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선수들과 홈 팬들 대한항공이 플레이오프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 환호하는 선수들과 홈 팬들 대한항공이 플레이오프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 유준상


여자부에 이어 남자부 플레이오프도 두 경기만으로는 부족했다. 원정에서 패배한 대한항공이 홈에서 펼쳐진 2차전을 잡으면서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남자부 2차전에서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5-18, 23-25, 25-18, 26-24)로 꺾고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범실에 발목이 잡힌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삼성화재는 결정적인 순간에 1차전과 같은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시리즈를 2차전에서 끝내지 못했다. 일찌감치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은 진출팀과 관계 없이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10득점 이상 4명' 대한항공, 홈에서 분위기 반전 성공

초반 분위기를 끌고 간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정지석이 세 개의 서브 에이스를 선보이면서 첫 번째 테크니컬 아웃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삼성화재는 타이스의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이후에도 간격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곽승석이 서브 에이스로 1세트를 끝냈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만 무려 7개의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으면서 상대 리시브 라인을 완전히 흔들었다.

2세트는 1세트와 달리 초반에 팽팽한 흐름이 전개되었다. 삼성화재가 7-6으로 한 점 차 앞선 상황에서 타이스가 상대 블로커의 터치 아웃을 이끌어냈고, 류윤식의 블로킹 득점까지 나오면서 대한항공을 압박했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 아웃에 이어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 아웃까지 만들었다. 23-22 상황에서 박철우의 공격 때 블로커 터치 아웃 여부와 관련한 비디오판독에서 판정 번복을 이끌어냈고, 타이스의 득점으로 2세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중반까지 접전을 이어가던 두 팀은 15-14에서 나온 가스파리니의 서브 에이스로 거리가 멀어졌다. 17-15에서 한선수와 진성태의 블로킹 득점, 곽승석의 2연속 서브 에이스까지 티지면서 분위기가 대한항공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박철우의 범실로 22-15까지 벌어진 3세트는 결국 대한항공이 끝까지 리드를 지키면서 25-17로 승리, 2차전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섰다.

4세트 초반 리드를 잡은 삼성화재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한계에 마주해야만 했다. 4세트 내내 대한항공이 끈질기게 추격했고 한선수의 서브 에이스와 가스파리니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21-21에서 한선수가 어려운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시켰고 진상헌이 블로킹으로 한 점을 보태면서 승기를 잡았다. 25-24로 한 점 차를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지석의 서브가 코트에 꽂히며 듀스 접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대한항공의 승리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팀은 오는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진행될 3차전에서 결정된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대한항공은 챔피언 결정전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내심 시리즈가 일찍 끝나길 바랐던 삼성화재는 다시 홈으로 이동한다.

살아난 가스파리니, 쉽게 예상할 수 없는 3차전 승부

PO 2차전이 열리는 계양체육관 평일 경기임에도 적잖은 관중이 현장을 방문해 양 팀을 응원했다.

▲ PO 2차전이 열리는 계양체육관 평일 경기임에도 적잖은 관중이 현장을 방문해 양 팀을 응원했다. ⓒ 유준상


1차전보다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보여준 가스파리니는 3세트 중반에 기록한 서브 에이스로 이른 시점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만큼 1차전과 비교했을 때 실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컨디션이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1세트부터 특유의 강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놓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스파리니(25득점)뿐만 아니라 곽승석(17득점), 정지석(12득점)도 득점에 가담했고 진성태도 12득점을 기록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박기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1차전에서 너무 잘하려고 긴장해서 몸이 굳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출발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반면 '패장' 신진식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흔들린 리시브와 2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싶었던 선수들의 부담감을 패인으로 꼽았다. 신 감독은 "박철우는 괜찮은데 타이스의 공격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3차전 준비에 돌입했다.

이젠 두 팀 모두 지면 끝이다. 3차전을 승리한다면 봄배구를 오래 할 수 있고 패배하는 팀은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내야 하는 대한항공도, 2014-2015시즌 이후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삼성화재도 승리가 간절하다.

결국 3차전도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양 팀 공격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차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 타이스가 홈 팬들 앞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아니면 팀 전체가 살아난 대한항공이 92%의 확률을 깨고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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