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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전 첫 직장이었던 모 화장품 회사. 어리바리한 신입사원이었던 나는 사무실에서 교육을 담당하던 여자 선배에게 화장품에 대한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았다. 피부의 구조부터 기초화장품 바르는 순서, 색조화장품의 종류, 회사 제품의 이름과 성분 등등.

남자인 내게 참 지루하고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각질층-투명층-과립층-유극층-기저층이라는 피부의 구조부터 토너-에멀젼-세럼-크림-아이크림의 기초화장품 바르는 순서까지 열심히 외우고 시험도 쳤다.

교육을 받던 신입사원 시절에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화장품에 대한 신뢰는 그다지 크지 않다. 그저 나의 생계 수단이었고 지금도 생계 수단이 되기 때문에 책도 읽고 공부할 뿐이다. 비싼 화장품이 좋다는 것도 기능성 화장품이 좋다는 것도 다 화장품 회사의 상술이고 우리가 천연화장품이라고 부르는 제품도 우리나라에는 기준도 없이 그냥 화장품 회사의 광고일 뿐이다.

알면서도 속는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책 제목 위쪽에 있는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책 제목 위쪽에 있는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 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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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다. 하지만 큰 제목 위에 있는 작은 설명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세계 7~8위다. 경제력과 인구에 비례해서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다는 뜻이다.

내가 신입사원 시절에 배웠던 기초화장품 바르는 순서 '토너-에멀젼-세럼-크림-아이크림'은 핵심 성분의 함유량과 제형의 차이일 뿐 효과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또한 핵심 성분이 몇 배 차이가 있더라고 제품의 원가에서는 몇 천원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화장품 회사에서는 일부러 가격의 차이를 크게 두면서 바르는 방법과 순서를 복잡하게 설명하면서 마케팅을 한다. 그리고 고객들은 거기에 동조해서 지갑을 열고 화장품을 구입한다.

한 방송에서 남자 연예인이 나와 아이크림을 눈에만 바르지 않고 얼굴 전체에 톡톡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 바른다고 하자 함께 나온 출연자들이 대단하다는 듯 호응을 했다. "그 비싼 아이크림을 얼굴까지 바른다"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아이크림이나 로션이나 크림이나 에센스나 제형의 차이일 뿐 다 비슷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폼클렌징을 하고 화장솜에 스킨을 묻혀서 얼굴을 닦아내고 스킨-에센스-로션-크림-선크림의 순서로 얼굴에 바르고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파우더로 톡톡 친 다음 볼터치를 하고 아이섀도, 마스카라, 아이라이너로 눈 화장을 하고 립스틱으로 입술에 포인트를 주고 화장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수시로 미스트를 얼굴에 뿌려댄다. 이 책에 나와있다시피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세안 후에 니베아 같은 기초 로션 하나만 바르고 끝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피부를 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화장품 전성분만 알아도 속지 않는다

직업상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색조화장은 피하는 것이 피부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초화장도 세안을 깨끗이 하고 로션이나 가벼운 크림 하나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화장품을 고를 때에는 다음 사진의 설명만 유념하면 된다. '화장품의 주요 전성분'과 '가장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 20가지'이다. 무턱대고 화장품을 고르면 효과는커녕 부작용 우려도 커진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p.164~165> 화장품의 주요 전성분만 알아도 화장품 회사에 속지 않을 수 있다
▲ 화장품의 주요 전성분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p.164~165> 화장품의 주요 전성분만 알아도 화장품 회사에 속지 않을 수 있다
ⓒ 조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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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다시피 화장품은 가벼운 것이 좋다. 최근에는 중고등학생까지 기초화장품은 물론 색조화장을 하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업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운동부족 등 10대의 피부도 관리가 필요하지만 그 나이에는 가벼운 로션 하나로도 충분하다. 특히 어릴 때부터 하는 색조화장은 모공을 막고 피부를 손상시켜 20대 이후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가장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 20가지> 사진에 나와 있는 화장품 성분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 <가장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 20가지> 사진에 나와 있는 화장품 성분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 조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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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격과 품질은 비례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의 원가를 알면 화장품 회사에 심한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로드숍에서 판매되는 중저가의 제품이나 백화점이나 방문판매사원이 판매하는 고가의 제품은 원가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 원가에서 화장품 회사가 어떤 마케팅을 하느냐에 따라 화장품 가격은 두세 배에서 수십 배 차이가 날 뿐이다. 결국은 소비자가 똑똑해야 한다. 



태그:#대한민국화장품의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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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에 행복과 미소가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대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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