카쓰 신고·카도쿠라 켄·오카모토 신야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카쓰 신고 (1968년생/투수/우투우타/2008시즌 우리 히어로즈)

1991년 야구르트 스왈로즈에서 데뷔한 '서브마린' 다카쓰는 2003시즌까지 260세이브를 거두며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2004시즌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했고, 빅리그 데뷔 첫해부터 6승 4패 19세이브 ERA 2.31이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0.88에 불과했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AL 신인왕 투표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2005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졌다.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8세이브만을 거둔 채 시즌 도중 방출되고 말았다. 화이트삭스에서 방출된 뒤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었지만 이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야쿠르트로 돌아갔다.

일본 복귀 첫 시즌부터 팀의 중간 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지만 2007시즌 도중 숙소 욕실에서 미끄러져 왼발 엄지 골절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시즌 종료 후 결국 방출됐다.

그리고 2008년 6월, 제이슨 스코비의 대체 선수로 우리 히어로즈(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워낙 약팀이었기 때문에 등판 기회는 적었으나 18경기에 나와 1승 8세이브 0.86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하지만 팀 사정으로 인해 재계약엔 실패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대만 싱농 불스, 그리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뛴 뒤 2012년 9월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직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17년부터는 야구르트 스왈로즈의 2군 감독을 맡고 있다.

#카도쿠라 켄 (1973년생/투수/우투우타/2009-2010시즌 SK 와이번스·2011시즌 삼성 라이온즈)

카도쿠라는 우리나라에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일본 선수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한 그는 2008년까지 긴테쓰 버팔로즈(2004년 해체, 오릭스 버팔로즈에 흡수합병)·요코하마 베이스타즈·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을 거치며 NPB 통산 76승을 거뒀다. 2008시즌이 끝난 뒤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방출됐다. 이후 팀을 물색하다가 2009년 4월 마이크 존슨의 대체 선수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다.

2009시즌 성적은 8승 4패 방어율 5.00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0시즌 30경기에 나와 14승 7패 3.22의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또한 올스타전에도 출전하며 KBO리그 역사상 올스타전에 출전한 최초의 일본인 선수로 남아있다. 하지만 왼쪽 무릎 부상이 그를 가로막았다. 시즌 종료 후 정밀 검사에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받아 SK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한 카도쿠라는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맺었다. 이로서 한국무대에서 3년 연속 뛰게 되었다. 2011시즌 6월 중순까지 2.28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던 카도쿠라였지만 6월 17일 기아전(2.2이닝 11실점)을 기점으로 급격히 무너졌다. 부진은 이어졌고 결국 그해 7월 21일 웨이버 공시되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5승 6패 방어율 4.07. 그렇게 그는 2011년을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한국을 떠났다.

일본 복귀 후 현역에 대한 도전을 이어갔지만 여의치 않았고 2012년 말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2013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인스트럭터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지도자로서 삼성에 몸담았다. 현재는 일본 TBS에서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카모토 신야 (1974년생/투수/우투우타/2010시즌 LG 트윈스)

오카모토는 일본 사회인 야구팀들을 거쳐 2001년 27세라는 늦은 나이에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9시즌 동안 주니치와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NPB 통산 성적은 32승 19패 92홀드 방어율 3.21.

2009시즌이 끝난 뒤 세이부에서 방출된 오카모토는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시즌 초 경찰청으로 입단한 마무리 우규민의 빈자리를 잘 채워줬으나 시즌이 진행될수록 체력과 구위는 하락했고 방어율은 점점 증가했다. 결국 46경기에서 5승 3패 1홀드 16세이브 방어율 3.00을 기록한 채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 시즌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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