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 발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유럽 원정 평가전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18.3.12

▲ 유럽 원정 평가전 명단 발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유럽 원정 평가전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18.3.12 ⓒ 연합뉴스


유럽 원정 평가전에 참가할 축구대표팀 선수 명단이 확정됐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달 유럽 원정 평가전에 참가하는 선수 23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신태용호는 오는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유럽 원정은 6월 러시아월드컵 전 마지막 시험 무대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국내파와 해외파를 총망라한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다. 손흥민(토트넘), 김신욱(전북), 기성용(스완지시티), 권창훈(디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등 주력 선수들이 예상대로 큰 변화 없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홍정호-박주호, K리그 복귀파 합류 눈길

출사표 밝히는 울산 박주호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울산 박주호가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2018.2.27

▲ 출사표 밝히는 울산 박주호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울산 박주호가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2018.2.27 ⓒ 연합뉴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역시 새롭게 대표팀에 가세한 선수들의 면면이다. 홍정호(전북)와 박주호(울산)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지난해 6월 카타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약 9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신태용호 출범 이후로는 첫 발탁이다.

홍정호와 박주호의 대표팀 복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두 선수 모두 해외무대에서 활동하다가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겨울 K리그 구단으로 이적한 케이스다.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면 최대한 뛸 수 있는 팀을 찾으라'는 신태용 감독의 주문에 응답한 것이다.

신 감독은 지난 1월 터키 전훈에서는 예상을 깨고 두 선수를 부르지 않았다. 팀을 이적했어도 아직은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진단이었다. 두 선수의 소속팀이 전북과 울산 모두 올해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참가로 인하여 시즌을 일찍 시작하며 빠르게 경기 감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한편으로 두 선수가 대표팀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 문제를 해결할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 대표팀의 최대 취약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다. 신태용 감독의 꾸준한 신임을 얻었던 장현수(도쿄)가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한 가운데 김영권(광저우)과 권경원(톈진)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유망주 김민재(전북)가 있지만 아직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

홍정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주전 센터백이었고,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한 경험도 있다. 중국 리그 이적 이후 폼이 저하되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아직 젊은 나이이고 신태용 감독이 선호하는 빌드업과 수비조율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수비수다.

신 감독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 홍정호의 소속팀인 전북 선수만 7명이나 발탁했다. 이중 수비수만 5명이다. 홍정호에 김민재, 최철순, 김진수, 이용까지 전북 소속으로만 4백을 채우고도 남는다. 이미 소속팀에서 발을 맞추고 있는 동료들과 대표팀에서도 함께 뛴다는 것은 조직력의 안정감과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주호는 주 포지션이 왼쪽 풀백이지만 중앙 미드필더로도 활약할 수 있다. 금메달을 차지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나 2015 호주 아시안컵(준우승)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왼쪽 풀백에 이미 붙박이 멤버인 김진수와 김민우(상주)가 있는 가운데, 신태용 감독이 박주호를 미드필더로 선발한 것이 눈에 띈다.

현재 대표팀 중원에는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 등 공격형 미드필더나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자원들은 많다. 반면 과거의 김남일, 김정우처럼 포백을 앞선에서 보호해줄 수 있는 투쟁심있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족하다는 게 항상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공백기가 길었던 데다 최근 잔부상까지 안고 있는 박주호가 아직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다. 홍정호와 박주호에게는 이번 3월 유럽원정이 월드컵 출전을 위한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름 올리지 못한 석현준, 이청용, 지동원... 최종 엔트리 기회는

돌파하는 이청용 지난 10월 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러시아의 경기. 이청용이 돌파하고 있다.

▲ 돌파하는 이청용 지난 10월 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러시아의 경기. 이청용이 돌파하고 있다. 2017.10.07 ⓒ 연합뉴스


'이적생'들에게 대표팀 복귀의 기회를 줬다면 신태용 감독은 '유럽파'에게는 희망의 여지를 남겼다. 대표팀 발탁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유럽파 중 황희찬을 제외하면 석현준(트루아),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지동원(다름슈타트)는 결국 23인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석현준과 지동원은 부상, 이청용은 이적 실패로 인한 경기감각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세 선수를 모두 예비명단에 포함시키며 향후 대표팀 복귀에 대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세 선수 모두 장단점이 확실하다. 올 시즌 프랑스 리그 이적 이후 부활한 석현준은 풍부한 유럽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이나 스웨덴처럼 피지컬이 좋은 장신군단을 공략할 수 있는 타깃형 공격수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에 역할이 겹치는 김신욱이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 석현준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주전 경쟁에 밀렸던 지동원은 지난 겨울 2부 리그 다름슈타트로 임대 이적하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이청용은 최근 잉글랜드 2부 리그 볼턴 원더러스 임대 이적이 막판 무산된 이후 최근 소속팀 팰리스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간간이 출전 기회를 얻으며 재기를 모색 중이다. 지동원은 공격수로서 연계능력과 다재다능한 포지션 소화력이 돋보이지만 그에 비해 부족한 골결정력과 확실하게 강점을 보이는 포지션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이청용은 두 번의 월드컵 본선 출전 경험과 탁월한 기술력이 돋보이지만 팰리스 이적 이후로 3년 가까이 실전 감각이 극도로 떨어졌다.

신 감독은 3월 유럽원정에 나설 대표팀 명단이 약 80% 정도라며 아직 최종적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23인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기회는 남아있다는 의미다. 신 감독의 성향상 유럽파들의 경험과 역량을 신뢰하는 데다, 깜짝 선발보다는 그동안 점검했던 선수층 위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최종엔트리에 변화가 있다면 유럽파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동원-석현준-이청용 선수는 현재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며 다가오는 5월 최종엔트리에서 다시 한번 신 감독의 부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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