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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검찰 들어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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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해 오전 조사를 받고 있던 시각, 그의 '집사', '금고지기'라고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이 전 대통령이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뇌물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기획관의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전 기획관 측은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요청했고, 그는 준비해 온 A4용지를 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제 잘못으로 인해 물의를 빚고 이렇게 구속돼 법정에 서게 된 것에 대해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남은 생 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또, "사건 전후가 국민께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수사 및 재판 일정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며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을 밝힌 뒤 일어서서 고개를 숙였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국가정보원에게 편의를 제공해주는 등의 대가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이 김성호 전 국정원장과 원세훈 전 원장에게 각각 현금 2억 원씩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기획관 측은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선 일부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측은 법정에서 김 전 기획관의 공범인 이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을 3월 말에서 4월 첫째 주라고 밝혔다.

측근들은 혐의 인정하는데 여전히 '정치보복' 내비친 MB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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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도 법정에 섰다. 김 전 비서관은 MB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입막음하기 위해 국정원 특활비를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비서관 측은 일부 사실관계 등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MB 가신들이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은 바로 옆 건물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세 차례에 걸쳐 "죄송하다"고 밝혔으나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묻는 취재진엔 계단을 가리키며 "위험하다"고 딴소리로 대응했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라며 '정치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주범인 국정원 특활비 관련 혐의를 자신의 측근들이 일부 인정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조사를 받은 걸 고려하면 이 전 대통령의 조사 또한 15일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태그:#김백준, #김진모, #특활비, #이명박,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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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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