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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발표했다. 사진은 1월 8일 앤드류공군기지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1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가과학기술원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발표했다. 사진은 1월 8일 앤드류공군기지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1월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가과학기술원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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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의 정상회담 수락은 전격적이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8일 (현지시각) 북한의 의사를 전하자마자 별도 논의없이 즉석에서 수락하는 전격성을 보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날 백악관에 머무른 시간은 총 5시간 정도였다.

정 실장 일행과 현지에 있던 조윤제 주미대사는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일정으로 백악관에서 매티스 국방장관 등 20여 명의 미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방북 결과를 브리핑했다. 그러던 중 애초 9일로 면담 일정을 조정하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만나자는 전갈을 보냈다.

정 실장 일행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맥매스터 안보보좌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등  최고위급 외교·안보라인 인사 10여 명에게 다시 상세하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뜻을 전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뜻도 밝혔다.

정의용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 됐다" 인사로 브리핑 시작

정 실장은 먼저 "여기까지 오게 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다. 어제 한국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서 문 대통령이 목사 5천 명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하셨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리는 인사말을 했다.

정 실장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했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물론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김정은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서 매티스 국방장관 등에게 한 브리핑에서는 하지 않은 이야기였고. 지난 6일 북한에서 돌아온 직후 청와대에서 한 브리핑에서 "공개할 수 없지만, 미국에 따로 전할 북한의 메시지가 있다"고 한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즉석에서 "좋다. 만나겠다"고 수락했다. 또 자신에게 사의를 표한 데 대해 크게 고마워하면서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석했던 자신의 참모들을 둘러보면서 "거 봐라, 얘기를 하는 게 잘하는 거다"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국의 대표들이 직접 오늘의 논의 내용을 한국 대표의 이름으로 백악관서 직접 발표 해달라"고 깜짝 요청을 했다. 

워낙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정 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경황도 없이, 발표 문안 조율을 마친 뒤 청와대와 백악관을 잇는 '시큐리티 라인'을 통해 관저에 있는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 합의문 문안 등을 보고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 실장 일행은 오후 7시(한국시각 9일 오전 9시)에 직접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합의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백악관 기자실에 직접 들러 "오후 7시 중대 발표할 것" 예고도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과 만남 전후인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백악관 기자실에 직접 들러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오후 7시에 중대 발표(major announcement)를 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적극적인 '깜짝쇼'를 한 것은, 그 특유의 과시적인 성격과 함께,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호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의 선거 유착 의혹과 잦은 구설, 돌발행동으로 위기 상황인 그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풀어낸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업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분이 만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며 "5월의 회동은 훗날 한반도의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인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해 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를 바라는 전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하게 다뤄나가겠다"며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태그:#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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