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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구속중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구속중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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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떻게 풀려난 걸까. 14일 KBS <추적 60분>이 이 부회장의 판결에 물음표를 던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5일, 구속된 지 353일 만에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433억 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선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을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어떠한 현안에 대한 대가도 없이 수동적으로 뇌물을 건넨 피해자로 봤고,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이날 <추적 60분>은 1심과 2심이 이 부회장의 혐의를 어떻게 다르게 판단했는가에 대해 비교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다섯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장 핵심은 뇌물공여죄로, 특검은 정유라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모두를 뇌물로 봤다. 1심은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에선 승마 지원만을 뇌물로 판단했으며 그마저도 뇌물액이 줄어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에게 '말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았다고 봤다. 1심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엄마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진술한 증언, 2015년 11월, 최씨가 삼성 측에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느냐"라고 화낸 시점을 받아들여 '말 소유권'을 인정한 것과는 다른 판단이다.

뇌물액이 줄어들면서 횡령과 범죄수익 은닉 등 다른 혐의에 걸려 있는 액수도 줄어들었다. 김남근 변호사는 <추적 60분>을 통해 "금액이 늘어나면 집행유예가 사실상 불가능해져서 중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소유권이 넘어간 게 아니다'라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신동빈은 실형, 이재용은 집행유예

 지난 14일, KBS <추적 60분>이 보도한 '이재용은 어떻게 풀려났나' 편
 지난 14일, KBS <추적 60분>이 보도한 '이재용은 어떻게 풀려났나' 편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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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부인하면서 제3자 뇌물죄로 걸려 있는 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제3자 뇌물죄는 공무원이나 중재인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아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단순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으면 혐의가 성립되지만, 제3자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롯데는 '면세점 특허'라는 기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출연했고, 법원은 이를 뇌물공여죄로 인정해 1심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러나 삼성의 승계작업은 '현안'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확인된 사정만 갖고는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승계작업에 관한) 전문가 보고서들은 여러 가지 사정들을 추론해 작성한 의견서에 불과할 뿐이다"라고 부인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추적 60분>에 출연해 "2015년부터 거의 바뀌지 않던 삼성의 소유 지배 구조, 출자 구조가 본격적으로 바뀌었다. 그 시점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몸져눕기 시작해 경영권 세습을 완결하는 조치를 신속하게 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며 "그때부터 일련의 과정이 일어났고 그게 박근혜-최순실-이재용 뇌물 사건의 큰 하나의 배경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불옥, 원포인트 판결"..."대법원, 책임감 갖고 판단해야"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을 지적했다. 제프리 케인 삼성전문취재기자는 <추적 60분>과 만나 "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너무 관대하다"고 꼬집었고, 최한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또한 "삼성불옥인 것 같다. 이건희 때 원포인트 사면처럼 이건 원포인트 판결이다. 앞으로 이런 판결은 못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거대한 규모의 정경유착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법원이 제대로 엄정하게 심판했으면 이런 범죄는 되풀이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대법원이 책임감을 갖고, 과거 판결에 대한 성찰 속에서 이번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부회장의 상고심은 대법원 3부에 배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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